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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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마지막 선물.....

2 5,696 NZ코리아포스트
이번 주면 손자가 여름방학을 맞이하고 1년 동안 공부를 가르친 선생님과 작별을 하게 한다.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니 선물을 드리기에 좋은 시점인 셈이다. 손자의 마지막 수업 날 아내는 선생님에게 작은 선물을 드리는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드리는 선물이다. 주로 내가 만든 작은 솟대 같은 것을 선물하는데 비싸게 산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든 것이니 선생님들은 상당히 좋아한다고 한다.

내가 아는 뉴질랜드 사람들은 선물 주고받기를 좋아하지만 값비싼 것이나 부담이 되는 선물은 오히려 좀 이상하게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선생님에 대한 선물로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중학교에 다닐 때 나도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아들이 반장이고 아내가 육성회 부회장이었는데 아내는 육성회 차원에서 활동하는 정도였지 담임선생님에 대해 특별히 신경을 써 본 적이 없었다. 어떤 친구들은 아이가 반장에 당선되면 잔치를 열기도 한다는데...

나는 선생님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선물에 관해 물어 본적이 있다.

“네가 선생님으로서 학부모가 굳이 인사를 한다면 어떤 것이 좋은지 솔직히 말해봐라. 양말이나 넥타이 같은 선물이 좋으냐? 아니면 빳빳한 현금이 들어있는 봉투가 좋으냐?”

친구는 낄낄낄 거리면서 솔직히 학부모들이 전혀 신경을 안 쓴다면 좀 서운하다고 하였다.

“학부모로서 제일 바람직한 것은 선생님과 같이 식사를 하며 대화 하는 것이 좋지, 새 학년이 되면 우리아이를 맡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뜻으로 식사를 대접하고 끝 무렵 잘 지도해 주셔서 고맙다고 또 한 번 식사를 대접하고 1년에 2번 식사를 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

“1년에 2번? 학생이 50명이면... 너 그럼 1년에 밥을 100번씩이나 얻어먹겠다는 얘기야?”

“아아, 그게 아니라 굳이 인사를 한다면 말이야~”

친구의 말이 옳은 말이었지만 바쁜 세상에 약속을 하고 식사를 대접한다는 것이 그리 순조로운 일이 아니었다. 아내는 스승의 날에 딱 한번 선물을 사서 보내는 것으로 인사치레를 하곤 하였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 어느 무더운 날에 아들의 얼굴이 울긋불긋해져 헉헉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은 아토피 때문에 더위를 견디기 힘들어 하는데 교실에 선풍기도 없어 얼굴을 긁다보니 엉망이 된 것이었다.

나는 다음날 아내와 같이 학교로 찾아갔다. 담임선생님은 신설된 공립학교라 미비한 시설이 많다고 하였다. 선생님께 상의를 드린 후 같이 서무과로 가서 모든 교실에 선풍기를 설치해주기로 하고 일체 비밀로 하기로 하였다. 며칠 후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와서 떠들어 댔다. “아빠, 교실마다 선풍기를 달아서 너무 시원해~”

그 후 얼마 후엔가 아들이 식식거리면서 집으로 돌아와 다짜고짜 물었다.

“아빠~ 아빠가 우리학교 선풍기를 다 해 준거야?”

영어수업시간에 졸던 애가 선생님한테 들켰다고 한다. 잠시 후 또 한명이 졸다가 들켰고 급기야 화가 난 선생님은 반장을 앞으로 나오라고 했다고 한다. 호랑이 영어선생님이라 아들은 바짝 긴장을 하고 나갔는데 하시는 말씀이

“야 이놈들아~ 너희들이 이렇게 시원하게 공부할 수 있는 게 다 누구 덕인 줄 알아? 반장아버지가 다 해주신 거야, 너희들 공부 잘하라고~ 그런데 졸고 있어! 이놈들~ 앞으로 반장 말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해~ 알았나!”

삽시간에 학교 전체로 소문이 퍼지고 껄렁껄렁한 아이들이 찾아왔다고 한다.

“야, 네 아빠 돈 무지 많은가 보다. 에이~ 기왕이면 에어컨을 설치해 주시지~”

아들이 갑자기 알게 되어 당황한데다 아이들까지 빈정거리자 화가나 집으로 달려온 것이다.

어휴, 그래도 그렇지... 영어선생님께서 알고 계셨어도 그냥 함구하셨어야 했는데...

“빈정거린 놈들 반하고 이름 적어와. 아빠가 교장선생님 찾아가서 그놈들 선풍기 없는 복도에서 공부시키라고 할 테니...”

그나저나 매번 선물을 보내주시는 코리아포스트 조 한철 사장님께 감사드리며 직원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뉴질랜드 사는 것이 귀양살이 같다는 우리 어머님이 코리아포스트에서 보내주신 한국연속극 비디오테이프를 잘 보고 계십니다. 독자여러분, 모두 즐거운 성탄 맞으시고 새해 하시는 일 성취하시고 건강하소서...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쌔엠
혹여 다른 분이 먼저 댓글 달까 싶어 조마했던 걱정들이 없어지니 날아갈 것 같습니다.

지난 일년을 돌아 보면,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부연하여

"하지님 사랑해요, 홧팅" 정도로도 여전 부족함을 느낍니다. 감사해요.^^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건 동물세계에는 없다고 합니다.

우리편(영나님외 ..다수) 사람들의 사람 향 그득한 새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기계를 제공하시는 코리아포스트에도 감사합니다.

꾸벅..
왕하지
지난주 비가 많이 와서 물탱크 2개에 물이 꽉 차서

올 여름은 물 걱정 놓았습니다. 감사~

쌔엠님 즐거운 성탄절 맞이하시고

새해에는 더욱 더 행복하시고 건강하십시요.

늘 응원과 격려말씀 감사드리며 더 재미있는

글 쓰도록 노력하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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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댓글 4 | 조회 5,269 | 2011.04.12
“자네회사는 물이 너무 오래 고여 있어, 물갈이 좀 해야 돼.” 나는 사업하는 친구들로부터 이런 말을 자주 들었다. 구멍가게만한 회사에 10년 넘게 근무한 직원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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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5,236 | 201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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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동안 일을 마치고 첫 주급을 받아 온 딸내미가 주급 봉투를 열어 보더니 훌쩍 훌쩍 울고 있더군요. "주급 받았니? 근데 너 왜 우냐?" 내가 물었습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