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멘의 음악대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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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의 음악대 5편

0 개 1,246 송영림

■ 황혼의 노래

 

네 동물은 이렇게 노인들의 여러 가지 성향들을 대표하고 있기도 하지만, 예술적인 부분에서도 서로 상통하는 데가 있다. 당나귀와 사냥개가 류트와 드럼을 연주하자고 한 것처럼 둘은 어쩐지 목소리가 그 악기들과 어울리고, 특히 다른 동물들을 이끌고 선도하는 당나귀는 예술기획자의 면모도 보인다. 고양이와 수탉은 그들의 목소리에서 제법 노래와 어울리며 고양이는 시인이나 옛이야기 구연자와도 비슷하고 수탉의 탁 트인 목소리는 성악가와 닮아 있는 듯하다. 

 

주인공들이 용기를 내어 길을 떠났다 하더라도 서로 친구가 되지 않았더라면 아마 큰 힘을 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네 동물이 합체라도 하듯 한 몸이 되어 도둑을 위협하고 몰아낸 것은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공동체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노인이 되면 질병 다음으로 고독과 소외가 가장 큰 고통이라고 하는데 동물들이 보여준 힘은 바로 그런 함께하는 모습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들이 도둑들을 몰아내기 위해 일제히 소리를 치는 부분은 그동안 억눌려 있던 분노와 억울함을 토해내는 일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토해낸 끝에 그들은 몸도 마음도 건강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주인공들이 목적지로 삼은 브레멘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독일의 중요한 항구도시로 유명하다. 그들이 브레멘으로 향한 이유는 성공을 위해 시골을 떠나 대도시로 떠나는 사람들처럼 역동적이고 유동적인 대도시에서 음악가로서 성공하기 위해 목적지로 삼은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그렇게 크고 발달된 도시는 실상 노인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목적지가 비록 브레멘이었다 하더라도 정착지가 브레멘일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나이 들어 조용히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숲속의 조용하고 고즈넉한 집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더구나 함께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게 복잡한 대도시보다는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숲속의 집이 한결 좋을 수 있다. 

 

도둑들이 상징하는 것은 세속적인 욕심이 아닌가 싶다. 물질주의, 남의 것을 빼앗고 싶은 마음, 누군가를 부리고자 하는 마음 등. 그러나 주인공들은 이 도둑이 상징하는 욕심을 모두 물리치고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각자의 능력을 인정하고 협력하면서 여생을 살아가고자 한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 남은 삶을 살아갈 때 가져가야 할 덕목인듯 싶기도 하다. 태어날 때 아무것도 가지고 태어나지 않은 것처럼 죽을 때 역시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없다. 

 

노인이 되면 하나하나 모든 것을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또 그들이 각자 생활해온 대로 편안한 잠자리를 골라 잠을 청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그 부분도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공동체에서 각자의 삶과 생활방식을 서로 온전히 인정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타인의 생각이나 생활방식을 나에게 맞추려고 하거나 고집스럽게 자기 것만을 가져가려 하거나 또는 타인을 탓하며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동물들은 필요할 때 서로 협력하여 힘을 낼 줄 알면서도 상대방을 온전히 이해하고 인정하면서 살아갈 줄 아는 혜안을 지닌 노인들임이 분명하다.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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