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음악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살롱음악

0 개 1,706 한일수

살롱음악은 이제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중산층의 폭이 넓어 

누구나 마음먹고 행동하기에 따라 중산층이 되어……


6911cb526fb82cabd91518c90d13b997_1505205323_6534.jpeg

 

서울에서 살 때 아내와 나는 항상 우리가 중산층(中産層)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살아왔다. 강북의 단독주택에서 살았고 은행빚도 짊어지고 있던 터라 중산층이 몰려있다는 강남아파트 세대들에게 위축되어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의 중산층 정의는 거주하고 있는 자기 소유의 아파트 평수, 연봉 수준, 보유 자가용의 등급, 예금 규모, 해외여행 수준 등을 기준하여 중산층을 평가하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의 중산층 기준은 순전히 물질적 가치에 의해 평가되는 반면 중류층(Middleclass)으로 표현되는 다른 외국의 경우는 상당히 다름을 알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조르주 퐁피두 전 대통령이 1969년 공약집에 담았던 ‘삶의 질’에서 외국어 하나 가능하고, 스포츠를 하나 이상 즐기며, 악기를 다룰 줄 알고, 남들과 다른 맛의 요리 솜씨를 자랑할 수 있고, 공분에 의연히 동참할 줄 알고,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을 중산층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한국에서 중산층이 무너졌다고 야단이다. 사회의 주류층이 되는 중산층이 두터워야 사회가 안전하고 행복수준이 높아질텐데 사회가 이분법적으로 분화되고 한없는 물질적 가치만 추구하게 되어 불행지수만 높아져가고 있다. 

 

이른바 명품에 사족을 못쓰고 온갖 비리가 창궐하는 것도 이러한 가치 기준 때문이리라. 물질 만능의 풍조를 계속한다면 한국 사회는 불행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조선시대에 선조들이 추구했던 삶의 질이 더 선진화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두어 칸 집에 두어이랑 전답이 있고, 겨울 솜옷과 여름 베옷 두어 벌 있고, 서적 한 시렁, 거문고 한 벌, 햇볕 쬘 마루하나, 차 달일 화로하나, 늙은 몸 부축할 지팡이하나, 봄 경치 찾아다닐 나귀 한 마리, 의리를 지키고 도의를 어기지 않으며 나라의 어려운 일에 바른말 하고 사는 것”이 더 이상 부러움이 없는 삶이라고 했으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살롱음악(Salon music)은 18-19세기 동안에 유럽에서 주로 왕후 귀족이나 상류층의 객실에서 연주되었고, 그 이후에는 순예술적 음악으로서 음악계를 중심으로 한 교양이 높 문인이나 화가, 학자들의 개인적 인 집회에서 연주되었다. 

 

당시에는 녹음 기법이나 음향기기 등이 개발되기 전이라 연주를 통해서 생음악으로 감상할 수 밖에 없었다.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낭만주의 운동의 중심은 살롱이었다. 쇼팽도 파리에 진출한 이후 살롱에 출입함으로서 많은 친구를 얻었고 유명한 부인들과의 교우는 정열적인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살롱음악은 애초에 상류층 사회에서 성행되어 일반 대중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중산층이 사회 구성원의 주축이 되어 있으므로 살롱음악도 얼마든지 보편화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뉴질랜드는 서구 문명권의 신생국가이고 중산층의 폭이 넓으며 프랑스에서 말하는 삶의 질에 근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누구나 마음을 정하고 행동을 하기에 따라서 중산층의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오클랜드에 화요음악회가 있는데 매주 화요일 저녁, 취미를 같이 하는 한인들이 모여 클래식 음악을 음반이나 동영상으로 감상하고 있다. 진행자가 미리 감상 곡목(曲目)들을 선정하고 해설 내용을 정리하여 참가자들에게 설명하고 감상에 들어가므로 곡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거실 공간과 럼퍼스(Rumpus), 차고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홈시어터(Home theatre)와 도서실을 꾸몄다. 학창 시절부터 평생 동안 수집한 음향기기, 음반, 도서들을 비치해놓고 원하는 한인 누구에게나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 22일에는 200회 기념 파티가 열렸는데 참가자는 각자 요리 솜씨를 자랑하는 플레이트(Plate)를 가져와 서로 쉐어(Share)하니 간단한 뷔페식사가 되었다. 담소를 나누며 음식을 즐기다가 장기 자랑 시간으로 이어졌다. 

 

부모 따라 참가한 소년의 창(唱)으로부터 시작해서 가요열창, 시낭송 등으로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피아노 연주가 이어졌다. 살롱음악은 소규모 동호인 성격의 객실 음악이기에 참가자가 쉽게 공감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창출하는 묘미가 있다. 

 

한국에서 3만 리 떨어진 뉴질랜드까지 와서 문화적으로 외롭게 살고 있는 한인들이다. 그러다가 화요음악을 통해서 남녀노소가 특별한 인연으로 모여 클래식의 감성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슈만의 어린이 정경에 나오는 ‘트로이메 라이(Traumerei)’를 연주한 것은 적절하였다. 헤어진 옛날 애인은 그리워만 할 뿐 다시 만나지는 말라고 했다. 좋은 데 시집가서 잘 살고 있으면 배가 아프고, 나쁜 남자 만나 고생고생하다가 추하게 늙은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고, 다시 만나 같이 살자고 하면 골치가 아프기 때문이란다. 

 

고향도 마찬가지이다. 다시 돌아가 살지는 못할지라도 어렸을적 정경을 떠올리며 트로이메라이를 들어보자고 운을 뗀 후 연주를 시작하면서 감정이입을 유도했다.

 

베풀며 사는 사회는 풍요롭다. 갈등과 증오가 사라지고 평화와 행복이 자리한다. 복지국가란 부자국가가 아니라 나눔이 잘된 사회이다. 자신만을 위한 재물이 가치가 없듯이 자기 자신만을 위한 취미나 특기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은퇴 후엔 재물이든, 지식이든, 예/체능이든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나누고 베풀며 살기도 바쁘다. 어차피 죽을 땐 빈손으로 갈 테니까 …….

3.1 정신과 한민족의 진로

댓글 0 | 조회 782 | 2022.03.08
금년이 3.1운동 103주년이 되는 해이다. 해마다 3.1절이 되면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로 우리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되겠다는 다짐을 해보게 된… 더보기

인생 4계절

댓글 0 | 조회 1,218 | 2022.02.09
미국의 예일대학교 임상심리학 교수 대니얼 레빈슨(Daniel J. Levinson) 박사는 성인 발달이론의 대표적인 학자로 인생을 25년 정도의 주기, 4개의 국… 더보기

백두산 호랑이

댓글 0 | 조회 885 | 2022.01.11
“호랑이는 착하고 성스럽고, 문채(文彩)가 좋으면서도 싸움 잘하고, 인자하면서도 효성스럽고, 슬기롭고도 어질고, 엉큼스럽고도 날래고, 세차고도 사납기가 그야말로 … 더보기

파도야 날 어쩌란 말이냐

댓글 0 | 조회 1,252 | 2021.12.07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임은 뭍같이 까닥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날 어쩌란 말이냐”청마(靑馬) 유치환 시인은 「그리움」이란 시에서 이렇… 더보기

잡초야 같이 살자

댓글 0 | 조회 1,136 | 2021.11.10
우리가 뉴질랜드 땅을 처음 밟았을 때 공통적으로 느꼈던 감정은 늘 푸른 들판 풍경이었을 것이다. 1970년대 초에 유행했던 남 진의 노래 “저 푸른 초원 위에 그… 더보기

요동치는 코리안의 물결

댓글 0 | 조회 1,651 | 2021.10.12
바야흐로 민족중흥의 기운이 우리시대에 다가온 것일까? 21세기 들어와 떠오르는 태양으로 한민족이 세계사에 등장한 것일까? 한류(韓流 Korean Wave)의 물결… 더보기

돌을 다듬어 인생살이를 구성하다

댓글 0 | 조회 820 | 2021.08.11
북극권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11)노르웨이를 여행 해본 사람이라면 오슬로 외곽에 위치한 비겔란 조각공원을 돌아보면서 광활한 대지가 수많은 조각품들과 어우러져 야외… 더보기

기다림의 미학 - 솔베이지의 노래

댓글 0 | 조회 990 | 2021.07.13
북극권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10)여자의 변신(變身)이 무죄라면 여자의 변심(變心)도 무죄이던가? 여자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때 남자는 비로소 철이 들… 더보기

코리안 키위 - 50년을 날다

댓글 0 | 조회 1,097 | 2021.06.09
생활 26년차인 지금도 나는 ‘뉴질랜드에 사는 한국인(Korean in New Zealand)’ 인가? 아니면 ‘한국계 뉴질랜드인(Korean New Zealan… 더보기

공포와 절망감이 빚어낸 뭉크의 『절규』

댓글 0 | 조회 957 | 2021.05.12
북극권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9)지난 2012년 소더비(Sotheby’s) 경매에서 파스텔로 판지에 그린 뭉크의 『절규』라는 작품 하나가 1억1,990만 달러(1… 더보기

권력투쟁

댓글 0 | 조회 984 | 2021.04.13
“주사위는 던져졌다(The die is cast)” 율리우스 카이사르(라틴어 Julius Caesar, 영어발음은 줄리우스 시저)는 BC 59년에서 51년까지 8… 더보기

라이프 리엔지니어링

댓글 0 | 조회 1,164 | 2021.03.09
비즈니스 리엔지니어링(Business Reengineering)이라는 개념은 마이클 해머(Michael Hammer) 박사가 1990년 ‘Harvard Busin… 더보기

백조의 노래

댓글 0 | 조회 1,295 | 2021.02.11
서기 476년 로마의 멸망 이후 유럽은 중세 암흑기로 접어들었으며 전쟁과 굶주림, 흑사병 등 전염병으로 문명의 발전이 사라져버렸다. 900여년이 지난 후 이탈리아… 더보기

8학년 꽃 중년

댓글 0 | 조회 1,603 | 2021.01.13
지금까지 살아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들었던 경자년(庚子年)을 무사히 보내고 신축년(辛丑年) 새해를 맞이하게 되니 예년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온다. 신… 더보기

생활의 발견

댓글 0 | 조회 1,703 | 2020.12.09
코로나 19로 얼룩진 경자년(庚子年)을 보내며임어당(林語堂, 1895-1976)은 근대 중국의 대표적인 지성인이자 소설가, 문명 비평가로서 국제적인 인물로 꼽힌다… 더보기

노벨 평화 센터

댓글 0 | 조회 1,450 | 2020.11.10
북극권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8)재산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재산을 어떻게 활용하는 가는 더욱 어렵고 중요한 일이다.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이 출현했… 더보기

독도는 한국땅

댓글 0 | 조회 1,673 | 2020.10.27
'독도는 한국땅'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를 조상 대대로 물려받아 살아온지 4353년, 그러나 110년 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온갖 굴욕을 참으며 살아온 우리 … 더보기

위대한 탐험가 - 아문센의 발자취

댓글 0 | 조회 1,214 | 2020.10.14
“먼 훗날 나는 어디선가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노라고.… 더보기

밤마다의 미녀

댓글 0 | 조회 1,580 | 2020.09.08
북극권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6)프랑스의 르네 클레르 감독 작품 영화 『밤마다의 미녀』(1952년 발표)는 낡은 2층 방에서 기거하는 가난한 음악 선생의 이야기를… 더보기

북극권에 진입하다

댓글 0 | 조회 1,680 | 2020.08.12
북극권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5)북극권 진입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지구의 북쪽 끝이라는 노스 케이프에서 펼쳐든태극기는 통일의 염원을 담고……여름에는 해가지지 않…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태어났습니다

댓글 0 | 조회 2,178 | 2020.07.15
2020년을 맞이한 이래 6개월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전 세계가 비상사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뉴질랜드는 모범적인 대응을 하여 안정을 찾고 일… 더보기

재택근무는 현실이다

댓글 0 | 조회 2,795 | 2020.06.10
벌써 40년 전의 일이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Alvin Toffler, 1928-2016)는 1980년에 발표한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산업주의 종말과… 더보기

컨틴전시 플랜 (Contingency Plan)

댓글 0 | 조회 1,968 | 2020.05.12
벌써 오래 전 이야기이다.. 미국에서 가발 행상으로 돈을 모았던 어떤 교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항상 위험과의 전쟁이었다. 흑인 촌을 누비고 다녔기 때문에 장사도 … 더보기

북쪽으로 가는 길

댓글 0 | 조회 1,548 | 2020.03.11
북극권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4)8세기말에서 11세기 말에 이르기까지 고향 땅인 스칸디나비아로부터 북 유럽과 중앙 유럽까지 항해하며 약탈을 일삼고 교역을 일으켜 … 더보기

작지만 강한 나라 - 덴마크

댓글 0 | 조회 1,975 | 2020.02.12
북극권에서 세상을 바라보다(3)우리는 약소국(弱小國)이라는 호칭에 익숙하다. 우리민족은 주변 강대국에게 둘러싸여 오랜 세월 주변국들의 침략과 수탈에 시달려 왔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