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과 창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생활의 발견과 창조

0 개 1,068 한일수

살아가면서 심미적 추구를 게을리 하지 말고 

그림과 음악을 사랑하라. 

책을 즐기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라.


f3d9467702bad2b2d9f287ee9071e591_1542144343_8422.png

인생의 목적은 생활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노력에 따른 힘든 일이 수반된다면 그 일 자체도 즐거움으로 소화할 수 있기에 즐거움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활에서 어떻게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한 담론은 수많은 선각자들에 의해 발표된 바 있다. 인습(因習)에 사로잡히지 않은 자유인의 모습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삶의 슬기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뉴질랜드라는 새로운 삶의 환경에서 이른바 은퇴 이후의 생활을 발견하고 있는 우리들이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가 나이든 이에게 당부하는 말을 음미해볼만하다. “과거를 자랑말고 학생으로 계속 남아라. 젊은 사람과 경쟁하지 말 것이며 굳이 부탁받지 않은 충고는 하려고 하지 말라. 삶을 철학으로 대체하지 말 것이며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즐겨라.”

 

배움에는 끝이 없는 것이지만 은퇴 후에 배우는 일은 어떤 제약이나 부담이 없이 배우면서 즐거움을 찾는 창조적 행동이다. 은퇴의 나이를 65세로 볼 때 평균수명이 100세를 향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은퇴 후 30년 이상을 살아갈 수 있는 시점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 졸업까지 16년이 소요되는데 30년이면 무엇이든지 배워서 소화할 수 있는 은퇴 이후이다. 배우는 동안에 배움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도 있지만 80이 넘어서도 자기의 배움이 가치를 발휘하여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다른 사람에게 유익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참여와 봉사를 통해 자신의 즐거움을 더해가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심미적(審美的)욕구는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고차원적인 욕구로 이는 죽는 순간까지 추구할 수 있는 지고지미(至高至美)한 욕구이다. 셰익스피어는 “약간의 심미적 추구를 게을리하지 말고 그림과 음악을 사랑하고, 책을 즐기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라”고 말했다. 500년이 지난 오늘날의 인류에게도 그대로 통용되는 지혜이다. 

 

배우면서 즐기고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욕구를 달성하는 방편으로서 시서화음무문체(詩書畵/話音舞文體)를 열거할 수 있다. 서예는 회화와는 달리 문자를 표현하는 예술로 역사적으로 유명한 시구(詩句)들을 붓으로 써서 내용을 전달한다. 붓글씨 자체의 형식미를 감상할 수도 있지만 글 내용을 심도있게 감상 할 수도 있다. 또한 서예 작가가 자신의 시구를 창작하여 붓글씨로 표현해낼 수도 있다. 여기에 서예의 범주에 속하는 문인화(文人畵)도 곁들여 서예를 통해 시서화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원화 5만원 지폐의 인물로 선정된 신사임당을 시서화 3절이라 칭송하는데 시를 짓고 붓글씨와 그림에 능했기 때문이다.  

    

화(話)는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하고 다른 사람의 대화를 즐겁게 들어주어 서로를 즐겁게 해주는 일이다. 그러기위해서는 평소에 죠크(Joke)/유머(Humor)의 소재를 수집하고 파악하여 재고를 풍부히 확보하고 있어야한다. 또한 다중을 상대로 강의나 연설을 할 기회가 있으면 주제에 따른 관련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고 수집하여 이를 재미있게 풀어나가 는 기술을 연마해야한다. 그리하여 청중에게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달 내용을 숙지하도록 하고 발표자 자신도 즐거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음(音)은 작곡을 하거나 음악을 감상하는 일, 노래로 불러 보거나 악기로 연주하는 일이다. 감상을 통해서 즐거움을 찾을 수도 있지만 연주를 통해서 더욱 심도있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된다. 피동적인 즐거움이 아니라 능동적인 즐거움을 생산하는 일이다. 여유시간이 많은 은퇴 후에 막연히 피동적인 삶을 지탱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합창단에 가입해서 자기의 목소리를 발견해내고 악기를 선정하여 연주 실습을 하고 발표회를 가져보기도 하는 일이다.“한 번 음악을 생산하는 일은 열 번 기도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다.  

 

이민을 준비할 때 미국에서 살다 온 이민 선배한테 이민생활을 즐기려면 댄스를 배워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크루즈 여행을 할 때도 댄스를 모르면 여행의 진미를 맛볼 수 없다. 이민 초창기에 제일 먼저 부딪히는 생소한 단어가 ‘볼 파티 (Ball party)’이다. 고등학교 졸업반이 되었을 때 대대적으로 볼 파티를 하는데 한국 학생들은 어색하게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게 된다. 선배의 당부를 실천하기 위하여 포크댄스, 라인댄스, 볼룸댄스, 에어로빅, 라틴댄스 등 교습클럽을 전전하며 도전해보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스코티쉬 댄스에 입문하게 되었는데 여기에 심취하여 키위들과 어울릴 수 있게 되었고 수년 동안 중단했던 일도 있었지만 20년에 걸친 클럽활동을 연이어오고 있다. 

 

“남자는 자기의 사상을 털어놓기 위하여 여자의 가슴을 바라고 여자는 자기의 감정을 털어놓기 위하여 남자의 가슴을 바란다”라는 말이 있다. 사상이든 감정이든 글로 표현하여 다른 사람들한테 읽어보도록 하는 일도 큰 기쁨이 다. 글 쓰는 일을 통하여 많은 책들을 읽어보게 되고 자료들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 정보들을 습득하는 즐거움을 맞볼 수도 있다. 체육활동도 단순히 체력을 단련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사람들과 어울리고 심신을 여유롭게 하여 삶의 즐거움을 생산하는데 의의가 있다.

 

살아가면서 새로움을 찾는 일은 생활의 발견이고 이는 삶의 창조가 된다. 주어진 인생을 끌려가듯 살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기의 처지에 맞는 활동을 개발하여 아름답고 즐거운 인생을 창조하자..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868 | 10일전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고독을 사랑하는 남자

댓글 0 | 조회 286 | 2024.03.12
반대편에 위치한 뉴질랜드로 이주해 살면서 흔히 부딪히는 말이 ‘고독’ 과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두 단어의 의미가 비슷하면서도 틀린 것 같아 망설이게 된다… 더보기

씨줄과 날줄

댓글 0 | 조회 385 | 2024.02.13
한국에 있을 때 읽었던 한 인용문을 떠올려본다. “하느님이 인간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려고 모든 사람들에게 실오라기 하나씩을 내려 보냈다. 사람들은 각자 실오라기를 … 더보기

청용(靑龍)의 해에 용꿈을 꾸세요

댓글 0 | 조회 400 | 2024.01.16
우리 한민족의 삶 속에는 언제든지 용이 있다. 용은 상상속의 동물이나 못이나 강, 바다와 같은 물속에서 살며, 비나 바람을 일으키거나 몰고 다닌다고 여겨져 왔다.… 더보기

유아의 기억력

댓글 0 | 조회 598 | 2023.12.13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각종 파티가 연달아 개최되고 있다. 이민 초기부터 키위성당 모임을 통해서 친분을 쌓게 된 키위 한분은 데어리 플랫(Dairy Flat) 지역… 더보기

한글을 사랑해

댓글 0 | 조회 453 | 2023.11.14
“일본인들은 4-5세기에 한반도 남해안에 작은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다. 1640년대에 한국은 중국 청나라 왕조의 속국이 되었다”라고 외국 교과서에 실려 있다고 한… 더보기

한민족의 미래

댓글 0 | 조회 541 | 2023.10.10
한민족은 한반도와 해외 여러 지역에 살면서 한인(Korean)으로서의 공통적 혈통과 문화를 공유(共有)하거나 공유한다고 생각하는 아시아 계 민족으로 정의하고 있다… 더보기

갯벌의 저주(詛呪)

댓글 0 | 조회 792 | 2023.09.12
갯벌은 살아 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숲의 10배, 농경지의 100배에 달한다고 한다. 육지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해서 바다가… 더보기

멜랑콜리한 겨울 장마철

댓글 0 | 조회 919 | 2023.08.09
장마철이 계속되다 보니 대외활동이 제한되고 찾아 갈 곳도 또한 찾아 올 사람도 마땅치 않아 할 일 없이 집에만 있게 되는 날이 많아지게 되는 요즈음이다. 그러다 … 더보기

흔들다리 효과

댓글 0 | 조회 597 | 2023.07.11
이민 와서 초창기에 ‘오클랜드 내춰럴 히스토리 클럽(Auckland Natural History Club)’ 이라는 자연 탐사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한 적이 있다.… 더보기

줌바 댄스와 함께

댓글 0 | 조회 810 | 2023.06.13
시간 속에서 존재하다가 사라진 무용은 그 흔적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다만 원시인들이 동굴 벽화 속에 묘사한 모습들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원시인들은 자… 더보기

주간 활동 보고서

댓글 0 | 조회 940 | 2023.05.10
논어의 첫 구절인 학이편(學而編)에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說은 悅과 같은 ‘기쁠 열’의 뜻이다. 그리고 “유붕이 … 더보기

이민, 재 이민, 역 이민, 역역 이민

댓글 0 | 조회 2,226 | 2023.04.12
뉴질랜드에서 투자이민법이 발효되자 1989년부터 한국에서 이민 유입이 활발해지고 이어서 일반이민법이 발효되면서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한인 사회가 성장물결을 타… 더보기

신 노인시대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

댓글 0 | 조회 1,674 | 2023.03.15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는 한번뿐인 인생을… 더보기

고향의 봄

댓글 0 | 조회 811 | 2023.02.15
한반도에서 태어나 수 십 년을 살다가 반대편인 뉴질랜드에 와서 살다보니 십 수 년이 흐른 지금에도 계절에 대한 감각은 적응이 잘 안 되고 있다. 한반도는 사계절의… 더보기

인생을 재충전해서 새해맞이

댓글 0 | 조회 782 | 2023.01.18
일 년을 보내고 새로운 일 년을 맞이할 때마다 지난해는 어떤 일을 해왔던가, 새해는 어떤 각오로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제행무… 더보기

레이디 해밀턴

댓글 0 | 조회 1,280 | 2022.12.07
인물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그러한 인물들이 만들어낸 결과의 축적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20세기 세계를 지배한 대영제국의 근대사에서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더보기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할 지어다

댓글 0 | 조회 1,281 | 2022.11.09
“조선 시대에 어느 임금이 제일 공처가인 신하를 선발해서 상을 주기로 했다. 선발 대회를 하는데 운동장에 장대를 동과 서에 세워 놓고 자기가 제일 공처가라고 생각… 더보기

바다 물속을 맨발로 걸었더니…… (2)

댓글 0 | 조회 1,053 | 2022.10.11
바다는 지구상에서 최초로 생명체가 탄생한 곳이며 플랑크톤, 해조류, 어류, 포유류, 파충류, 갑각류 등 약 33만 종이 살고 있다. 또한 지구표면의 71%를 차지… 더보기

바다 물속을 맨발로 걸었더니…… (1)

댓글 0 | 조회 1,024 | 2022.09.13
세상살이를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손해를 보거나 불편을 겪는 일이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마련이다. 2020년 초부터 우리의 생존을 위험 속에 몰아넣고 생활환경을 바… 더보기

변화에 대응하고 변신하기

댓글 0 | 조회 741 | 2022.08.09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류사회가 변화의 물결에 휘말려 흘러가고 있는 와중에 21세기 들어 20년이 흐른 2020년 초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 팬데믹(Pendem… 더보기

고생 총량의 법칙

댓글 0 | 조회 1,422 | 2022.07.12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고생 없이 행복한 생활만을 영위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감당할만한 고생은 그 총량이 정해져 있다. 물론 사람에 따… 더보기

한-뉴 수교 60주년 기념

댓글 0 | 조회 878 | 2022.06.14
우리는 60주년이 내포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며 살아 왔다. 나이 60이 되면 환갑(還甲)이라 하여 오래 산 것을 기념하는 특별한 축하행사를 벌여왔다. 유교문화권… 더보기

5월이 오면

댓글 0 | 조회 802 | 2022.05.10
계절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 질 수 밖에 없는 뉴질랜드 생활이다. 이민을 떠나 온지도 벌써 27년차인데 아직도 이곳의 계절은 종잡을 수 가 없다. 4계절이 뚜렷하지… 더보기

100년은 지나야 뿌리 깊은 나무가 된다

댓글 0 | 조회 910 | 2022.04.12
1976년 발표된 알렉스 헤일리의 소설 ‘뿌리’는 드라마로도 전 세계인들에게 방영된 바 있는데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1767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노예로 팔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