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뉴질랜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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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뉴질랜드 사이

0 개 2,250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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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하순 한국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몇 백만의 촛불 시위가 기승을 부릴 때 뉴질랜드에서는 현직 집권당 당수이며 정부 최고 행정수반인 죤 키 총리가 갑자기 사임을 발표해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사임하는 이유도 놀라웠다.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기 위함이라니 한국적인 정치 풍토에 익숙해져 있는 교민들로서는 더욱 놀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러더니 2주가 지나자 새로운 여당 당수 겸 총리가 새로이 선출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과 뉴질랜드는 지리적으로도 지구의 반대편에 멀리 떨어져 있으며 계절이 반대이고 기후도 대륙성과 해양성의 차이가 있을뿐더러 자동차 운행 방향도 반대이다. 정치체제도 대통령 중심제와 내각책임제의 차이가 있다. 국토의 크기는 뉴질랜드가 2.7배 더 넓은 반면 인구는 한국이 11배 더 많다. 한국은 조선 왕조의 멸망과 더불어 일제 식민지로 전락하고 35년 후에 광복을 맞아 미군정 3년을 거친 뒤 1948년에 독립 정부를 수립한 지 68년이 흘렀다. 뉴질랜드는 1840년 영국의 식민 국가로 출발하여 나라를 새로이 건설해 나갔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1917년 영국 의회의 결정에 따라 자치령이 되었고 그 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아시아, 아프리카, 카리브 해의 대영제국의 식민지들이 독립할 때 호주와 함께 1947년에 영국으로부터 완전 독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제적으로 잘 살던 못 살던 집안이 화평(和平)해야 식구들이 행복하다. 국가와 국민들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인들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서로 힘을 합하고 오순도순 지내는 성향이 있지만 좋은 결실이 발생하면 이의 관할권을 쟁취하기 위하여 분란이 생기고 서로 물고 뜯고 하다가 손해만 보고 마는 경우가 빈번하다. 부모의 재산 상속을 계기로 형제간에 틈이 벌어지고 심지어는 부모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장례비용 부담이나 남은 금액 분배문제로 가족 간에 등을 지고 살아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는 가정 단위를 넘어서 국가 단위, 정치집단의 행태로 비추어 봐도 마찬가지이다.

 

1945년 8.15 해방이 되자 기쁨의 감격이 하늘을 찌를 것 같았건만 좌익, 우익 이념분쟁으로 사회가 혼란을 거듭하고 200이 넘는 정당/사회단체가 난립하여 요동을 치는 사이 강대국들의 탁상 협의에 의하여 남북은 분단되고 말았다. 1948년 정부가 수립되었으나 신생국가를 추스르기 위하여 정신 차릴 겨를도 없이 허둥대다가 2년도 못되어 6.25 전쟁이라는 비극을 맞아 온 국토와 국민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휴전이 되고 정치 체제의 변경을 통하여 권력을 유지하려는 세력의 망동(妄動)으로 제헌 헌법이 일곱 차례에 걸쳐 개헌되었다. 그 사이 4.19, 5.16, 10월 유신, 10.26, 1212 사태, 5.18, 6월 항쟁을 거쳐 제 6공화국 헌법이 제정되고 이제 30년이 흘렀다. 

 

금년 11월부터 진행된 촛불 시위는 세계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시민 저항 운동이다. 정치권에만 맡겨버릴 수 없는 국가 위기 상태를 해결하려는 시민들의 절규가 담겨져 있다. 그 결집력이나 평화와 안전 유지, 비폭력을 지향하는 시민 의식 수준은 전 세계인들이 본받을 만하다. 드디어 현직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현실이 되었다. 그러나 여기서 한국인들이 냉정하게 되돌아볼 일들이 있다. 온 국민이 행복을 누리고 자유와 번영을 구가하는 평등 사회가 금방 실현되리라는 꿈이 실현되기까지는 다시 얼마만의 세월이 흘러야 될지 모를 일이다.                               

 

근대화 과정에서 가장 의미 있는 사건은 프랑스 대 혁명이었다. 그 혁명은 절대 왕정을 무너뜨리고 공화제 정치 체제를 구축하는 기폭제가 되었지만 혁명 몇 년 만에 이루어진 게 아니고 수많은 인명의 희생과 정치 체제의 변경이 반복되고 일반 민중들의 피눈물을 거름 삼아 혁명이 발생한 지 100년이 지나서야 민주 정부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민 평등의 이상 사회가 건설된 것도 아니다.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어느 사회나 부조리는 현재까지 만연하고 있으며 피 지배 계층이 주인이 되어 불평 없이 살게 되는 이상사회라는 것도 아직 실현 된 곳이 없다. 

 

뉴질랜드에 살면서 정치에 무관심하게 된 것인지, 정치에 관심을 덜 가져도 정치가 양심껏 잘 돌아가고 있어서 국민들이 세심하게 관심을 기우릴 필요가 없는 것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정치를 잘 모르고 산다. 국가 청렴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되는 뉴질랜드이기에 우리는 주어진 세금만 열심히 내면 나머지는 신경 쓸 필요 없이 각자 행복추구를 하며 살아가면 되는 세상이다. 뉴질랜드는 국가, 사회적 갈등이 첨예하지 않고 진보니 보수니 하는 이념이 논쟁거리가 되지도 못한다. 물질적으로 단군 이래 최대의 사치를 누리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기에 기적이라고 생각하는 한국 사회이지만 정작 한국인은 정치 성향이나 이념, 계층, 지역, 빈부 간의 대립된 갈등 때문에 한시도 편할 날이 없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들이 일시에 해소되어버리지도 못할 형편이기에 이는 한국인들이 지리적, 역사적, 처지와 정치적 상황, 국민성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드려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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