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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조심..

7 7,122 NZ코리아포스트
저녁 무렵, 우리 집으로 돌아오는 길모퉁이에서 마주 오는 차가 쌍 라이트를 반짝거리자 운전을 하던 아내가 얼른 차 속도를 줄이면서 소곤거렸다.

“여보, 우리 동네 길목까지도 경찰이 잠복근무를 하고 있나봐...”

도둑이 제 발 저리다는 말처럼 속도위반을 밥 먹듯 하는 사람은 불빛만 반짝거려도 경찰이 숨어있구나 하고 덜컥 겁을 먹게 된다.

아내가 천천히 길모퉁이를 돌아서자 동네아줌마가 말을 타고 산책을 하고 있었다. 마주 오던 운전자는 우리에게 말조심하라고 신호를 보낸 것이다. 내가 산책을 할 때 만나는 그 아줌마는 항상 말을 타고 다니는데 또 한 마리의 말을 끌고 다닌다. 두 마리의 말과 다니니 서로 마주칠 때 조심을 하는데, 위험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돌발 상황이 벌어지면 두 마리 말들이 어디로 튈지 괜히 걱정이 되었다. 나는 말을 못 다루는데 혹시, 내가 말발굽에 밟히지나 않을 런지...

뉴질랜드의 시골길을 달리다보면 말이 그려있는 교통표지판을 자주 보게 된다. 언제가 오클랜드를 다녀오는데 밤에 비바람까지 몰아치니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아내보고 속도를 줄이라고 말해도 아내는 평상시처럼 싱싱 달렸다. 언덕길을 돌아서자 앞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완전서행을 하고 있었다. 아내가 당황하며 끼익~ 속도를 줄이는데 검은 소 한마리가 도로에 튀어 나와 있었다. 운전에 능숙한 앞차가 있었기에 천만 다행이지 정말 큰일 날 번 한 일이었다.

자동차만 타면 싱싱 달리는 아내에게 나는 항상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웬만하면 운전할 때는 입 좀 다물고 운전하고, 특히 동네에서는 말조심을 하라고...

시내에서 가게를 하는 안젤리나가 아내에게 일 할 사람을 구해 달라 하여 아내는 평소 알고지내는 제시카를 소개시켜주었다. 어느 날 집에 돌아온 아내가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여보, 제시카가 그러는데 가게에 새로 온 매니저가 좀 그렇대~ 안젤리나에게 이 말을 해 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안젤리나하고 친하니 참고하라는 뜻에서 비슷한 말을 해주는 것도 괜찮지...만, 그러나 말 빨도 센 안젤리나가 돌발 상황을 만들 수 있으니 아내에게 함구하라고 했는데 괜히 걱정이 되었다. 아내가 근지러운 입을 언제까지 참아낼 수 있을지...

며칠 후 안젤리나에게 전화가 왔고 아내는 긴 통화를 하였다. 그리고 또 며칠 후 아내가 한숨을 푹푹 내쉬면서 집에 돌아왔다. 아내는 갑자기 주먹을 불끈 쥐고 가슴팍을 팍팍 후려치면서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다.’라고 소리를 질렀다.

가게 매니저가 아내를 찾아왔다고 한다. 안젤리나는 아내가 한 말을 매니저 부인에게 다 이야기했고 부인은 밤새 울었다고 한다.

“제가 자식 둘 데리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여기까지 와서 일하고 있는데 어찌 어린 제시카 말만 듣고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으신지... 저를 잘 알지도 못하시면서...”

점잖게 말하는 매니저의 말을 듣는 아내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한다. 쥐도 다 들었을 텐데 쥐구멍엔들 들어오게 하겠는가,

그러게 내가 말조심하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쯧쯔, 어디 사람이 없는 밀림 속에 들어가서 살던지 해야지 원, 아내는 큰 실수를 했다며 반성하는 빛이 역력했다. 매니저가 말해줬기에 아내는 반성을 할 수 있었고 안젤리나 또한 마찬가지였으리라.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함구한다는 것은 누구나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특히 걱정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정말 걱정이 된다면 좀 더 살펴보면 되는데 그것은 귀찮고... 귀찮다면 그냥 입 닫으면 되는데, 좌우간 그게 여간 힘든 게 아닌가 보다.

뉴질랜드에 살아가면서 말들은 조심하여야한다. 길모퉁이에서 튀어나오는 말이든,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이든... 이 말이든 저 말이든 다 조심하여야 한다. 말조심을 하지 않으면 언제 몸과 마음에 상처가 날지 정말 모를 일이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쌔엠
정말 좋은 동내 사시내요.

저 같으면 접촉 사고도 마다지 않겠습니다.

부숴져 가루가 될지언정 ..

그림만 사실이라면.

^^
왕하지
쌔엠님이 첫번째 댓글을 주셨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얼마 전 스카이 티브이에서 호주란 영화가 방영됐는데

소 발굽에 밟혀 죽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조심하세요. ㅎㅎ
sue
이번에도 역시 좋은글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셨네요.

이민생활에서 조심하고 살아야할것들이 많고 도 많지만

특히나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할것이 말조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그만 모임에서조차 생각없이 한말이나 별뜻없이 건넨말이

나중에는 커다란 바위덩이가 되어 굴러떨어지니 말입니다.

서로에게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마음 아플말은 하지 않는게 좋겠지요.

다음에도 재미있고 좋은글 기대합니다
왕하지
sue님 이번에도 좋은 댓글을 주셨군요.

그 커다란 바위덩이 밑에 깔리게 되면

말발굽에 밟히는 것보다 훨신 더 아프겠군요. ㅎㅎ

그러니 길모퉁이에서 튀어나오는 말보다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을 더 조심해야겠어요.
쌔엠
작품 전시회에 누가될까 이리로 옮겨 적습니다.

타우랑가에서 전시회 하실때 저의 집에서 머무시면 안될까요?

삼합과 해삼짜장 같은게 보기보다 요리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왕하지
타우랑가 전시회는 나중에 한다했는데 나중이란 말이 강력하지 않았나보군요.

그림이라는 전사들을 이끌고 워커웍스를 거쳐

오레와를 돌아 오클랜드까지 입성하는데는

아마 1~2년이 걸리지 않겠습니까,

 

전사들 훈련시키는 기간도 상당히 필요하고...

그 후 해밀턴, 로토루아와 타우랑가까지 진격하려면 족히 2~3년...

그러니 해삼짜장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삼합은 오래될수록 진국이지만 짜장은 불면 끝장입니다.



부디 걱정 놓으시고 편히 지내소서...

혹여 해삼을 잡으시걸랑 삶아서 잘 말려 놓으세요.

삶아서 말리는게 맞나요?

정말 감사합니다.
쌔엠
제가 너무 단순 해서 맨날 아내에게 줘터지면서도 또 실수를 했습니다.

그런 저런 사정을 살피고 재고 확인하고 해야 하는데 이미 동내에 입고랑을

푼지 오래되었습니다. 나야 그렇지만  우리 하지님 오시는 날만 기다리는

동내 아낙들은 또 어쪈데요?? 그래서 하지님의 말조심을 들었어야 하는데..

궁하지만 군사 훈련 중이이라 하면 아줌마들은 생소해서 넘어가 주실줄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빠른 시간내에 좋은 군사들과 함께 오세요.

해삼보다 동내 아낙들이 먼져 말를것 같아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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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5,235 | 201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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