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셋의 야릇한 동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내남자의 아내도 좋아>그들 셋의 야릇한 동거

0 개 970 이윤수

사랑이라면 물불 안가리는 크리스티나(스칼렛 요한슨)와 이성적인 비키(레베카 홀)가 바르셀로나로 휴가를 떠난다. 그 곳에서 매력적인 화가 안토니오(하비에르 바르뎀)를 만나는 두 친구. 끈적끈적한 눈빛과 달콤한 목소리로 유혹하는 그를 강하게 거부하는 비키와 달리 크리스티나는 넘어가고 만다. 

 

허나 조금 지나서 까칠하게 대하던 비키마저 안토니오와 몸을 섞지만, 예정된 결혼을 위해 바르셀로나를 떠난다. 홀로 남은 크리스티나와 안토니오가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던 어느날, 갑자기 등장하는 안토니오의 전처 마리아(페넬로페 크루즈). 안토니오 없이는 못살겠다고 떼를 쓰는 그녀를 두고서, 크리스티나는 어쩌지 못한다. 

 

그녀의 불같은 성질과 한 차례 자살소동을 벌였다는 소식을 들은 터다. 결국 한 남성을 둘러싸고 전처와 현재 애인이 동거하는 황당한 시추에이션이 벌어지는데… (중략)

 

종종 타이틀명과 번안 제목이 아주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영화가 여기에 해당된다. <비키와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가다>(Vicky Cristina Barcelona)가 <내남자의 아내도 좋아>로 바뀌어졌으니 말이다. 

 

ee74951184972ad24dff0524fbce4534_1547597147_1168.jpg
 

번안 제목을 풀어보면, 내 남자 애인의 아내도 좋아한다니, 결국 양성애자라는 얘기가 된다. 물론 그러한 장면이 등장한다. 크리스티나가 마리아와 레즈비언 행위를 벌이는 장면이 잠깐 등장하고, 심지어 안토니오와 함께 셋이서 농도 짙은 애무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장면이 있다고 해서, 이 영화의 주요 코드가 동성애나 양성애는 아니다. 바로 남녀 간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안에서 사랑과 갈등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추하거나 난잡한 느낌이 들지 않는 <내남자의 아내도 좋아>. 이러한 배경에는 등장인물이 겪는 갈등과 사랑이 관객의 공감대를 이끌 만큼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애정 전선은 안토니오를 축으로 하여 크리스티나, 비키, 마리아, 세 명의 여성이 연결된다.

 

우선 안토니오는 극히 개인주의적이고 아주 편한 사고방식을 지닌 바람둥이다. 그는 오는 여자 막지 않는 소위 다다익선을 추구하고 있다. 영화 초반에 크리스티나와 비키에게 느끼한 목소리로 셋이 함께 사랑을 나누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는 대목이야말로 그의 여성편력이 어떠한 지를 잘 설명한다.

 

그는 크리스티나와 밀애를 속삭이면서 한편으로 약혼자가 있는 비키에게 결혼하지 말고 자신과의 사랑을 키워나가자고 설득한다. 더욱이 전처인 마리아가 자살소동을 벌이자, 그녀를 과감히 내치지 못하고 함께 사는 우유부단함도 드러낸다. 그는 ‘좋은 게 좋은 식’이라고 행동하지만, 결과적으로 여성들에게 상처만 입힌다. 

 

여성들은 그의 곁에 오래 남아 있을 수가 없다. 어느 땐가 자신도 크나 큰 상처를 입을 걸 예상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기서 그는 동정할 가치조차 없다. 어차피 그는 새로운 미지의 여성을 다시금 찾아 나설테니 말이다.

 

크리스티나는 로맨스라면 두려움을 모르는 열정적인 여성이다. 거기에다가 육감적인 몸매까지 지녔으니, 그녀의 야릇한 눈길 한 번에 남성들을 혹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단언컨대 크리스티나는 거의 모든 남성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생각해보라. 천진난만한 외모와 대비되는 육감적인 몸매, 거기에다가 조건 따지지 않고 열정적인 사랑만 추구하는 그녀를 어느 누가 싫어하겠는가. 허나 이러한 여성은 다소 부담스럽다. 아마도 결혼이 아닌 연애 상대에 국한한다면, 영화 속 어느 여성보다 매력적인 스타일임엔 틀림없다. 그녀는 이전에 사랑에 실패했고 현재도 실패했고 내일도 불확실하다.

 

다음으로 불같은 성질을 지닌 마리아는 최근에 종영한 TV 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여주인공 같은 느낌이 든다. 남편과 뜨거운 사랑을 나누다가도 한번 수틀리면 남편을 향해 육두문자와 함께 총질을 해댈 수 있는 광기의 여성. 

 

(물론 한국사회는 총기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아마 이 영화의 속편이 만들어진다 해도, 마리아는 새로운 사랑을 추구하기보다는 계속해서 안토니오와 지지고 볶고 다시금 사랑하고 헤어지는 일을 반복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마리아역을 맡은 페넬로페 크루즈와 안토니오역의 하비에르 바르뎀이 실제 연인 사이라는 것. <하몽하몽>(1992)에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이 재회했다는 점도 감회가 새롭지만,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비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성이다.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고 싶어 하며 그러한 조건에 맞는 남성과 약혼도 했다. 그러나 교과서 같은 생활에 갑자기 안토니오가 끼어들어, 무척이나 흔들린다. 이성적이며 현실주의자였지만, 여태껏 못 느꼈던 섹스와 연애의 달콤함에 가슴 설레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결국 그녀는 제자리를 찾아 나선다. 안토니오와의 관계가 순간의 열정일 뿐 지속적인 사랑은 결코 될 수 없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 영화의 결말은 아주 독특하다. 얽히고설킨 애정 전선의 마무리가 비키를 제외하곤 출발점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다소 밋밋하고 뭔가 빠진 느낌. 허나 오히려 이러한 결말이 실제 인생의 한 면을 엿보는 것 같다. 인생은 영화 속 클라이맥스와는 달리 좀처럼 극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세상사는 정답도 없지 않은가. 

 

이 영화에서 비극으로 끝난 등장인물은 없다. 그들은 자신의 가치관대로 행동했고 그 결과를 당당히 받아들였다. 그러한 점에서 본다면, 이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졌다고 해도 그리 잘못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오클랜드 수돗물 이야기

댓글 0 | 조회 2,034 | 2023.05.10
안녕하세요. NEXUS PLUMING의 김도형입니다.비가 많이 내리는 계절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럴 때마다 내가 마시는 식수가 안전한지 고민이 됩니다. 많은 비… 더보기

한국의 국제적 역할?

댓글 0 | 조회 940 | 2023.05.10
분단 국가란 애당초부터 상당한 “세계성”을 의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계적 냉전의 양 진영에 의해서 한반도가 분단되어 두 개의 국가가 생긴 이상, 양쪽 국가… 더보기

우리가 어느 별에서

댓글 0 | 조회 594 | 2023.05.10
시인 정 호승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등불을 들고 거… 더보기

만성 허리 통증과 무릎 통증을 예방하는 지름길!

댓글 0 | 조회 1,082 | 2023.05.10
운동을 배우러 직접 요가스튜디오를 방문하시거나 저에게 온라인 수업을 요청하는 회원들 중 상당분이 바로 허리와 무릎, 골반 통증으로 고생하시다 결국 의사의 권유로 … 더보기

주간 활동 보고서

댓글 0 | 조회 940 | 2023.05.10
논어의 첫 구절인 학이편(學而編)에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說은 悅과 같은 ‘기쁠 열’의 뜻이다. 그리고 “유붕이 … 더보기

증가하는 동양인들의 중독

댓글 0 | 조회 2,133 | 2023.05.10
2020년 NZ drug foundation에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41%의 성인이 가족이나 친구들이 가진 알코올 문제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으며 29%는 가족이… 더보기

희망을 목을 매랴, 절망에 침강하랴..

댓글 0 | 조회 534 | 2023.05.10
‘제임스 스톡데일’은 미해군의 장교였습니다.그는 베트남전에 참전했었고 불행히도 작전중 월맹군에게 사로잡혀 그들의 포로가 되고 말았습니다. 8년간의 포로생활은 인간… 더보기

콜레스테롤 약이 왜 문제가 되는 걸까?

댓글 0 | 조회 1,423 | 2023.05.09
우리 인체에 필요한 콜레스테롤은 75% 정도가 간에서 만들어지는데 이의 합성과정을 방해하여 콜레스테롤의 생성을 저해시키는 약이 Statin이다.따라서 Statin… 더보기

나를 버려 나를 찾는 나를 위한 길

댓글 0 | 조회 487 | 2023.05.09
남악회양 스님이 육조혜능 스님을 찾아갔습니다.“어디서 온 물건인가?”라고 육조혜능이 묻습니다.남악회양은 답을 못합니다. 답을 찾기 위해 남악회양은 육조혜능의 물음… 더보기

VISITOR비자 쏙쏙 문답풀이

댓글 0 | 조회 1,221 | 2023.05.09
뉴질랜드에 입국하고자 하는 일반 방문자는 흔히 무비자입국을 시도하게 되지요. 그렇게 최초 3개월 체류허가를 득하여 뉴질랜드에서의 시간을 보내다 보면 기간을 연장할… 더보기

리커넥트에서 매달 진행되는 “따뜻함 나누기” 프로젝트

댓글 0 | 조회 641 | 2023.05.09
지난달 4월 10일, 리커넥트는 오클랜드의 거리에 나가 첫 “따뜻함 나누기”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피자를 미리 구매해서 거리에 있는 사회적 약자분들과 함께 먹을… 더보기

가을

댓글 0 | 조회 569 | 2023.05.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벼 이삭 스치며 논두렁 걸을 때놀라 날아가는 메뚜기가 있었으면가지 끝 까치밥 홍시에 앉은 새를오랫동안 바라 볼 수 있다면콩대 싣고 오는 소 … 더보기

이웃과 분쟁이 일어났을 때 해결방법

댓글 0 | 조회 1,652 | 2023.05.09
이웃과의 분쟁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키지만, 그 원인은 아주 사소한 것들로 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주거지 사이의 불분명한 경계, 이웃의 애완동물이 만드… 더보기

나무를 넘기는 피치샷

댓글 0 | 조회 770 | 2023.05.09
나무의 높이가 탄도를 결정한다.단지 나무를 넘기는 샷은 시각적으로 답답함을 느낀다. 낮은 나무인 경우에는 상관이 없지만 조금 높은 경우는 몸이 먼저 들리게 되어 … 더보기

정신적 갈등과 번뇌가 주원인

댓글 0 | 조회 683 | 2023.05.09
탁기는 왜 생기는가?대개 잡념의 산물로서 정신적 갈등이나 번뇌 때문에 생깁니다. 집중해서 한 가지를 골똘히 생각하면 답이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탁기가 생성되는 것… 더보기

이밥과 고깃국

댓글 0 | 조회 776 | 2023.05.06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날부터 아이가 태어나 첫돌을 맞으면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뜻으로 ‘쌀’을 ‘실’과 함께 돌잡이 용품으로 돌상에 올리곤 했다. 또 “쌀밥 한번… 더보기

직원들 선물은 세금 면제일까요?

댓글 0 | 조회 1,887 | 2023.04.26
판매 목표 달성, 생일, 크리스마스 또는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종종 직원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비록 그것이 좋은 제스처일 수 있지만, 사업… 더보기

벽 이용한 초보자 코어운동

댓글 0 | 조회 1,219 | 2023.04.26
근력이 부족하고 자주 지치고 체력이 약한 분들이 막상 근력운동을 시작하려하면 막막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gym에 가서 기구나 기계를 사용해 하는 운동을 하… 더보기

요즘 어때, 비자 심사기간이?

댓글 0 | 조회 1,387 | 2023.04.26
흔히들, 무비자로 뉴질랜드에 입성하게 되면 비자가 없어도 체류가 가능한 걸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ETA제도가 도입된 이후로는 더더욱 그런 경향이 짙어 졌지요. 하… 더보기

전라좌수사 이순신, 경상우수사 원균이 되기까지

댓글 0 | 조회 739 | 2023.04.26
선조 25년(1592) 2월, 원균은 경상 우수사에 부임하였다.이순신과 원균은 인연이 깊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그들은 조선의 무관으로서 함경도에서 여진족… 더보기

저학년 과학공부는 어떻게 시켜야 하나요?

댓글 0 | 조회 649 | 2023.04.26
코비드로 인한 행동규제가 종식된 이후, 뉴질랜드 교민사회에 불어닥친 교육 현상의 변화는 뭐니뭐니해도 저학년 학생들에 대한 교육 열풍이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 더보기

버킷 리스트

댓글 0 | 조회 774 | 2023.04.26
4월 9일은 아버지의 49재 날이다. 한국에 갈 수 없는 우리 가족은 그저 향 하나만 켜 각자 정성스레 절을 하면서 하직 인사를 했다.우리 가족의 우산이 되어주셨… 더보기

핫워터 실린더 Q&A

댓글 0 | 조회 837 | 2023.04.26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지난 호의 “쉽고 빠른 누수 확인법” 컬럼이 상당한 호응을 얻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번에는 따뜻한 물에 관한 이야… 더보기

탁기와 활성산소

댓글 0 | 조회 509 | 2023.04.26
탁기는 의학자들이 말하는 활성산소(Oxygen Free Radical)와 유사한 것입니다. 의학계에서는 활성산소를 인체의 배기가스라 부를 만큼 그 피해를 심각하게… 더보기

새벽 편지

댓글 0 | 조회 483 | 2023.04.25
시인 곽 재구새벽에 깨어나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