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당신, 초라한 나, 그리고 상처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잘난 당신, 초라한 나, 그리고 상처

0 개 1,624 김임수

‘제 주변에는 왜 이렇게 잘난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들 옆에 있으면 주눅이 들고 초라한 내 자신에게도 화가 나요!!’ 

 

독자분들의 반응은 대개 두 가지로 나뉠 것이다. 공감하거나. 뜨끔하거나. 혹시, 내가 주변 사람에게 염장질의 도화선이 된 것은 아닐까. 진심으로 반성해 볼지어다. 

 

일상을 살면서 친한 사람들과의 즐겁고 행복한 대화가 ‘자기자랑’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극단적인 허세의 자기 자랑이 아니라면 자존감을 살짝 높여주는 ‘자뻑’의 최면효과 정도는 애교로 받아줄 수 있지 않을까. 이 마저도 없다면 인간관계가 얼마나 밋밋할까.  

 

하지만, 소위 이민생활의 ‘자랑 삼종세트’(자식자랑, 남편 혹은 아내 자랑, 돈자랑)의 융단폭격과 함께 상대방을 은근히 무시하는 태도까지 곁들여지면 아무리 고매한 인격의 내공 높으신 분들도 이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자뻑’이 병적수준에 이르러 상대방의 감정을 전혀 이해하거나 공감할 수 없는 인격장애가 된 상태를 자기성애 (Narcissism)이라고 한다. 나르시지즘이란 말은 고대 그리스신화의 나르키소스에서 유래된 말인데, 외모나 능력 등에 있어서, 자신이 제일 잘났다고 여기는 증상이다. 

 

우리는 생활속에서 소위 잘난(척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앞에서 말씀드린 애교수준의 자기과시자도 있고, 세련되게 포장한 우쭐한 자기만족형도 있으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식의 병적 자기성애자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식별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인데, 당신의 몸과 마음이 본능적으로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집착적인 자기애에 사로잡혀 대화를 끊임없이 자기 의도대로 조종하여 상대방을 지배하려 한다. 그래서, 그들과 한 두시간 정도 대화를 나눈 후에는 피곤함과 불쾌함, 심지어는 분노의 감정마저 몰려오기 마련이다.  

 

자기성애자들은 공감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이다. 이 공감능력을 영어로 Empathy라고 하는데, 이것이 병적 자기 성애자를 규정하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된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겠지만, 어디 인간관계가 항상 내 마음대로 되었던가? 

 

그렇다면, 열등감과 수치심을 안고 살아가는 초라한(?) 우리들은 잘난(척 하는) 그들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자신의 감정흐름을 잘 돌이켜보고, 그들로 받는 상처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 

 

일상 생활속에 만나는 자기성애자를 세가지 유형으로 나눠 보았다. 간단하게 대응방식을 살펴보자.   

 

‘내가 다 알아’형: 이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줄 인내심과 배려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상대방의 주장을 열심히 경청은 하되 그들의 지식에서 유익한 것을 찾아 취사선택한다는 입장을 유지하자. 

 

절대로, 그들이 주도권을 쥐게 해서는 안된다.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에게 위축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공격형: 늘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며, 언어폭력도 불사하며 분노조절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맞대응을 해서는 안된다. 대화의 톤과 눈맞춤을 편안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상대방에게 내가 위협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 심리적 무장해제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냉소형: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말을 무기로 끊임없이 상대를 자극한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에게는 자기성애와 열등감이 공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는 서로의 영역(boundary)를 확인해 주고, 긍정적인 말이나 행동을 보였을 때 격려와 칭찬을 하여 보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유형 사람들과의 관계형성에서 공통된 숙제는 서로의 영역 (personal boundary)을 어떻게 존중하며 유지할 것인가, 상대방과 내가 건강하게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당신의 주장에 공감을 하지만 당신의 삶과 나의 삶은 완전히 다르며, 나는 나의 삶을 행복하고 충실하게 살고 있다’는 점을 확실하고 안전하게 전달하자. 

 

당신의 존엄성과 자존감을 지키는 사람은 바로 당신 자신이다. ‘도무지 잘 난 구석이 하나도 없더라도, 나는 존중받고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사람’임을 잊지 말자. 자신의 자존감을 키움으로써 상대방의 자기과시적 허세와 독설에 여유있게 대처해 나가자. 

 

고맙게도 초라한 우리들은 그들이 가지지 못한 바다와 같은 이해와 사랑,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김 임수  심리상담사 / T. 09 951 3789 / imsoo.kim@asianfamilyservices.nz 


5ecf8e96bfa9c0555d7b0b4a7a6f202a_1534924018_7036.jpg


65세에 회고하는 이민생활 25년

댓글 0 | 조회 6,114 | 2018.02.13
지난 1년간 뉴질랜드를 떠나서 한국에서 생활하던 A선배가 돌아왔다. 맞벌이하는 아들, 며느리 가족 곁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손주 돌보러) … 더보기

뉴질랜드 거주 동양인들의 66%가 도박자

댓글 0 | 조회 3,877 | 2020.07.15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는 보건 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NGO이며 중독과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양인들을 돕는 기관입니다. 이 번에 코로나 바이러스라… 더보기

뉴질랜드 인종차별, 그 불편한 진실

댓글 0 | 조회 3,663 | 2019.04.24
“뉴질랜드는 염 병할 인종차별 국가입니다. (New Zealand is racist as f***)”. 영화 토르(Thor)를 연출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뉴질랜… 더보기

대화할 때 시선처리 딜레마

댓글 0 | 조회 3,208 | 2018.10.25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자주 느끼는 바이지만, 엘레베이터나 공공장소에서 낯선 사람과 대면하였을때 눈을 어디에다 둬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많다. 뉴질랜드에서 하듯이 … 더보기

이민생활, 아이들도 어른만큼 힘들다

댓글 0 | 조회 2,996 | 2018.05.09
얼마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의 1.5세대 젊은 분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청소년기를 이곳에서 보낸 그들의 이민정착기(?)를 듣고 적잖이 놀랐다… 더보기

자녀들의 딜레마, 한국식? 뉴질랜드식?

댓글 0 | 조회 2,829 | 2018.05.25
우연히 대학생 딸의 문신을 본 후 충격을 받고 한달 넘게 딸과 대화를 끊고 있다는 아버지, 고등학생 아들의 책상에서 콘돔을 발견한 후 아이를 야단쳤더니 돌아오는 … 더보기

백신주사를 맞읍시다

댓글 0 | 조회 2,740 | 2022.09.20
코비드 백신과 독감 백신을 맞읍시다.

개떡같은 영어에서 찰떡같은 영어로

댓글 0 | 조회 2,640 | 2018.04.24
키위 앞에서 말문이 막힐 때 얼굴이 붉어지며 식은 땀이 나시는가? 그렇다면 여러분의 신진 대사 활동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영어로 말을 하는 것은 상당한 육체적, … 더보기

자기 연민에 빠지는 부모

댓글 0 | 조회 2,597 | 2020.12.23
과거나 지금이나 부모노릇이 힘든 건 사실이고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양육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누가 그 부모 노릇을 잘 했냐 그렇지 못했냐를 판단할 수 없는 … 더보기

코로나바이러스 불안과 공포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531 | 2020.03.24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 인류가 죽음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바이러스의 위험은 가상의 것이 아닌 엄연히 존재하는 실재의 위협이다.뉴스를 통해서 흰색 방호복을 입고… 더보기

다른 인종에 비해 9.5배 높은 동양인들의 문제 도박

댓글 0 | 조회 2,527 | 2020.08.25
도박의 해를 알리는 주간은 일년에 한번 전통적으로 9월 1일을 도박을 안하는 날로 지정하여서 이 날은 지역사회가 모여 도박의 해를 토의하고 방지하는 방법들을 알리… 더보기

델타 변이와 락다운에 대한 설문조사가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2,485 | 2021.10.13
갑작스럽게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뉴질랜드에 착륙하고 지역 감염자가 생기면서 락다운이 되었고, 그 기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우리의 삶을 또 다시 흔들고 있습니다. 많은… 더보기

소리 지르는 부모, 소리 지르는 자녀

댓글 0 | 조회 2,401 | 2020.11.24
과거에도 짜증내고 소리지르는 자녀들이 있었겠고 요즘 중 2병이라는 말도 생길 정도로 사춘기 즈음에 겪는 자녀들의 행동이나 말들을 병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게다가 … 더보기

영어가 문제인가, 태도가 문제인가

댓글 0 | 조회 2,383 | 2018.03.27
‘뉴질랜드에 오래 살고 있으니 영어는 이제 자유자재로 구사하겠네?’ 고국의 친구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이다. 그러나, 나에게 이 질문은 마치 ‘인생을 오… 더보기

카톡에 웃고, 카톡에 울고

댓글 0 | 조회 2,330 | 2018.09.25
회의를 마치고 모바일폰을 확인하니 한국의 어머님으로부터 카톡 전화가 와 있었다. 백일이 지난 증손자의 동영상도 함께 첨부되어 있었다.팔순을 훌쩍 넘기신 아버님과 … 더보기

뉴질랜드 거주 동양인들 중 우울증상이 가장 높은 한국인

댓글 0 | 조회 2,304 | 2021.08.10
지난 6월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에서 발표한 뉴질랜드 거주 동양인들의 정신건강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거주하는 동양인들의 44% 가량이 우울증상을 겪고 … 더보기

이민와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댓글 0 | 조회 2,158 | 2019.03.26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정치인 한분이 대통령 선거유세중에 사용했던 구호가 한동안 유행했던 적이 있다. ‘국민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필자에게 살림… 더보기

이민자 시선으로 본 영화 ‘기생충’, 냄새와 선을 넘는 것

댓글 0 | 조회 2,150 | 2019.06.25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보았다. 칸느영화제 최고대상을 수상해서가 아니어도 평소 봉준호 감독을 좋아하기 때문에 바쁜 한국방문 일정속에서도 시간을 내서 관람… 더보기

노년을 외롭지 않게 준비해요

댓글 0 | 조회 2,141 | 2022.09.13
노스쇼어 병원에 입원을 하면 아시안 헬스서비스에서 사회복지사분들이 방문하여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 지 살펴보러 옵니다. 몇 해전 어머니께서 입원하셨을… 더보기

증가하는 동양인들의 중독

댓글 0 | 조회 2,134 | 2023.05.10
2020년 NZ drug foundation에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41%의 성인이 가족이나 친구들이 가진 알코올 문제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으며 29%는 가족이… 더보기

싸가지없는 젊은이들 vs 경우없는 어른들

댓글 0 | 조회 2,050 | 2019.11.27
제목부터 속어를 사용해서 송구하다. 다소 자극적인 용어 선택이지만 세대간의 갈등을 부각하기 위해 이러한 제목을 붙인 것은 아님을 양해해 주시기를 바란다. 다만, … 더보기

핑크 셔츠 데이(Pink Shirt Day)

댓글 0 | 조회 2,035 | 2023.05.18
핑크 셔츠 데이(Pink Shirt Day)는 매년 5월 둘째 주 금요일에 열리는 행사로, 괴롭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친절, 공감 및 함께 포용하자라는 취지로 … 더보기

뉴질랜드, 중국, 일본에서 자란 세명의 한국 젊은이들

댓글 0 | 조회 2,027 | 2018.12.21
2018년이 저물어갑니다. 독자여러분, 한해동안 만났던 수 많은 사람들과의 사연들을 잘 정리하고, 또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쳤던 기쁨, 슬픔, 노여움, 아쉬움 등의 … 더보기

한국인 키위, 치매에 대한 인식 차이

댓글 0 | 조회 2,012 | 2018.02.28
토요일 아침, 자동차 2대를 함께 움직여야 하는 상황. 먼저 출발하기로 한 차가 틱 틱 소리를 내며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아이고!! 또 배터리 방전이다.어제 퇴… 더보기

공황장애

댓글 0 | 조회 2,003 | 2020.05.27
첫번 째 - 공황장애전쟁이나 국가 재난 수준의 엄청난 위력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뜻하지 않게 우리의 일상을 토네이도 수준으로 휩쓸면서 평상시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