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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land, ‘I’s land

김준 0 439 2018.10.12 09:43

세상은 넓고 먹거리는 많다지만 그 다양하고 풍성한 음식들 가운데 유독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음식으로 유명한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화산활동으로 유명한 나라 아이슬란드입니다. 길고 긴 겨울 때문에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음식 위주로 식문화가 발달했다 하는데요..  

 

상어를 땅에 묻고 소변을 뿌려 발효시킨다는 삭힌 상어로 시작해서 피로 만든 푸딩에 양의 관상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양 통머리 훈제까지.. 거기에다 삭힌 양 고환까지(죄송합니다^^) 보태면 더 이상 이상할래야 이상할 수가 없는 아이슬란드 음식의 한 상 세트가 완성되겠습니다.

 

그런데 10년 전, 화산활동이나 기괴한 음식보다 아이슬란드를 더 유명하게 만든 두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탐욕’과 ‘교만’이라는 단어입니다. 

 

아이슬란드는 2008년 국가부도사태를 선언했고 그 이후 300년간 주구장창 청어만 잡아서 빚을 갚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어이없는 불행의 단초엔 손 쉬운 돈벌이에 눈이 먼 국민들의 탐욕과 자신들의 처지를 지나치게 낙관한 정부의 교만이 있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2005년까지 세계에서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나라였습니다. 전 세계 청어생산량의 2/3를 차지하는 어획고와 화산활동과 오로라을 주 테마로 한 관광상품이 매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어서 왠만한 사람은 벤츠타는 나라가 아이슬란드였죠. 그러니 자신들의 노력보다는 신이 선사하신 천혜의 수산자원과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대자연의 혜택을 누리며 살아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그런데 지난 2005년, 정부는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폭적인 이자율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한마디로 이자를 많이 주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당연히 고 수익을 노린 국제투자자들이 몰려들었고 아이슬란드 은행에 돈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음성적인 자금의 보관비용만 받아도 예금 이자를 주고도 남을정도였다 하니 참으로 그럴싸한 경제개발계획이라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은행들은 넘쳐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하고 국민들에게 펑펑 대출을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시중엔 돈이 넘쳐났고 싼 금리에 장기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모조리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으로 달려들었습니다. 유통되는 돈이 많으니 당연히 물가는 올랐고 집값과 평균 주가지수도 계속 상승했습니다.

 

단 3년 사이에 아이슬란드의 은행 총자산은 무려 20배 가까이 뛰어올랐고 국민 총생산도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런 상승국면엔 누구라도, 어떤 종목에라도, 투자하는 족족 큰 돈을 벌기 마련이니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이 취직을 하거나 공부를 계속하는 대신 장기 대출을 받아 하루종일 주식 거래소와 부동산 소개소를 들락거리는 진풍경이 연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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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내내 북적대던 청어경매장은 썩어가는 청어 냄새에 파리만 들끓었고 세상의 온갖 유흥거리는 넘쳐나는 돈냄새에 끌려 아이슬란드로 몰려들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국가의 생산력은 나약해져 갔지만 그때까지 그 누구도 패망의 그림자가 하루하루 짙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과 수산업이 이제 회생불가능할 정도로 쇄약해졌다는 사실에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할 무렵.. 국제 경제 침체가 들이닥쳤고, 한 발 더 나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터지자 아이슬란드의 은행들은 공황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연일 줄지어 돈 맞기러 오던 발걸음은 뚝 끊기고 대신 출금전표를 들이미는 사람들만 늘어나니 더 이상 견딜 재간이 없었던것이지요. 당연히 국내 대출금을 환수하기 시작했지만 고정적인 직업이 없이 하루하루 오르기만 하는 주식계좌를 빨아먹으며 사치를 즐기던 국민들은 당연히 대출금을 갚을 길이 없었습니다. 영원한 꿀단지일것만 같았던 주식계좌가 깡통이 되고나자 국민들 먼저 개인 파산을 신청했고 이미 국가의 근간이 되는 산업을 폐기처분한 정부는 곧바로 국가 부도를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거품경제의 몰락이 비단 아이슬란드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국가부도의 여파는 대륙을 건너 몽골에까지 이어졌습니다. 하얀피부에 금발의 장신들이 사는 북유럽 국가와 까무잡잡하고 다부진 체구를 가진 눈 째진 사람들이 사는 몽골 사이의 쌩둥맞은 조합은 ‘염소’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몽골에서만 사육되는 특별한 염소의 털로 만든 케시미어모직을 벼락부자가 된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선호하기 시작했고, 따라서 단기간에 수요가 급증했으며, 결국 원사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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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무게의 금보다도 비싸다는 케시미어를 아이슬란드 국민들은 단체복을 맞춰입듯 대량으로 사들였고 몽골의 낙농업은 갑작스런 호황을 맞았으며 농장주들은 장미빛 낙관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농민들은 그 돈으로 게르(몽골전통주택)를 떠나 아파트로 이주했고 전통적인 이동수단인 말 대신 대형 사륜오토바이를 할부로 사서 들판을 달렸습니다. 그러나 영원할듯 했던 무역흑자는 몇 년 가지 못했고 그 최후는 다들 예상하시듯 빚더미에 올라앉는 것 뿐이었습니다. 한 나라의 산업 근간을 뒤흔들정도로 아이슬란드의 케시미어 구매력이 대단했으니 남의 돈으로 피워낸 거품더미가 얼마나 사치스러웠는지, 그리고 그들이 자신들의 불로소득으로 얼마나 향략을 즐기는데 집중했는지 가늠할 수 있을 듯합니다. 

 

아마도 아이슬란드의 국민들은 자신들의 경제력이 뛰어난 투자감각과 성실한 정보분석의 결과라고 믿고 있었을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은 시기를 잘 만나 운이 좋았을뿐 스스로의 노력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캠브리지 시험을 시작으로 이제 본격적인 연말 시험기간에 들어섰습니다. 

 

어른들이 기억하는 우리 젊은날의 연말 시험기간은 입에 맞지도 않는 쓴 커피를 홀짝거리며 단어를 외우고 하루라도 코피를 쏟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한 노력과 정성의 집합체였습니다.

 

시험기간에 TV근처에 얼씬거렸다간 부모님의 호된 불호령은 물론이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큰 형의 몽둥이 찜질을 예약해야만 하는 ‘알아서 몸조심 해야 하는’시기였지요. 다행이 엄마라는 무한지원 부대가 계셔서 온갖 심부름에, 먹거리에, 마실거리에, 짜증해소까지 다 해결할 수 있기는 했습니다만.. 돌이켜보면 참으로 죄송합니다.. ㅎㅎ

 

그런데 요즘 우리의 아이들을 보면 연말 시험기간이 되어도 그리 긴장하는 기색이 없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틀려져서 연말시험도 그렇게 스트레스가 많은 과정은 아닌가보다..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보기엔 우리 어릴때나 지금이나 External 시험이 갖는 중요성은 별반 다를게 없고 따라서 시험에 임하는 학생들의 자세 또한 다를 이유가 없을듯 합니다. 

 

그런데도 요즘 아이들은 참으로 여유롭지요.. 그리고 그 여유로움을 가장 늦은 시간까지 연장해 나가는 아이들은 흔히 말하는 ‘중상’에서 ‘상하’정도의 성적을 보이는 아이들입니다. 그들은 최상층의 성적을 가진 아이들이 진즉에 ‘초벌공부’를 끝낼때까지도 하루에 한 번씩 게임을 해야하고 최하층의 아이들이 이러다간 Fail하겠다며 기초내용만 디립다 파고 있을 무렵이 되어서야 슬슬 기지개를 켭니다.

 

이제 시험 준비 좀 해보겠다는 거지요. 이 아이들의 게으름은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Term 1 에 보았던 시험에서 내가 85%를 받았는데 뭐..’ ‘지난 mid year 시험에서 E, E, M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그 정도 나오지 않겠어?’ 하는 근거없는 자신감에 젖어있는 것입니다. 

 

마치 톱날과 같이 들쑥 날쑥한 연간 성적 가운데 가장 좋았던 부분만 기억하는 이 친구들은 자신이 이미 External 시험의 고득점을 예약해 놓은양 기고만장하고 여유만만합니다. 

 

교만의 근거인 과거의 높은 성적이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고 착각하고, 일년 중 딱 한번 느껴보았던 성취감을 자신의 탁월한 문제풀이 감각에서 비롯된 성공이었다며 으스댑니다. 

 

하지만 기실 그것은 노력보다는 행운이었고 감각보다는 우연이었습니다. 아마도 아이들이 이러한 사실을 인정할만큼 성숙하지 못해서 착각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런 미성숙한 사고의 결말은 치명적입니다. 결국엔 시간은 절대로 되 돌릴수 없는 한정된 자산이라는 사실을 뼈 아프게 절감하며 최후의 분치기, 초치기에 전력할 밖에요.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왠만한 인격의 경지에 올라서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니 어린 아이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자체적으로 평가해보라며 잣대를 쥐어 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스스로를 Iceland와 똑닮은 ‘I’s land로 치부하도록 방치해서도 안될 듯합니다. 자칫 하면 행운으로 쌓아올린 자부심마저 처절하게 무너 지는 낭패를 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External 시험을 마주한 모든 학생들에게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고 서둘러 준비를 시작해 성실히 공부에 매진하는 지혜가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김 준 원장 JMK 과학전문학원 021-314-432 jmkeduconsul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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