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개
10,703
28/07/2010. 09:43 NZ코리아포스트 (222.♡.240.239)
왕하지의 볼멘소리
뉴질랜드에서 자라는 아이가 한국에서 자라는 아이보다 덜 똑똑하다고 걱정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가 아이를 키워야 되나 고민해오던 강사장에게 이번에는 더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형님, 딸애한테 좀 뭐라고 야단쳤더니 나를 똑바로 쳐다보더군요. 화가 나서 손가락질을 해대며 혼냈더니... 글쎄, 손가락질을 했다고 울고불고 난리를 피우네요. 어린학생이 벌써부터 아빠에게 대들고 이거 정말 큰일 났어요. 어찌해야 되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라나요?”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지, 미국으로 이민 갔던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아이가 중학생 이었다지, 어느 날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엄청 맞고 왔는데 맞은 이유가 선생님을 똑바로 쳐다봤다는 거야, 아이는 왜 맞는지 이유를 몰라 울면서 선생님을 쳐다보는데 선생님은 끝까지 대든다고 개 패듯이 팼다네. 쳐다본다고 대드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래도 패면 되겠어? 학생부모도 그래, 미리 좀 가르쳐주지, 한국은 선생님이 말할 때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야 안 얻어터진다고 말이야, 결국 그 가족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어. 강사장도 한국가면 다시 돌아오게 될 거야, 아기 때부터 이민 온 딸의 정서는 한국애가 아니고 키위란 말이야, 그러니 어쩌겠어,”
“형님, 그래도 우리 애들은 한국토종여요. 완전토종~”
혼혈인 우리 손자를 빗대서 토종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좋은 버릇은 아닌데...
“겉만 그렇지, 속은 달라. 늑대소년 이야기도 몰라? 아기 때부터 늑대가 키워서 늑대소년이 됐대. 이제 세계 각국에서 늑대소년 같은 현상이 부지기수로 나타 날거야. 아우~~~ 아우~~~ 하고 울어 대면서. 늑대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알려줄게, 개도 원래 늑대였대. 옛날에 나무꾼이 산에서 늑대새끼들을 발견하고 새끼 한 마리를 데려다가 집에서 키웠는데 처음에는 엄청 사나웠대. 그래도 사람들이 사랑해 주니까 지금처럼 착한 개가 된 거지, 그 후부터 늑대들이 밤만 되면 나무꾼이 데려간 동생이 보고 싶어 산꼭대기에 올라가 마을을 향해 아우를 불러 댄다내. 아우~~~아우~~~”
“형! 님, 마을에 있는 개는 또 늑대 형이 보고 싶어 산을 향해 형! 형! 형! 하고 짖어대고요,”
“아니, 아우~~~님이 그걸 어떻게 알았어?”
“아, 전에 형님이 얘기 해 줬잖아요. 개도 그렇게 토종형인 늑대를 보고 싶어 짖어대는데 하물며 인간이 뉴질랜드에 산다고 한국토종을 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요~”
또 토종얘기...
언젠가 스티브하고 우리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스티브는 우리 아들이 군복무를 마치고 와서 영주권 신청을 할 때 레터를 써 준 적이 있는데 아주 정성껏 써주면서 아들에게 말했다.
“내가 너는 잘 모르는데 너의 아빠는 정말 참 좋은 사람이다. 나는 너도 아빠 같은 사람일 거라고 확신하여 레터를 써주는 것이다.”
스티브 나이는 나와 아들 나이의 중간정도 되는데 뭐, 이 나라 식으로 살다보니 나도 친구고 아들도 친구가 되어버린 셈이다.
그 날 스티브는 술을 마시면서 밖으로 들랑날랑 거리며 아들과 같이 담배를 피워대는데 밖이 비바람이 몰아치고 얼마나 추운지 아내가 식당에서 창문 열어놓고 담배를 피우라고 재떨이를 갖다 주었다. 그런데 스티브가 내 앞에서 아들에게 담배를 권하는 것이 아닌가, 아들이 당황하면서 아빠 앞에서는 담배를 안 피운다고 거절하자 스티브는 재차 담배를 권하였다. 아들이 한국문화 이야기를 해주자 스티브가 나를 째려보며 물었다.
“네 아들도 여기서 담배 피워도 되지?”
나 원 참, 별 희한한 질문을 다 받고... 내가 단호하게 노! 라고 말하자 스티브가 화를 내면서 말했다.
“너 이제 보니 나쁜 놈이네~ 뉴질랜드에 살면 키위이고 가족끼리 같이 담배를 피우는데, 너는 여기서 담배피고 아들은 추운 밖에서 비 맞으며 담배를 피우란 말이냐? 야~ 너 정말 나쁜 놈이다~”
그 날 밤 스티브에게 얼마나 면박을 받았는지 열불이 나서 강사장에게 전화를 하였다.
“강사장 우리 비행기 표 예약하자고~ 한국으로 돌아가야지 안 되겠어~ 아들하고 맞담배질 하며 살수는 없잖아~ 제길!”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요즘 한국안에서도 완전 개판인데,, 맞담배때문에 한국돌아간다? ㅋ 손주랑 맞담배 할지도 몰라요 ㅋㅋ 교육이 전부가 아니죠. 그렇다고 안하면 안되지만, 자녀들이 불쌍하지 않으세요? 같은 키위학교에서 다니는데 단지 한국인 이라는 이유에 더 공부해야하고 언제나 최고가 되어야한다는 강박감에사는,, 제가 생각할 때, 아이들이 좋아하고 할 수 있는 것을 권하게는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로 한 나무를 키운다고 생각하세요, 어떤 나무는 감나무가 되고 배나무가 되고,, 부모로서 역활이 무럭무럭잘 자라도록 거름 주고 잘못된길로 안가도록 잔가지를 쳐주는것이 현명하지 않을까요? 너무 많은 거름으로 나무가 썩게될지도 모른답니다. 언젠가 열매가 맺혔을 때, 각각 다른 가치를 할 수도 있지만, 그 과실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질 수 있답니다 ^ ^
항상 그림도 너무 잘그리시고 글도 너무 재밋습니다. 항상 잘 읽고있네요..... 손자침대글이며, 말그려준 글, 와이프분 그림글,빵구난 양말 글....등등...엄청 생각나는 글이많은데.. 하여튼 항상 재밋게 읽고 가는 독자입니다. 뉴질랜드의 삶을 잘 표현한것 같아 더 공감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전그래도 아직은 한국으로돌아갈맘은 없는데요 ㅎㅎㅎ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
모두 맞는 말씀입니다. 뉴질랜드의 좋은 점, 한국의 좋은 점만을 품고 살수는 없는일이고... 요즘도 우리 손자가 "하지~ 너 나랑같이 축구하자~" 이렇게 말하는데 나중에 커서 "하지 너 나랑같이 담배피우자~" 이럴지도 모를일, 으으으... 그나저나 많은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시는데 너무 감사해서 칼럼은 계속 써야할 것 같아 한국은 못 가겠군요. ㅎㅎ
댓글의 대부분이 필자님의 해학을 충분히 이해못하시고 정말 한국으로 돌아갈 마음이 계신 걸로 착각해서 제법 '조언'까지 하시는데도 그걸 기분 나쁘게 읽지 않으시고 그냥 ㅎㅎ 하실 수 있는 것이 참 부럽습니다. 저 역시 그림과 함께 글쓰는 걸 좋아하는데요... 이거 열등감 생겨서 더이상 계속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글의 깊은 뜻을 이해못하시는 일부 독자들까지도 포용하는 인격은 정말 배우고 싶습니다... 인연이 되면 우연이라도 만날 것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