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아웃: 뉴 베가스 - 세기말 배달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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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폴아웃: 뉴 베가스 - 세기말 배달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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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 칼럼은 이 글이 다루는 게임의 주요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누설하는 내용을 포함하므로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 분들에겐 일독을 권하지 않습니다 ♣ ​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 핵 에너지의 발견으로 인류의 발전은 정점에 달했지만 비대해진 자본주의의 폐해, 정치적 부패와 과소비로 무한하리라 여겨졌던 원자 에너지마저도 고갈되고 만다. 

 

이로 인해 미국을 선두로 한 국가들 간의 핵전쟁이 발발하고, 결국 한 때나마 찬란했던 인간 문명은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나고 만다.

 

세월은 무심히 흐르고, 부족 단위로 모인 사람들이 과거의 잔해를 긁어 모아 근근이 살아남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 피폭 지대가 아니었기에 그나마 멀쩡한 미국의 네바다 주, 라스베가스 시. 한 배달부가 의뢰로 맡겨졌던 물건을 갱단에게 빼앗기고 머리에 총을 맞아 처형된 뒤 암매장된다. 바로‘18캐럿짜리 불운이 줄줄이 엮인’이 재수 없는 배달부가, 게임 <폴아웃: 뉴 베가스>의 주인공인‘6번째 배달부’다.

 

인류 혹은 인류 문명의 멸망을 다루는 (보통은 근미래나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포스트 아포칼립스’장르 게임의 대명사인 베데스다 사의 <폴아웃> 시리즈. <폴아웃: 뉴 베가스> (2010)는 그중 시리즈의 외전작이자 외부 회사인‘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에게 외주를 의뢰해 제작된 게임이기도 하다. 

 

제목이 나타내듯 <폴아웃> 시리즈는 핵전쟁으로 인해 문명이 쇠퇴한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다루며, 이를 보여주듯“전쟁……전쟁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War……War Never Changes)”라는 문장을 시리즈 공통의 캐치프레이즈이자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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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TPS이며 동시에 베데스다의 RPG답게 <뉴 베가스>도 높은 자유도를 자랑하는데, 단순히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뿐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게임 내 스토리의 선택지와 플레이 방식까지도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플레이어의 모든 선택은 크던 작던 세계관과 주변 인물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어느 분기점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에 따라 엔딩도 달라지고, 더 나아가 네마다 주의 황무지 전역을 뒤흔들게 된다.

 

상기했듯 게임이 시작하자 마자 주인공이 죽어버리는(?), 처음 해보는 플레이어를 다소 당혹스럽게 만들 수 있는 프롤로그를 넘어가면 사실 배달부는 죽지 않았으며 기적적으로 살아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몸을 사리며 얌전히 잠적해서 지냈겠지만, 우리의 배달부는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 빼앗긴 소포를 되찾으러, 그리고 겸사겸사 자기의 머리통에 납탄을 꽂은 그 갱단의 두목을 잡아 복수도 할 겸 황무지를 종행무진 횡단하려 길을 떠난다.

 

그러나 복수극/모험을 떠난 배달부 앞에 펼쳐지는 것은 그라는 개인과는 전혀 상관 없다고만 여겨졌던 황무지 내 세력들 간의 이권 다툼이었다. 

 

고대 로마를 모티브 삼아 무자비한 정복을 추진하는‘시저의 군단’, 수수께끼의 인물‘미스터 하우스’가 지배하는 향락과 사치의 카지노 도시‘스트립’, 그리고 과거 미국의 가치관에 기반하여 건립된 도시국가‘뉴 캘리포니아 공화국’. 원수를 좇아 온갖 모험과 우여곡절을 겪으며 배달부는 이들의 눈에 띄게 되고, 최종적으로 누가 황무지의 패자가 될 지를 결정하는 거대한 운명을 떠안게 된다.

 

매력적인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성과 시리즈 고유의 독특한 아톰펑크/디젤펑크적인 세계관, 그리고 통쾌한 복수극과 권력 투쟁이 적절히 섞인 스토리 덕분에 <뉴 베가스>는 상업적, 비평적인 성공을 거두었으며 7년이 지난 지금도 RPG계의 명작으로 평가 받은 바 있다. 필자도 마찬가지로 슈터 게임과 RPG의 팬이라면 필수적으로 거쳐가야 하는 작품 중 하나로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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