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대로 살아가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생긴대로 살아가기

0 개 1,350 김임수

 22f89f65b8aaa5af09b2b34550143b21_1517370323_0094.jpg

 

휴가기간중 가족들과 함께 영화 ‘The greatest showman’을 관람했다. 전설적인 엔터테이너 P.T. Barnum이 만든 Barnum & Bailey 서커스와 그의 자전적 삶을 소재로 만든 헐리우드 뮤지컬영화이다.  관람 후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누게 되었는데, 아들은 주인공의 일생을 너무 미화한 것 (원래 Barnum은 희대의 사기꾼이었다나…)을, 아내는 뮤지컬 음악이 어디서 많이 들은 듯 하여 독창성이 부족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나는 자신들의 희귀한 모습 (왜소증, 거인증, 샴 쌍동이 등등)으로 인해 사회로부터 차별과 멸시를 받으며 살아왔던 사람들에 대한 감정을 얘기했다. Barnum이 숨어 있던 그들을 설득하여 무대에 세우는 장면이 감동적이다.‘당신들은 특별한 존재들입니다! 사람들이 당신들에게 갈채를 보낼 것입니다’. 

 

서커스 단원 중 유독 나의 눈을 끄는 사람이 있었다. 발군의 가창력을 소유한 수염이 덥수룩한 여성 (Bearded Lady). (이 역을 맡은 Keala Settle은 마오리 피가 흐르는 미국 배우인데, 그녀가 부른 This is Me는 2018년 골든글로브 주제가 상을 받았다) 오랜세월 남자에게 허락된 권위의 상징인 수염이 여성에게 났으니, 일반 사람들에게는 분명 진귀한 구경거리임에 틀림없다.  이 자리에서 성차별의 역사를 논하고 싶지는 않지만, 수염이 남성우월주의와 마초문화의 상징이 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아닐까. 

 

어줍잖은 수염의 역사적 문화적 고찰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2018년 들어 내가 수염을 기르게 된 계기를 말씀드리고자 한다. 새해에 새 마음으로 산뜻하게 시작을 하고 싶은 마음에 미장원에 들려 이발을 하게 되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헤어드레서분과 함께 자연스럽게 나의 탈모의 진행속도에 대해 얘기를 나눴는데, 그분 왈, 머리 숱이 없어지면, 소위 ‘빡빡머리’도 괜찮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지는 않을까요?’걱정을 했더니, 사람들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익숙해 진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생소하다가도 그 사람의 얼굴에 집중되어 점점 멋있어진다나! (원판불변의 원칙으로 인하여 저에게는 효과가 없을 것 같습니다….) 대머리 심리학이라고나 할까. 그분의 역발상적 식견에 감탄은 했으되, 아직은 그런 용기가 나지 않는다. 현재 나의 모발분포 상태로 보아 앞으로 5-6년은 족히 버틸 수 있다고 위로를 건네니, 발등에 떨어진 불은 아닌 셈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없으면 잇몸’, 수염을 기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야무진 바램은 사람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수염으로 돌리고, 푸근한 아저씨 인상으로 변신을 하는 것이다. 물론, 의도와는 달리 재앙적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지만….. 집에 와서 아내에게 의견을 물으니 ‘네 맘대로 하세요’. 

 

일주일 면도를 안하고 수염을 기르다 보니 답답하고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수염기르기를 전폭 지지하는 아들이 조언하기를 초기 1-2개월은 ‘Beard Oil’ 바르며 관리를 해 줘야 한단다. ‘빛나리 집안’의 내력을 익히 알고 있는 아들이 호기있게 선언한다. 자신도 중년이 되어 머리카락이 빠지게 되면 머리를 깨끗이 밀고 수염을 기르겠다고. 빛나리 DNA를 물려준 아빠의 죄스런 마음을 헤아린 것일까, 아들의 통큰 선언에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이렇게 듬직한 아들이라니! 아들에게 말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 집 가훈은 ‘생긴대로 살자’라고.  

 

생긴대로 살아간다는 것.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 나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내 생긴대로 살아가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들아! 고맙고, 자랑스럽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너 생긴 그대로, 자신의 분수대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아가기를 바란다. 살다보면, 내 자신이 미워지는 순간도 있을거야. 그러면, 잠시 물러서서 너의 이쁜 구석을 살펴보렴. 그래도 찾기 힘들면, 네 주변의 사람들에게 물어보렴. Barnum이 서커스단원들의 내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였듯이 말이야. 분명 너의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이해해 주는 사람이 꼭 있을 것이다. 왠지 아니? 너도 다른 사람의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해 주는 사람이기 때문이야!’ 

 

※ 김 임수  심리상담사 / T. 09 951 3789 / imsoo.kim@asianfamilyservices.nz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393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우선순위가 있는 삶

댓글 0 | 조회 389 | 2024.03.13
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 갈등할 수 있지만 그래도 나의 우선 순위를 생각해보면서 더 중요한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더보기

자신을 위한 용서

댓글 0 | 조회 236 | 2024.02.14
요즘 SNS를 통해 보여지는 개개인이나 가정들은 늘 행복하고 부족함없고 삶을 즐기고 풍요롭고 사랑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과거보다 더 풍족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정… 더보기

디지털 시대의 온라인과 전화상담

댓글 0 | 조회 300 | 2023.12.13
기술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고, 대면을 통해서가 아니라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해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방법이 희망적이고 편리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더보기

동양인들을 위한 NGO의 행사에 동참해야 하는 이유

댓글 0 | 조회 616 | 2023.10.10
정부에서는 많은 비영리 법인들을 지원하고 있는 데 그 동안 동양인 커뮤니티들을 위한 지원들은 다른 인종그룹들에 비해 저조했었고 미비했었습니다. 그리고 정부에서 지… 더보기

정신건강 인식 주간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댓글 0 | 조회 541 | 2023.09.18
정신건강 인식 주간은 뉴질랜드인들이 자신의 웰빙을 증진하고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마다 시행되는 캠페인이다. 1993년 많은 사람들이 정… 더보기

도박장에서도 도박자를 보호해야 한다

댓글 0 | 조회 698 | 2023.09.12
9월 4일자 뉴스에서 스카이 시티가 카지노 라이센스를 특정 기간동안 사용할 수 없을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많은 분들이 카지노에 Host responsibil… 더보기

뇌과학이 알려주는 중독 (알코올, 마약, 도박 그리고 게임)의 이유

댓글 0 | 조회 981 | 2023.08.08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고 의지가 약하다거나 정신차리지 못한 한심한 실패자로 보고 있는 경향이 있는데, 뇌과학자들은 중독을 뇌의 보상체계에 이상이 생… 더보기

도박 장애

댓글 0 | 조회 875 | 2023.07.11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5th edition은 정신질환과 관련된 정의 및 증상을… 더보기

ProCare와 Asian Family Services의 공식적인 파트너쉽

댓글 0 | 조회 799 | 2023.06.13
의료 공급업체인 ProCare와 아시아 건강 및 커뮤니티 기관인 Asian Family Services는 아시아 커뮤니티의 웰빙 향상을 위한 상호간의 전략적 목표… 더보기

핑크 셔츠 데이(Pink Shirt Day)

댓글 0 | 조회 2,036 | 2023.05.18
핑크 셔츠 데이(Pink Shirt Day)는 매년 5월 둘째 주 금요일에 열리는 행사로, 괴롭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친절, 공감 및 함께 포용하자라는 취지로 … 더보기

증가하는 동양인들의 중독

댓글 0 | 조회 2,135 | 2023.05.10
2020년 NZ drug foundation에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41%의 성인이 가족이나 친구들이 가진 알코올 문제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으며 29%는 가족이… 더보기

자녀들의 문제로 고민하세요?

댓글 0 | 조회 1,334 | 2023.03.15
- 학부모 지원 그룹과 도박의 종류아시안 패밀리 서비스의 무료 상담의 대상은 도박자나 도박자의 가족들 그리고 도박자가 주변인으로 있는 분들입니다. 보건복지부에서 … 더보기

도박의 해와 아동 학대

댓글 0 | 조회 738 | 2023.02.15
뉴질랜드에서 일어나는 가정 폭력은 2019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142,504 가정에서 그리고 2021년 6월 부터 2022년 6월까지는 175,573 … 더보기

문교부에서 지원하는 무료 Parenting 프로그램

댓글 0 | 조회 1,127 | 2023.01.17
대상: 3살에서 8살 사이의 자녀들을 가진 부모날짜: 2월 10일 금요일부터 15주간 매주 금요일시간: 오전 10시에서 12시 30분장소: 15회 중 3번은 Gr… 더보기

FIFA 월드컵, 스포츠 도박 그리고 웰빙

댓글 0 | 조회 746 | 2022.12.07
2002년도의 국민적 대 단합의 월드컵을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일 거라 생각됩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많은 국민들이 모여서 한국 팀을 응원하는 영상들을 보게… 더보기

아폴로 메디컬 센터의 HIP건강증진 상담 안내

댓글 0 | 조회 1,408 | 2022.11.08
HIP은 Health Improvement practitioner의 줄임말로 등록된 메디컬 센터에서 General Practitioner(GP)를 만난 후 HIP… 더보기

도박 피해 인식 주간

댓글 0 | 조회 672 | 2022.10.12
2005 년부터 9 월 첫 주에는 도박 피해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를 포함한 많은 기관들이 참여해 왔습니다. 올해는 9 월… 더보기

2022년 뉴질랜드 거주 동양인들의 온라인 도박에 대한 보고서

댓글 0 | 조회 894 | 2022.10.11
2022 년 뉴질랜드 거주 동양인들의 온라인 도박에 관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지난 12 개월 동안 동양인들의 84.6 %가 온라인 도박이나 게임에 참여했습니다.온… 더보기

뉴질랜드 유학생의 웰빙을 위한 지원: Vikram Selvaraj의 호소

댓글 0 | 조회 1,762 | 2022.09.26
Vikram Selvaraj공부하면서, 뉴질랜드 인으로서의 발판을 찾고, 뉴질랜드 유학생 협회 (NZISA)의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분주히 하느라 여가 시간이별로 … 더보기

도박 피해 인식 주간

댓글 0 | 조회 1,538 | 2022.09.26
2005 년부터 9 월 첫 주에는 도박 피해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를 포함한 많은 기관들이 참여해 왔습니다. 올해는 9 월… 더보기

백신주사를 맞읍시다

댓글 0 | 조회 2,740 | 2022.09.20
코비드 백신과 독감 백신을 맞읍시다.

노년을 외롭지 않게 준비해요

댓글 0 | 조회 2,141 | 2022.09.13
노스쇼어 병원에 입원을 하면 아시안 헬스서비스에서 사회복지사분들이 방문하여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 지 살펴보러 옵니다. 몇 해전 어머니께서 입원하셨을… 더보기

도박중독으로부터 벗어나는 길

댓글 0 | 조회 1,693 | 2022.08.30
남편은 밥을 먹을 때에도 항상 휴대폰을 하고 있으면서 아이들이나 나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예전에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특히 아이들에게 더… 더보기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 상담사와의 부모모임

댓글 0 | 조회 926 | 2022.08.09
그 전 칼럼에서 소개했던 IYP프로그램에 대해 많은 분들의 문의가 있었고 많은 부모들께서 자녀들을 양육하는 데 있어서 고민하고 더 나은 방법들을 찾아보고 노력해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