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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왕자 4편

송영림 0 171 2019.03.14 13:15

양서류 개구리들에게 포유류 개구리들과 비교하는 것에 대하여 사죄하며 

 

주변의 많은 기혼여성들이 하는 말이 있다. 여자들에게 사랑은 마음을 나누는 것인데 남편들은 오직 몸만 나누고자 하며, 몸을 나누고 싶으면 마음을 먼저 만져 열리게 만들면 될 텐데 그들은 그러지 못한다고…. 아내들은 남편과 다투었을 때 마음을 먼저 풀지 않고서는 그와 아무것도 함께할 수 없는 반면 남편들은 몸을 나누는 것이 화해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어떤 기사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화가 난 상태에서의 남편의 요구는 자신을 감정이 없는 물건 취급, 도구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불쾌하고 모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성노예나 마찬가지라고 말한 친구도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일부 남자들의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 사건들이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여성의 인격과 마음을 철저히 무시한 채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 

 

내 주변에서 일어난 일만도 너무 많아서 다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이고, 제대로 된 문장으로 풀어서 적으려니 그 수고로움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그 역겨운 기분을 다시 떠올리며 글을 쓰자니 참으로 괴롭다. 그러나 이 글을 통해 소극적으로나마 Me too 또는 With you에 동참해준 친구들을 생각해서라도 그 지독한 감정들을 감내해야만 할 것이다. 

 

친구 B

7살 : 비가 오는 날 노란 우산을 쓰고 골목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변태를 만남. 너무 놀라고 충격적이어서 발이 공중에 붕 떠서 집까지 갔다고 말함. 

 

15살 때 떡볶이집 아줌마가 들려준 사연

12살 : 아줌마네 동네에 사는 12살 여자아이가 동네 청년에게 강간을 당해 내장기관이 모두 파열되어 여러 번 수술. 아이의 가족은 창피하여 이사를 갔으나 그 청년은 아무런 벌도 받지 않고 버젓이 잘 살고 있음. 아줌마는 아이가 나이보다 성숙해 보여서 그렇다며 아이의 잘못이기라도 하다는 듯 말함. 이 이야기를 듣고 무서워서 한동안 악몽을 꾸었음. 

 

여동생이 1980년 대 쯤 버스에서 본 장면

밤에 버스를 타고 가다가 문득 창밖을 봤는데, 저 멀리 언덕으로 미친 듯이 도망치는 여자가 있었고 그 뒤를 쫓는 한 남자가 보였음. 동생은 어떤 직감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것 같았기에 너무 놀라고 당황스럽고 무서워 가슴이 뛰었다고 함.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신고하지 못한 걸 깨닫고 너무 마음이 아프고 죄책감이 들었음. 그러나 그때는 버스를 타고 지나는 길이라 그곳이 어딘지도 잘 몰랐고 휴대폰이 있던 때도 아니었음.

 

친구 C

14살 : 기점에서 마을버스를 탔는데 운전기사가 잠깐 와서 이것 좀 보라고 하여 가봤더니 자신의 성기를 꺼내 보여주더라는 역겨운 이야기를 들려줌. 

 

친구 D 

21살 : 친한 언니의 남편이며 알바를 하던 곳의 사장이었는데, 어느 날 그는 아내가 D를 데려오라고 했다며 어딘가로 데려감. 막상 가보니 서울 근교의 한 별장이었고 언니는 없었음. 결국 그에게 강간을 당함. 

 

친구 E

21살 : 남자친구가 원치 않는 E의 마음을 무시한 채 강간하여 자궁이 파열됨. 

 

친구 F 

F는 전철 타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함. 그 이유는 회사에 다닐 때 매일 아침 만원전철 안에서 느낀 공포감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기 때문. F의 엉덩이에 밀착시키는 그 딱딱하고 길쭉한 물체들에 대한 공포와 끔찍하고 더러운 기분들.  

 

아직도 너무나 많지만, 이 글 안에서 소박한 Me too 또는 With you 운동에 동참해 준 친구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제 끝으로 친구 A의 이야기를 해야겠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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