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물보다 진하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피는 물보다 진하다

0 개 1,793 한일수

얼어붙은 한반도에 봄은 찾아오는가?  

수천 년 동안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우리의 국토인데 왜 금단의 땅이 되어 ……


68762bce35e36c6ee53b3c6300f78fa6_1525818369_7758.jpg

  

2016년 11월16일에 오클랜드의 노스 하버 스타디움(North Harbour Stadium)에서 열렸던 U-17 소녀 축구 월드컵 결승전에서 북한과 미국 팀이 겨루게 되었다. 미국 팀은 한국 팀 의 4강 진출을 무너뜨린 강팀이었다. 이러한 미국 팀이 결승전에서 다시 한민족 팀인 북한 팀과 우승컵을 쟁취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다른 유럽 팀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미국 팀은 흑백 혼혈뿐만 아니라 온갖 인종들이 섞인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따라서 그때 결승전은 인구 2천 5백만의 가난한 나라 북한 팀과 3억 2천 6백만 인구에 세계 최강국임을 자랑하는 미국 팀과의 경쟁이었다. 

 

또한 한민족의 일부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북한 팀과 세계 여러 민족이 혼합되어 살고 있는 미국의 국민을 대표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팀과의 경쟁이었다. 미국은 물론 서구 문화권 국민들의 자존심이 걸린 이벤트가 되었다.

 

결승전에 앞서 3, 4위를 가리는 독일과 영국의 경기가 펼쳐졌던 관계로 경기장은 온통 유럽계 키위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한국 사람들은 거의 눈에 띄질 않았다. 

 

개별적으로 입장한 일부 한인들이 있었겠지만 키위들 틈에 끼어 묻혀버렸다. 전날 저녁 언론 인터뷰가 간단히 있었고 응원 때는 ‘KOREA’를 연호했으면 좋겠다는 동의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당일 분위기는 응원이 이루어질 태세가 되지 못했다. 당시는 이명박 정부 첫해로 남북 관계가 껄끄러웠던 때였고 따라서 한인회나 체육회 차원의 단체 행동도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2분 만에 어이없이 선취골을 내어주고 말았다. 그러나 북한 선수들의 기량은 미국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았고 체력도 마찬가지였다. 볼 장악력이라든지 공격횟수, 슈팅 횟수 등 게임 내용도 우수했다. 물론 미국 팀도 결승에 진출한 팀답게 훌륭한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1:0 으로 리드를 당한 채 후반전에 들어가 소나기처럼 밀어붙이는 공격의 우수성을 발휘했으나 운명의 여신은 북한 편이 아닌 듯했다. 후반 30분이 지나고 불안감이 엄습해갈 무렵 어시스트와 타이밍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동점 골을 얻어냈다. 

 

관람객석에서는 키위들이 ‘코리아’를 연호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어 연장전 전반에서도 승부를 기리지 못하고 숨 가쁘게 공방이 계속되던 후반 끝 무렵 월드컵 대회를 마무리하는 북한 선수의 볼이 골인 되자 장내는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돌면서 환호하는 관람객들에게 하이 파이브(Hi Five)로 답례했다. 소녀들은 틀림없는 배달겨레의 딸들이었다. 앳된 표정, 기쁨의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 부드러운 손에서 감촉되는 한민족의 전류가 온 몸속에 퍼져나갔다. 

 

우승을 마무리 짓는 순간 ‘KOREA’를 연호하는 함성이 장내를 흔들고 우승 세리머니(Ceremony)를 할 때 ‘아리랑’노래 가락이 울려 퍼졌으면 얼마나 감격적이었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과 같은 남북 화해 무드가 진행될 때였더라면 주관 기관이 있어 응원을 조직화하고 짜임새 있게 준비를 해 민족적 동질감을 성취하고 더욱 뜻있는 계기로 활용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Blood is thicker than water)”고 했다. 인간관계에서 핏줄을 나누지 않은 사람보다는 같은 핏줄로 이어진 사람에게 더 끌리고 정이 가게 마련이라는 뜻이다. 인간사회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같은 혈연끼리의 유대감을 말함이다. 

 

사람은 물론 동물들도 자기 피붙이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애정을 쏟는 것이 창조주의 섭리이다. 얼굴이나 모습이 닮았고 하는 행동도 닮아 가는데 사랑하지 않을 부모형제가 있겠는가? 이를 범위를 넓혀보면 한민족은 수천 년 동안 한 핏줄로 이어져 내려오면서 고유한 언어와 문화공동체를 이루어 단일 민족 국가를 형성해왔다. 그리고 572년 동안 고유 문자인 한글을 사용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과 같이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이 모여 한 나라를 형성한 것과는 다르다. 20 세기에 들어 불행히도 일본에 의해 나라를 잃게 되고 8.15 해방을 맞이했지만 강대국의 탁상 흥정에 의해 다시 남과 북으로 갈리어 단일민족, 두 개의 국가를 형성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동족상잔(同族相殘)으로 전 한반도가 초토화 되는 비극을 겪고 배타적인 관계를 유지해오면서 다시 70 여 년이 흘렀다.

 

얼어붙은 한반도에 봄은 찾아오는가? 

 

얼음이 녹아야 봄이 오는 법인데 70년이 넘게 얼어붙은 땅에 당장 봄이 오기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굳은 얼음이 금방 녹아내릴 거라고 섣불리 단정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씩 단계적으로 실천해나갈 일이다. 

 

우선 인적교류, 문화교류, 경제교류로 물고를 튼 다음 통일을 향해 서 전진해나가야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친 만찬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북한을 통해서 백두산을 올라보고 싶다고 제안했다. 히말라 야(Himalaya)를 등반한 문대통령으로서는 남북 교류의 첫 단추를 낀다는 의미에서라도 북한을 통해 백두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수천 년 동안 우리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우리의 국토인데 왜 남과 북은 서로 금단(禁斷)의 땅이 되었는가? 

 

한-중 국교가 수립되고 나서 1993년 학회 참석차 중국을 방문하고 백두산을 등정한 일이 있었다. 백두산 천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인천 공항에서부터 비행기, 자동차, 비행기, 기차, 일반 자동차, 4륜구동형 승용차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번갈아 타며 교통 시간만 약 20 시간이 소요되는 대장정을 거쳐야 그나마 중국 측 천지에 이를 수 있었다. 민족의 영산(靈山)이 바로 저기인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873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고독을 사랑하는 남자

댓글 0 | 조회 287 | 2024.03.12
반대편에 위치한 뉴질랜드로 이주해 살면서 흔히 부딪히는 말이 ‘고독’ 과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두 단어의 의미가 비슷하면서도 틀린 것 같아 망설이게 된다… 더보기

씨줄과 날줄

댓글 0 | 조회 388 | 2024.02.13
한국에 있을 때 읽었던 한 인용문을 떠올려본다. “하느님이 인간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려고 모든 사람들에게 실오라기 하나씩을 내려 보냈다. 사람들은 각자 실오라기를 … 더보기

청용(靑龍)의 해에 용꿈을 꾸세요

댓글 0 | 조회 401 | 2024.01.16
우리 한민족의 삶 속에는 언제든지 용이 있다. 용은 상상속의 동물이나 못이나 강, 바다와 같은 물속에서 살며, 비나 바람을 일으키거나 몰고 다닌다고 여겨져 왔다.… 더보기

유아의 기억력

댓글 0 | 조회 601 | 2023.12.13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각종 파티가 연달아 개최되고 있다. 이민 초기부터 키위성당 모임을 통해서 친분을 쌓게 된 키위 한분은 데어리 플랫(Dairy Flat) 지역… 더보기

한글을 사랑해

댓글 0 | 조회 453 | 2023.11.14
“일본인들은 4-5세기에 한반도 남해안에 작은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다. 1640년대에 한국은 중국 청나라 왕조의 속국이 되었다”라고 외국 교과서에 실려 있다고 한… 더보기

한민족의 미래

댓글 0 | 조회 544 | 2023.10.10
한민족은 한반도와 해외 여러 지역에 살면서 한인(Korean)으로서의 공통적 혈통과 문화를 공유(共有)하거나 공유한다고 생각하는 아시아 계 민족으로 정의하고 있다… 더보기

갯벌의 저주(詛呪)

댓글 0 | 조회 792 | 2023.09.12
갯벌은 살아 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숲의 10배, 농경지의 100배에 달한다고 한다. 육지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해서 바다가… 더보기

멜랑콜리한 겨울 장마철

댓글 0 | 조회 920 | 2023.08.09
장마철이 계속되다 보니 대외활동이 제한되고 찾아 갈 곳도 또한 찾아 올 사람도 마땅치 않아 할 일 없이 집에만 있게 되는 날이 많아지게 되는 요즈음이다. 그러다 … 더보기

흔들다리 효과

댓글 0 | 조회 597 | 2023.07.11
이민 와서 초창기에 ‘오클랜드 내춰럴 히스토리 클럽(Auckland Natural History Club)’ 이라는 자연 탐사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한 적이 있다.… 더보기

줌바 댄스와 함께

댓글 0 | 조회 811 | 2023.06.13
시간 속에서 존재하다가 사라진 무용은 그 흔적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다만 원시인들이 동굴 벽화 속에 묘사한 모습들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원시인들은 자… 더보기

주간 활동 보고서

댓글 0 | 조회 940 | 2023.05.10
논어의 첫 구절인 학이편(學而編)에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說은 悅과 같은 ‘기쁠 열’의 뜻이다. 그리고 “유붕이 … 더보기

이민, 재 이민, 역 이민, 역역 이민

댓글 0 | 조회 2,226 | 2023.04.12
뉴질랜드에서 투자이민법이 발효되자 1989년부터 한국에서 이민 유입이 활발해지고 이어서 일반이민법이 발효되면서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한인 사회가 성장물결을 타… 더보기

신 노인시대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

댓글 0 | 조회 1,676 | 2023.03.15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는 한번뿐인 인생을… 더보기

고향의 봄

댓글 0 | 조회 811 | 2023.02.15
한반도에서 태어나 수 십 년을 살다가 반대편인 뉴질랜드에 와서 살다보니 십 수 년이 흐른 지금에도 계절에 대한 감각은 적응이 잘 안 되고 있다. 한반도는 사계절의… 더보기

인생을 재충전해서 새해맞이

댓글 0 | 조회 782 | 2023.01.18
일 년을 보내고 새로운 일 년을 맞이할 때마다 지난해는 어떤 일을 해왔던가, 새해는 어떤 각오로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제행무… 더보기

레이디 해밀턴

댓글 0 | 조회 1,280 | 2022.12.07
인물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그러한 인물들이 만들어낸 결과의 축적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20세기 세계를 지배한 대영제국의 근대사에서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더보기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할 지어다

댓글 0 | 조회 1,283 | 2022.11.09
“조선 시대에 어느 임금이 제일 공처가인 신하를 선발해서 상을 주기로 했다. 선발 대회를 하는데 운동장에 장대를 동과 서에 세워 놓고 자기가 제일 공처가라고 생각… 더보기

바다 물속을 맨발로 걸었더니…… (2)

댓글 0 | 조회 1,054 | 2022.10.11
바다는 지구상에서 최초로 생명체가 탄생한 곳이며 플랑크톤, 해조류, 어류, 포유류, 파충류, 갑각류 등 약 33만 종이 살고 있다. 또한 지구표면의 71%를 차지… 더보기

바다 물속을 맨발로 걸었더니…… (1)

댓글 0 | 조회 1,024 | 2022.09.13
세상살이를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손해를 보거나 불편을 겪는 일이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마련이다. 2020년 초부터 우리의 생존을 위험 속에 몰아넣고 생활환경을 바… 더보기

변화에 대응하고 변신하기

댓글 0 | 조회 741 | 2022.08.09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류사회가 변화의 물결에 휘말려 흘러가고 있는 와중에 21세기 들어 20년이 흐른 2020년 초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 팬데믹(Pendem… 더보기

고생 총량의 법칙

댓글 0 | 조회 1,422 | 2022.07.12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고생 없이 행복한 생활만을 영위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감당할만한 고생은 그 총량이 정해져 있다. 물론 사람에 따… 더보기

한-뉴 수교 60주년 기념

댓글 0 | 조회 878 | 2022.06.14
우리는 60주년이 내포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며 살아 왔다. 나이 60이 되면 환갑(還甲)이라 하여 오래 산 것을 기념하는 특별한 축하행사를 벌여왔다. 유교문화권… 더보기

5월이 오면

댓글 0 | 조회 803 | 2022.05.10
계절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 질 수 밖에 없는 뉴질랜드 생활이다. 이민을 떠나 온지도 벌써 27년차인데 아직도 이곳의 계절은 종잡을 수 가 없다. 4계절이 뚜렷하지… 더보기

100년은 지나야 뿌리 깊은 나무가 된다

댓글 0 | 조회 912 | 2022.04.12
1976년 발표된 알렉스 헤일리의 소설 ‘뿌리’는 드라마로도 전 세계인들에게 방영된 바 있는데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1767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노예로 팔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