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수 (平衡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평형수 (平衡水)

0 개 1,461 새움터

“내 나이엔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점심 때까지 앉아 있는다. 그리고 또 점심을 먹은 후 앉아 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냐?” 

 

4e0bf36ec08a2da74a922a5ce70133b7_1547503055_7029.jpg
 

지난해 5월초 104세의 ‘안락사’로 더 잘 알려진 ‘조력자살’을 통해 영면한 호주 최고령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박사가 죽기 전 외신과의 인터뷰 중 나눈 이야기입니다. 저명한 생태학자인 구달박사는 오랜 시간동안 안락사를 준비 해 왔다고 합니다. 구달박사는 84세였던 지난 1998년 운전면허가 취소된 이후 ‘혼자 움직일 수 없다면 죽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는 올해 초에도 수차례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했으나 실패한 후 안락사 옹호 기관의 도움을 받아 스위스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생을 마감하기 전 구달 박사는 취재진에게 “드디어 삶을 끝낼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도 밝혔다고 합니다. 그는 마지막 순간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마지막 부분인 ‘환희의 송가’를 들으며 104세 생을 마감했습니다. 

 

많은 세계 선진국들이 21세기 들어 급격히 고령화 사회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1950년대 이후 출생한 베이비 부머라 일컬어지는 세대가 노년인구로 진입하게 되면서 고령화 사회로의 가속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반적 은퇴 나이인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 인구의 25%이상인 경우 초고령화 사회라 칭합니다. 

 

일본은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 하였다고 합니다. 뉴질랜드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고령인구는 전체 뉴질랜드 인구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2030년대 초 20%를 돌파하고 2068년쯤이면 최대 33%에 육박할 수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뉴질랜드 전국에 510개의 노령자 보호 시설 (35,000실) 에는 75세 이상 노인 약 30,000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안락사를 선택한 구달 박사를 어떻게 바라 볼까요? 

 

뉴질랜드에서도 안락사 입법화에 대한 논쟁이 여전히 치열합니다. 의학 발달로 인한 인위적인 수명연장은 과연 진정한 생명 영위인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하여 죽음이라는 영역이 신의 소관인지 인간의 개인적 권리인지와 같은 종교 철학적 논쟁을 야기 시키게까지 합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해 가는 모든 사회가 처음으로 마딱드린 죽음과 인간 존엄사이의 고민입니다.   

 

역사에는 진시황제와 같이 무병장수를 꿈꾸었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시대를 초월하여 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행복하게’ 오래 사는 것이고 이는 삶의 질을 말하는 것입니다. 지나간 청춘을 생각해 보면 나이가 들어 노년이 되어 간다는 사실이 반가울리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건강은 나빠지니 몸은 삐걱 거리고 마음은 굴뚝 같아도 몸이 따르지 않습니다. 내게 즐거움을 주던 많은 것들, 가령 운동, 여행, 취미 활동, 사회 활동이 점점 불가능해 집니다. 가족이나 지인들과 만나는 횟수로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고 주변에 자꾸 신세를 지게 됩니다. 

 

반대로 이곳 저곳 아픈 곳은 늘어나고 이에 비례하여 복용하게 되는 약도 증가합니다. 우울합니다. 모든 것이 예전같지 않고 외로움과 서러움만 커져갑니다. 이처럼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니 삶에 대한 의욕마저 떨어 뜨리게 됩니다.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져 내리는 것이지요. 

 

우리 모두는 각자가 인생이란 바다를 항해하고 있습니다. 바다로 나서는 배의 제일 밑 부분에는 물을 저장하는 공간이 있으며 이곳에 담겨져 있는 일정량의 물을 평형수라고 합니다. 평형수는 배의 좌우 균형을 잡아주어 거친 바다에서도 배가 순항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사람이나 화물을 더 태우기 위해 평형수를 덜어내면 배는 균형을 잃고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 여정이 언제까지 일지 알수 없지만 노년의 균형잡힌 삶을 생각하며 이제 평형수를 잘 채우고 짐은 덜어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새움터 회원 - 장요셉>

 

새움터는 정신 건강의 건전한 이해를 위한 홍보와 교육을 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www.saewoomtor.org.nz 

 

친구에게 때가 한참 지난 사과를 하면서

댓글 0 | 조회 1,311 | 2021.02.23
현직 기업체컨설턴트와 코칭 전문가로 맹활약중인 고등학교 절친 중 한 명으로부터 그 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책이 탈고를 마쳤다는 소식을 들었고, 다른 친구가 … 더보기

어찌 하오리까 Ⅱ

댓글 0 | 조회 1,905 | 2020.12.22
‘베트남의 호치민, 태국의 치앙마이, 인도네시아의 발리, 체코의 프라하그리고 한국의 제주도’지금이야 코로나로 인해 국내외 여행이 사실상 불가능 해졌지만 나열한 장… 더보기

어찌 하오리까

댓글 0 | 조회 1,486 | 2020.11.25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가 야구다. 1970~ 80년대는 고교야구의 전성기였다. 고교야구 전국대회가 열리는 동대문 야구장은 연일 만원 사례였다.… 더보기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거야

댓글 0 | 조회 1,714 | 2020.10.14
며칠 전이 추석이었다. 모처럼 캄캄한 밤하늘에 걸린 쟁반같이 둥근 달을 새삼 올려다 보게 되었다. 한국을 떠나 이곳 뉴질랜드에 정착하여 20년 넘게 살다보니 추석… 더보기

판도라의 상자

댓글 0 | 조회 2,021 | 2020.09.09
20대의 끝자락에 유럽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먼저 방문해 보고 싶었던 곳이 바로 그리스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 유명한 올림푸스 산의 신전을 두 눈으로 직접 보는 순… 더보기

가비 한잔 하실까요?

댓글 0 | 조회 2,326 | 2020.08.12
최근 19세기 말 인천을 배경으로하는 소설책을 읽다 ‘가비’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상류층의 초대를 받는 자리에 주인공은 ‘가비’를 대접 받는 장면있다.… 더보기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댓글 0 | 조회 1,529 | 2020.07.15
아름다운 글과 시 그리고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그대’ 이다. 우리말 사전에 ‘그대’ 라는 단어는 그 쓰임이 구어체와 문어체에서 따라 약간의 차… 더보기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더냐?

댓글 0 | 조회 1,444 | 2020.06.24
스마트폰의 편리에 빠져 버린 요즘이지만 널리 읽혀 온 고전 동화들은 디지털 시대에 맞게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포근한 잠자리와 아늑한 조명, 그 아래 엄마가 읽… 더보기

2020년의 4월

댓글 0 | 조회 2,314 | 2020.05.27
'4월은 잔인한 달’,어느 순간 부터 뭔가 어려운 일이, 그것도 하필 4월이 있는 경우 쉽게 입가에 맴도는 말이다.이 표현은 노벨상 수상자인 영국 시인이자 평론가… 더보기

방금 뭐라고 했지?

댓글 0 | 조회 1,988 | 2020.03.24
술을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아마도 남자들 군대 이야기 못지 않게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술의 역사는 꽤차지 않았더라도 한국인은 술을 좋아하고 술에 대해 여전… 더보기

내가 왕년에 말이야

댓글 0 | 조회 1,725 | 2019.12.23
1980년대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라는 곡으로 어느 정도 대중적 사랑을 받았던 가수가 있었다.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야지만 크리스마스인 줄 알았던 필자에게 … 더보기

우선 특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댓글 0 | 조회 1,572 | 2019.11.13
우선 특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산을 산이라고 하고 물을 물이라 합니다몸을 옷으로 감추지도 드러내 보이려 하지도 않습니다물음표도 많고 느낌표도 많습니다.사금파리 하나… 더보기

뜬금없이 찾아온 나의 정체성 혼돈기

댓글 0 | 조회 1,786 | 2019.06.11
이민 온 누구나가 그렇듯이, 이왕 이민 온 것 잘 살아보려고 열심히 노력하였고,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아이들은 이민생활에 잘 적응해서 학교마치고 직장생활하는 … 더보기

내 나이가 어때서…

댓글 0 | 조회 1,492 | 2019.05.15
올해도 날짜가 어디로 몽땅 새어 나갔는지 벌써 5월이다. 아직 뉴질랜드의 가을을 맞이 할 준비조차 안된 나는 5월이라는 단어가 당황스럽기만하다. 버나드 쇼라는 작… 더보기

인연의 소중함

댓글 0 | 조회 2,182 | 2019.04.09
몇년동안 같은 모임에서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새로운 삶을 위해 뉴질랜드를 떠났다. 물론 떠날 준비를 한다는 것을 알고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말도 했고, 몇달… 더보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댓글 0 | 조회 1,342 | 2019.03.13
오랜만에 방문한 웰링턴의 여름은 오클랜드의 그것과 그다지 다르지는 않았다. 올해 유난히 덥고 건조한 2월의 파란 하늘, 한 여름의 뙤약볕, 맑은 공기와 그 속에 … 더보기

심리상담 속에서의 경청의 실례

댓글 0 | 조회 1,487 | 2019.02.15
심리상담 십수년, 그 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적지 않은 클라이언트를 만나왔다.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끝모를 우울의 늪으로 빠져 들던 사람, 삶에 대한 희망이 … 더보기
Now

현재 평형수 (平衡水)

댓글 0 | 조회 1,462 | 2019.01.15
“내 나이엔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점심 때까지 앉아 있는다. 그리고 또 점심을 먹은 후 앉아 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냐?”지난해 5월초 104세의 ‘안락… 더보기

Kāhui Tū Kaha

댓글 0 | 조회 1,169 | 2018.12.11
뉴질랜드에 정착한 지 벌써 13년이 흘렀다. ‘한국을 떠난 지 엊그제 같다’라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을 정도로, 뉴질랜드에서 산 날과 한국에서 살아온 날이 엇비슷… 더보기

“내 꿈 꿔”

댓글 0 | 조회 1,445 | 2018.11.15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 중 하나가 ‘꿈’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나에게 꿈이 있다”또는 TV 광고문구 중 한때 유행어가 된 “내 꿈 꿔”라는 말을 들으면 … 더보기

무지개 색깔은 정말 일곱 가지일까?

댓글 0 | 조회 2,591 | 2018.10.12
체중이 감당이 안 된다. 아침에 운동장 일곱 바퀴를 걷기로 했다. 차 한잔을 마시고 다른 생각이 파고들기 전에 동네 운동장으로 나간다. 생각하기 시작하면 운동보다… 더보기

치유의 말과 행동, 무엇이 더 중요할까?

댓글 0 | 조회 1,744 | 2018.07.11
오랫동안 상담 일을 해 왔다. 심리 상담이나 치료를 직업으로 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묻는 게 있다. “어떻게 듣기만 해요?”또는 “무척 힘드시죠?”등이다. 그들… 더보기

자존과 교육

댓글 0 | 조회 1,425 | 2018.06.14
‘자존’은 스스로 자(自)에 높을 존(尊)이란 자를 써서 만든 말이다. 그 뜻은 나를 높이 여기는 것이다. 나를 높이 여기는 것과 여기지 않는 것의 차이는 크다.… 더보기

공상이라는 심리 방어기제

댓글 0 | 조회 2,930 | 2018.05.10
■ 새움터 회원: 정인화(심리 상담사 / 심리 치료사)​심리 치료를 오랫동안 받으면서 방어기제로부터 매우 자유로워졌다고 자부한다. 예전에는 무의식적으로 사용했던 … 더보기

투명인간

댓글 0 | 조회 1,613 | 2018.04.10
초등학교 때였나. 그때 한동안 투명인간에 열광했다. 많은 사람이 만화책이나 텔레비전 드라마 속에서 봤을 그 투명인간 말이다. 기억 속의 투명인간은 거의 슈퍼 히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