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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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4 4,853 NZ코리아포스트
런던에서는 집을 나설 때 우산을 들고 나서고 아마존에서는 커다란 칼을 들고 나선다고 한다. 오래전 비즈니스 관계로 동료들과 같이 프랑스 파리에 갔을 때 나들이를 한 적이 있었다. 화창한 날씨지만 하도 변덕이 심하다하여 긴 소매 옷을 입었는데 친구는 반팔 티셔츠만 입고 나섰다. 잠바라도 하나 걸치라고 권해도 친구는 문제없다며 그냥 나섰는데 세느 강변을 걷고 있을 때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어느새 사람들의 옷차림은 두꺼워지는데 허리춤에 묶었던 옷을 입거나 오버를 입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그 날 친구는 감기에 걸려 멋진 여행을 잡쳐 버렸다. 有備無患, 미리 준비하면 걱정이 없다는 말이 있다.

요즘 나는 집 밖을 나설 때 파리채를 들고 나선다. 집안에 들어온 파리를 백날 잡어 보았자 소용이 없다. 문만 열면 어느새 파리들이 단체관광이라도 오듯 물밀듯이 몰려온다. 문 밖에서 잠복하고 있는 파리들을 모조리 잡는 게 상책인 것이다. 우리 집은 파리가 살아가기에 지상낙원 같은 곳이다. 주변에 온통 소똥과 말똥이 널려있고 닭똥도 많지 개똥도 있지 새똥은 좀 많은가, 게다가 한국 음식냄새 풀풀 풍기지 그러니 파리들이란 파리는 모조리 우리 집으로 몰려들 수밖에,

파리채로 파리들을 매일 때려 잡다보니 다양한 파리들을 보게 된다. 뉴질랜드 토종파리, 호주에서 건너왔다는 파리, 유럽파리, 한국형파리, 이민나라답게 파리도 다양한 종족이 살고 있는데 類類相從이라고 끼리끼리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종족이 한 마리라도 끼어든다면 그야말로 파리전쟁이라도 일어날 기세로 공격을 한다. 기왕 이민을 왔으면 다른 종족과도 어울릴 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 하긴 뭐, 파리들도 소통 문제가 있겠고 만... 파리를 잡을 때에는 파리만 한 작은 매미도 있으니 주위를 해야 한다. 7년간 땅속에서 애벌레로 살다가 지상에 나와 매미로 일주일 살다 간다는데 파리채에 맞아 죽으면 얼마나 원통하겠는가,

아내가 투 달러 숍에서 파리채를 사왔는데 투 달러에 파리채가 4개였다. 파리를 잡을 때마다 파리채 판은 한마디씩 잘라져 나가는데 잘라져 나갈수록 신기하게도 파리는 더 잘 잡혔다. 짜리몽땅한 파리채를 들이대니 파리가 우습게 알고 도망을 가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 정말 파리채를 기똥차게 잘 만들었네, 파리의 심리까지 파악하여 만들다니...

집주위의 파리를 몽땅 때려잡자 아내가 소리를 질렀다.

“여보~ 파리 좀 그만 잡어~ 당신이 동네파리 다 잡을 거야?”

아니 파리를 잡지 말라니? 아군이야 적군이야, 파리편이야 인간편이야? 아내의 이야기는 파리채가 부서져 또 사려면 돈이 들어가니 집안에 있는 파리만 잡으라는 이야기였다.

“5달러주고 파리약 스프레이 하나 사면 1주일 밖에 더 써? 2달러주고 파리채 4개를 사면 수천마리의 파리를 때려죽일 수 있는데 말이야~ 파리채 값 아깝다고 파리잡지 말라는 인간은 내 또 처음 보내,”

아내는 파리채가 부서지지 않도록 테이프를 잔뜩 붙여놓았다. 저러다 필경 테이프 값이 더 들어가지...

슈퍼마켓에서 한국라면을 할인해서 팔고 있었다. 아내보고 좀 사라했더니 그래도 비싸다고 이 나라 라면만 잔뜩 사면서 이걸로 한국형 라면으로 끓여 준다고 하였다. 1개당 50센트라는 이 나라 라면은 양이 적어 1.5개에 고춧가루며 양념을 넣어 끓여주니 양념값이 더 들어가지 않나 싶었다. 그렇다고 맛이 어디 본토 맛이 나는가? 턱도 없다.

아들이 오클랜드를 간다하여 맛있는 짜장라면을 사오라 했더니 일반 짜장라면보다 더 비싸다고 아내가 절대 사오지 말라고 한다. 아니, 짜장라면도 못 사먹는다면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은 어떻게 시켜 먹는단 말인가? 도대체 계산을 어떻게 하며 살아가는지 이해가 안 된다. 중국집 가서 짜장면 먹는 사람은 모두 재벌이라는 이야기인가,

지난번 폭우가 쏟아져 몇 달 전 깔아놓은 차도의 자갈들이 많이 패였는데 아랫집 폴이 트랙터로 평평하게 만들어 놓았다.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도로까지 항상 작업을 해주니 여간 고마운 게 아니다. 포장도로에서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비포장도로에는 세 집이 살고 있는데 우리 집이 맨 끝집이다. 도로에 자갈을 깔 때 두 집을 합한 길이보다 우리 집 길이가 더 기니 우리가 비용을 절반이상 내야하는데 이웃들은 언제나 3등분한 비용만 내라고 한다. 우리가 비용을 더 내자고 아내에게 말하면 아내는 이렇게 말한다.

“세 집이 3등분으로 정확히 계산 했고 만 그래,”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쌔엠
새해에도 잼 있고 살 맛 나는 글땜에

더 행복해 지는 사람들이 마나졌음 참 좋겠습니다.

그리고 하지님도 사모님이랑 화해하시고

그냥 좋게 좋게 지내세요.ㅎ



건강하시고 거기다 행복까지 하세요.



쎔 배상.
nznoin
어쩌면 그렇게도 우리 마누라 하고 똑같은지.....

기름값 비싸다고 가까운 주유소 놔두고 멀리까정 가서 ,,히~1.5달라 벌었다고 좋댄다..

내계산으론 필경 먼곳까지가느라 3달는 더들었을텐데 ..

님에 재미난 글을 보면서 이싸이트에 들어오게됫습니다,항상 수고 하시는 님에게 감사드림니다
왕하지
쌔엠님 안녕~

nznoin님 우리 마누라도 왕가레이에서는 오직 한군데 주유소만 간답니다.

가는길이라면 괜찮지만 역부러 가면 더 드는데... ㅎㅎ.
쌔엠
우리 마누라를 봐서 잘아는데 ,

구조적인 결함이 있습니다. 살살 달래면서 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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