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성공을 맛 보아야만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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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성공을 맛 보아야만 할 때

0 개 1,330 김준

William H. McRaven.. 그는 미국 해군 특수전부대(Navy Seal)를 관할하는 총사령관이며 미국 내 몇 안되는 사성장군 중 한 사람 이다. 주로 대 테러임무, 인질 구출 등의 긴박한 작전을 지휘했던 인물이어서 보안상의 이유로 대외적인 자리에 얼굴을 내 놓지 않았던 그가 몇 년 전 자신의 모교인 텍사스대 졸업식에서 후배들의 졸업을 축하는 하는 연설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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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H. McRaven

 

그 자리에서 그는 34년간 전장을 누비던 특수부대 군인의 이미지와는 너무도 다르게 시종 일관 다정하고 위트 넘치는 연설을 했고, 그의 연설문은‘삶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10가지 지침’등의 이름으로 인터넷 사이트 여러곳을 돌아다니며 인기를 끌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그 열 가지의 지침 중 가장 단순하고 기본적인 첫 번째에 마음이 끌렸는데 어쩌면 지금까지 우리 학생들에게 하고 싶었던 모든 말들을 함축한 구절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역시 잘난 사람은 말도 잘하는 것인지…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 지침은 바로‘매일 아침 침대를 정돈하라’는 것 이었다. 만약 그 이유가‘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식의 구태 의연한 것이었다면 아마도 금세‘그럼 그렇지..’하며 넘겼을 텐데 사령관의 메세지는 한 층 더 현실적이고 장기적 이었으며 더불어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만약 당신이 하루의 첫째 임무인 침대정돈을 성공적으로 완수 한다면 그 하루는 성취로 시작하는 하루가 될 것입니다. 설사 그 이후 온 종일 실패로 가득 찬 한 날을 보내더라도 훈련이 끝난 늦은 밤 파김치가 되어 돌아 왔을 때 당신이 이룬 최초의 성공이 지친 마음을 맞아줄 것이고 당신은 그 하루가 완벽한 실패는 아니었다는 위로를 얻음과 동시에 내일의 열심을 다짐하는 의욕을 얻을 것 입니다. 이 일을 되풀이 하는 한 당신의 인생은 결코 실패할 수 없는, 성공의 나날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요지는 이렇다. 일단 무언가 성공의 기쁨을 맛보아야만 그 성공을 유지하고픈, 혹은 또 다른 성공을 성취 하고픈 욕구가 생긴다는 것이다. 일단 무언가 성공의 기쁨을 맛 보아야만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져 손가락 하나 움직이고 싶지 않을 만큼 자포자기에 빠져있을 때에도 어떻게든 일어나 회복해야 할 목표가 기억난다는 것이다.

 

필자가 소위 말하는 깡촌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름 대도시의 고등학교에 입학했던 1학년 1학기의 첫 주. 수학을 담당하셨던 담임 선생님께서 종례시간에 이런 말씀을 하셨었다.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그 분의 얼굴과 목소리와 석양의 붉은 빛을 받아 점점 날리던 시멘트 바닥의 먼지.. 이 모든 단편은 그 짧은 종례 메시지에서 기인하는 듯 하다.

 

“여러분 중 일부는 시골 고등학교에서 유학을 온 학생들이고 대부분은 이 곳에서 중학교를 마친 학생들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내가 예언하는데 지금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은 시골 학생들은 3학년이 되었을 때 대부분의 도시출신 학생보다 성적이 좋을 것이고 반대로 대부분의 도시 학생들은 더 낮아진 성적으로 고민할 것이다. 왜일까? 시골 학생들은 전교 10등안에 들 정도의 성적이 되야 도시로 유학을 올 수 있고 도시에선 반에서 중간만 되어도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시골 학생들은 이미 1등을 해본 경험, 메달을 받아본 경험, 학급의 모든 친구들 앞에서 상장을 받는 경험, 올백(100%)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고 그들은 그 정도 위치가 얼마나 행복하고 보람 있는 자리인지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노력해서 그 자리를 되 찾아가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하지만 반에서 중간 정도의 성적을 가지고 입학한 학생들은 우등생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또 다 시 경험하고 싶은 욕구도 없다. 그래서 그들의 노력은 작심 3일로 끝나게 되고 만다. 오늘 내가 한 말을 듣고 시골출신 학생들은 처음 시험 점수에 낙심하지 말고 더 노력하길 바라고 도시 학생들은 지금의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분발하길 바란다. 이상”

 

당시 입학 후 치른 첫 시험에서 태어나 처음 받아본 점수 때문에 절망의 일주일을 보냈던 필자에겐 참으로 적절한 응원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실제 말씀은 더욱 전투적이고 원색적이긴 했지만...

 

3학년이 되었을 때, 실제로 80명이 모인‘서울대 진학반’엔 절반 이상이 추석이면 전세버스 타고 10시간 걸려 집에 가야 하는 시골 출신들 이었다.

 

인간의 두뇌는‘중독’이라는 일견 부정적인 습성을 가지고 있다 한다. 좋은 것을 가져보면 더 좋은 것에 욕심이 생기고 한번 가지게 된 좋은 것을 빼앗기게 되면 실의와 절망에 빠져 적절하지 못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은 갓난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향이란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맛을 안다’라고 했던가.. 고기를 먹어봐서 그 맛을 알면 고기를 계속 갈구하게 되며 그 갈급함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 것이 당연한 것 처럼 한번 우등생의 자리에 올라가 본 학생은 스스로의 자존감이 충족되는 정신적 기쁨의 가치를 알게 되고 그 기쁨을 유지하기 위해 분발하게 되는 것 또한 아주 당연한 일이다.

 

설사 어쩌다 성적이 뚝 떨어진다 해도 우등생이었던 기억은 다시 일어나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과 욕구를 부채질 하기 마련이다.

 

이제 첫 term을 시작한 지 3주가 지났다. 아직은 각급학교에서 새 학년의 내용을 공부하기 보다는 작년 관련 수업내용을 복습하고 있을 시기라서 조금은 여유가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올해 인생의 첫 번째 성취를 이루고자 마음먹은 학생이 있다면 지금이야 말로 전력투구를 시작할 최적의 시점이라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인생을 통해 되풀이 될 성취의 첫 단추를 단단히 여미는 한 해를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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