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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깨는 돌연변이

0 개 1,694 피터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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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Pinot)라는 말은 솔방울을 뜻하는 프랑스어이다. 그러니 프랑스 부르고뉴의 대표적인 레드 와인인 피노누아(Pinot Noir)는 검은 솔방울이라는 뜻이 되는데 포도송이가 솔방울을 닮았고 포도알의 색깔이 짙은 남색이다 보니 붙여진 이름이다. 피노그리스(Pinot Gris)는 피노누아(Pinot Noir)의 돌연변이 종(種)으로 이태리에서는 피노그리지오(Pinot Grigio)로 불린다. 피노그리스(Pinot Gris)의 그리(Gris)는 회색을 뜻하는 그레이(Grey)다. 이탈리아 동화, 피노키오(Pinocchio)의 Pino도 솔방울(Pinolo)을 뜻하고 제페토 할아버지가 작다는 뜻의 키오(cchio)를 붙여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지는 귀여운 소나무 인형을 탄생시켰다.   

 

과학저널 네이처(Nature)는 게놈프로젝트 연구를 통해서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청포도가 적포도의 돌연변이체라는 것을 밝혀냈다. 적포도의 빨간색 안토시아닌을 만드는 유전자가 고장을 일으켜서 청포도가 탄생했다. 그러니 놀랍게도 모든 포도의 원조가 적포도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화석을 통해 추정해보면 포도는 5천만년전에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에 널리 퍼져 있었다. 그러나 250만년 전에 시작된 마지막 빙하기 홍적세 때 거대한 얼음층이 포도분포지역을 대부분 덮어버리는 바람에 포도는 멸종의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원시인들이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얼어붙지 않은 지역의 덩굴들뿐이었다. 빙하기 이전의 포도가 오늘날 우리가 재배하는 포도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흥미로웠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다.

 

오늘날 포도가 이토록 번성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더욱 믿기지 않는 이유는 이렇게 간신히 살아남은 덩굴에서 열린 과실은 알이 탐스럽게 달린 현재의 포도송이와는 전혀 달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빙하기를 견뎌낸 포도 덩굴은 각 개체가 암나무 또는 수나무의 역할을 하는 암수딴그루였다. 꽃가루를 옮기기 위해서는 곤충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만약 암나무가 수나무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엔 수정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포도나무는 사과가 그렇듯이 모체와는 상당히 다른 과실이 열리기도 한다. 이러한 포도 중에는 작고 쓴맛이 나는데다 먹을 수 없는 씨앗이 가득찬 포도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포도가 오늘날처럼 번성하게 되었을까? 바로 식물의 성적 성향을 바꿔 놓은 돌연변이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암나무에서는 유전자가 수나무의 기관이 형성되지 못하도록 억제하기 때문에 암나무가 되고 수나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가끔씩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암수한몸의 개체가 탄생했을 것이다. 이러한 돌연변이 덩굴에는 수나무와 암나무의 기관이 모두 한 몸에 있다. 그러니 꽃가루를 멀리까지 실어나를 필요가 없고 더욱 풍부한 과실이 열렸을 것이다. 초창기 농부들은 왜 특정한 덩굴에서 열매가 더 많이 열리는지 그 이유를 몰랐겠지만 어쨌든 과실이 많이 달리는 덩굴을 선택하여 재배했을 것이다. 이 선택과정은 대략 8천년전에 시작되었으며 그 다음부터는 단순히 가장 맛있는 과실을 골라 잘라낸 다음 유전적 복제품을 다시 심으면 되는 일이었다. 다행히도 비슷한 시기에 도자기가 발명되어 야생 이스트가 번식할 수 있도록 으깬 과실을 용기에 담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결국 품종은 인류가 유익한 방향으로 개량하기 때문에 실용적으로 다른 형질을 갖게 되는 것이다.

 

포도의 생물학적인 분류는 다양하지만 와인과 관련하여 포도의 종류는 유럽 종과 미국 종 두 계통으로 크게 나뉜다. 유럽 종 포도는 와인용으로 적합한 품종이 많다. 또한 원산지가 건조지대인 관계로 여름이 건조한 지중해성 기후에서 재배하기 적합하며 석회에 대한 내성 또한 강하다. 미국계 포도는 북아메리카 대륙의 동북부와 캐나다 동남부가 원산지다. 내한성과 내병성이 강하고 강수량이 많은 지역에서도 잘 자라지만 와인용으로는 적합하지 않고 생식 주스용으로 적합한 품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포도나무의 뿌리에 기생하는 진딧물인 필록세라에 저항성이 있어서 접붙이기 대목으로 사용되어 19세기 세계 와인산업을 위기에서 구한 적이 있다.

 

그래서 유럽 종 포도재배가 불가능한 미국 동부나 아시아에서는 이 두 종의 포도를 교잡해서 잡종을 개발하여 와인에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다른 종 사이의 잡종을 하이브리드(Hybrid)라고 한다. 유럽 종 사이에서도 교잡종이 많은 데 이유는 서로 다른 장점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같은 종 사이의 잡종은 크로스(Cross)라고 하여 잡종이라도 어떤 포도에서 나온 것인지에 따라 그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다. 특히 피노누아는 변종이 많아서 부르고뉴에만 약 150개의 다른 클론(Clone)이 있는데 알맹이 크기, 색깔의 강약, 타닌 함량 등이 달라서 와인 생산자의 결정에 따라 최종 와인의 품질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모든 생물은 우수한 종(種)을 선택하고 긍정적으로 진화한다. 블론드의 황금색 헤어 칼라도 돌연변이지만 매력적으로 보여 모든 이들의 시선을 강탈한다. 키가 작고 왜소하며 심지어 못 생긴 아프리카의 한 부족은 자연환경에 의해 생긴 유전자의 변형으로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는다. 단지 오래살기 때문에 모든 여성들에게 최고의 남성으로 대우받는다. 생물은 생존과 진화를 위해 배우자를 선택하고 종족을 보존해 가길 원한다. 오히려 모자라고 부족한 것이 득이 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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