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변하는 사람의 뇌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끊임없이 변하는 사람의 뇌

0 개 1,068 새움터

 

ef42e712123daedfe7a91c98ae28f8fe_1506459555_783.jpg

정신 없이 하루를 보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게 이제 힘에 부친다. 무엇보다도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일하다 보면 신경은 항상 예민하게 서있고 같은 일을 하는데도 갑절의 에너지가 소모되는것 같다.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뜨겁고 매운 국물이 먹고 싶다. 허겁지겁 허기를 채우고 나면 소파에 앉아 자연스럽게 스마트 폰에서 이것저것을 살펴본다. 하루 동안의 긴장이 서서히 풀린다. 

 

앉으면 적당하게 접히는 배, 꽉 끼는 바지, 약으로 잘 조절되지 않는 혈압과 혈당. 집 밖으로 나아가 잠시 산책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소파에 파묻혀서 다시 즐겨보는 익숙한 TV프로그램에 빠져든다.

 

“엄마 올라가서 자!!!”어느새 깜박 잠이 들었었나 보다. 겨우겨우 침실로 가서 눕는다. 저녁 먹고 남편과 하는 동네 산책은 내일부터 해야 할 것 같다.

 

과연 나는 내일은 산책할 수 있을까? 사람의 뇌는 1.3-1.4kg 의 무게를 가진 보통 15cm 정도의 작은 기관이지만 87조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많은 세포로 촘촘하게 구성된 뇌가 사람의 행동을 결정한다. 

 

과거에는 과학자들이 뇌는 어린이 성장기의 결정적인 부분에만 성장하고 그 후에는 변하지 않고 정지해 있다고 생각했었다. 

 

20세기 들어 뇌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개념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Neuro는‘신경’을 의미하고 plasticity는‘플라스틱처럼’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신경이 플라스틱처럼 환경에 영향을 받아서 어른이 된 후에도 계속 변한다는 것이다. 

 

신경가소성은 어떻게 우리가 습관을 바꿀 수 있는지를 설명 해 준다. 우리 뇌 안에 많은 신경의 연결 회로가 있다. 어떤 상황에 마주쳤을 때 어떤 행동을 자연스럽게 한다는 것은 그만큼 신경 회로가 굵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상황에서 다른 행동을 하려면 잠시 멈추고 의도적으로 다른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 이럴 때 새로운 연결 회로가 생긴다. 이 새로운 연결 회로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시 반복적으로 행동을 의도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러면 점점 신경 연결 회로가 굵어져서 자연스럽게 다른 행동을 할 것이다. 

 

우리의 뇌를 논이라고 가정해 보자. 신경의 흐름을 물길로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이 자주 지나갈수록 물길이 커져서 물이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다. 새로운 물길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그래도 계속 반복하면 물길이 점점 넓어질 것이다. 쉽지는 않지만 가능하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데 평균 66일이 걸린다고도 하고 최소 21일 정도는 걸린다고 한다.

 

내일부터는 저녁을 먹은 후 천근만근인 몸을 이끌고 동네 산책을 한번 나아가 보려고 한다. 첫날은 무척 힘들겠지만, 점 점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품고. 최소한 21일간은 반복해 보려고 한다. 

 

저녁 먹는 것과 산책하는 것 사이의 신경 연결이 매일매일 조금씩 두꺼워지는 것을 상상해본다. 그러면 어느 순간 저녁을 먹고 ‘자연스럽게’산책하러 나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신경 연결이 나의 뇌에 생겼다.

 

*새움터는 정신 건강의  건전한 이해를 위한 홍보와 교육을 하는 단체입니다. 

친구에게 때가 한참 지난 사과를 하면서

댓글 0 | 조회 1,327 | 2021.02.23
현직 기업체컨설턴트와 코칭 전문가로 맹활약중인 고등학교 절친 중 한 명으로부터 그 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책이 탈고를 마쳤다는 소식을 들었고, 다른 친구가 … 더보기

어찌 하오리까 Ⅱ

댓글 0 | 조회 1,921 | 2020.12.22
‘베트남의 호치민, 태국의 치앙마이, 인도네시아의 발리, 체코의 프라하그리고 한국의 제주도’지금이야 코로나로 인해 국내외 여행이 사실상 불가능 해졌지만 나열한 장… 더보기

어찌 하오리까

댓글 0 | 조회 1,498 | 2020.11.25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가 야구다. 1970~ 80년대는 고교야구의 전성기였다. 고교야구 전국대회가 열리는 동대문 야구장은 연일 만원 사례였다.… 더보기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거야

댓글 0 | 조회 1,731 | 2020.10.14
며칠 전이 추석이었다. 모처럼 캄캄한 밤하늘에 걸린 쟁반같이 둥근 달을 새삼 올려다 보게 되었다. 한국을 떠나 이곳 뉴질랜드에 정착하여 20년 넘게 살다보니 추석… 더보기

판도라의 상자

댓글 0 | 조회 2,036 | 2020.09.09
20대의 끝자락에 유럽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먼저 방문해 보고 싶었던 곳이 바로 그리스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 유명한 올림푸스 산의 신전을 두 눈으로 직접 보는 순… 더보기

가비 한잔 하실까요?

댓글 0 | 조회 2,337 | 2020.08.12
최근 19세기 말 인천을 배경으로하는 소설책을 읽다 ‘가비’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상류층의 초대를 받는 자리에 주인공은 ‘가비’를 대접 받는 장면있다.… 더보기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댓글 0 | 조회 1,541 | 2020.07.15
아름다운 글과 시 그리고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그대’ 이다. 우리말 사전에 ‘그대’ 라는 단어는 그 쓰임이 구어체와 문어체에서 따라 약간의 차… 더보기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더냐?

댓글 0 | 조회 1,460 | 2020.06.24
스마트폰의 편리에 빠져 버린 요즘이지만 널리 읽혀 온 고전 동화들은 디지털 시대에 맞게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포근한 잠자리와 아늑한 조명, 그 아래 엄마가 읽… 더보기

2020년의 4월

댓글 0 | 조회 2,325 | 2020.05.27
'4월은 잔인한 달’,어느 순간 부터 뭔가 어려운 일이, 그것도 하필 4월이 있는 경우 쉽게 입가에 맴도는 말이다.이 표현은 노벨상 수상자인 영국 시인이자 평론가… 더보기

방금 뭐라고 했지?

댓글 0 | 조회 2,006 | 2020.03.24
술을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아마도 남자들 군대 이야기 못지 않게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술의 역사는 꽤차지 않았더라도 한국인은 술을 좋아하고 술에 대해 여전… 더보기

내가 왕년에 말이야

댓글 0 | 조회 1,747 | 2019.12.23
1980년대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라는 곡으로 어느 정도 대중적 사랑을 받았던 가수가 있었다.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야지만 크리스마스인 줄 알았던 필자에게 … 더보기

우선 특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댓글 0 | 조회 1,584 | 2019.11.13
우선 특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산을 산이라고 하고 물을 물이라 합니다몸을 옷으로 감추지도 드러내 보이려 하지도 않습니다물음표도 많고 느낌표도 많습니다.사금파리 하나… 더보기

뜬금없이 찾아온 나의 정체성 혼돈기

댓글 0 | 조회 1,803 | 2019.06.11
이민 온 누구나가 그렇듯이, 이왕 이민 온 것 잘 살아보려고 열심히 노력하였고,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아이들은 이민생활에 잘 적응해서 학교마치고 직장생활하는 … 더보기

내 나이가 어때서…

댓글 0 | 조회 1,504 | 2019.05.15
올해도 날짜가 어디로 몽땅 새어 나갔는지 벌써 5월이다. 아직 뉴질랜드의 가을을 맞이 할 준비조차 안된 나는 5월이라는 단어가 당황스럽기만하다. 버나드 쇼라는 작… 더보기

인연의 소중함

댓글 0 | 조회 2,198 | 2019.04.09
몇년동안 같은 모임에서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새로운 삶을 위해 뉴질랜드를 떠났다. 물론 떠날 준비를 한다는 것을 알고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말도 했고, 몇달… 더보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댓글 0 | 조회 1,358 | 2019.03.13
오랜만에 방문한 웰링턴의 여름은 오클랜드의 그것과 그다지 다르지는 않았다. 올해 유난히 덥고 건조한 2월의 파란 하늘, 한 여름의 뙤약볕, 맑은 공기와 그 속에 … 더보기

심리상담 속에서의 경청의 실례

댓글 0 | 조회 1,512 | 2019.02.15
심리상담 십수년, 그 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적지 않은 클라이언트를 만나왔다.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끝모를 우울의 늪으로 빠져 들던 사람, 삶에 대한 희망이 … 더보기

평형수 (平衡水)

댓글 0 | 조회 1,489 | 2019.01.15
“내 나이엔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점심 때까지 앉아 있는다. 그리고 또 점심을 먹은 후 앉아 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냐?”지난해 5월초 104세의 ‘안락… 더보기

Kāhui Tū Kaha

댓글 0 | 조회 1,187 | 2018.12.11
뉴질랜드에 정착한 지 벌써 13년이 흘렀다. ‘한국을 떠난 지 엊그제 같다’라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을 정도로, 뉴질랜드에서 산 날과 한국에서 살아온 날이 엇비슷… 더보기

“내 꿈 꿔”

댓글 0 | 조회 1,461 | 2018.11.15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 중 하나가 ‘꿈’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나에게 꿈이 있다”또는 TV 광고문구 중 한때 유행어가 된 “내 꿈 꿔”라는 말을 들으면 … 더보기

무지개 색깔은 정말 일곱 가지일까?

댓글 0 | 조회 2,613 | 2018.10.12
체중이 감당이 안 된다. 아침에 운동장 일곱 바퀴를 걷기로 했다. 차 한잔을 마시고 다른 생각이 파고들기 전에 동네 운동장으로 나간다. 생각하기 시작하면 운동보다… 더보기

치유의 말과 행동, 무엇이 더 중요할까?

댓글 0 | 조회 1,762 | 2018.07.11
오랫동안 상담 일을 해 왔다. 심리 상담이나 치료를 직업으로 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묻는 게 있다. “어떻게 듣기만 해요?”또는 “무척 힘드시죠?”등이다. 그들… 더보기

자존과 교육

댓글 0 | 조회 1,444 | 2018.06.14
‘자존’은 스스로 자(自)에 높을 존(尊)이란 자를 써서 만든 말이다. 그 뜻은 나를 높이 여기는 것이다. 나를 높이 여기는 것과 여기지 않는 것의 차이는 크다.… 더보기

공상이라는 심리 방어기제

댓글 0 | 조회 2,945 | 2018.05.10
■ 새움터 회원: 정인화(심리 상담사 / 심리 치료사)​심리 치료를 오랫동안 받으면서 방어기제로부터 매우 자유로워졌다고 자부한다. 예전에는 무의식적으로 사용했던 … 더보기

투명인간

댓글 0 | 조회 1,632 | 2018.04.10
초등학교 때였나. 그때 한동안 투명인간에 열광했다. 많은 사람이 만화책이나 텔레비전 드라마 속에서 봤을 그 투명인간 말이다. 기억 속의 투명인간은 거의 슈퍼 히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