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0 개 3,558 김운용

 

a267476eb4a8fc631ee012649ccf4bf1_1470792824_524.jpg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전장 6145m)는 600년 골프 역사가 잔디 밑에서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이곳에서 5년(0과 5로 끝나는 해)마다 대회를 개최하는데 지금까지 디 오픈(브리티시오픈)을 29차례나 개최했고 오는 8월이면 30번째 대회를 연다. 그래서 골퍼라면 누구나 성지 순례처럼 찾아가 보고 싶은 곳이다. 

 

세인트앤드루스는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에서 북동쪽으로 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인구 2만 명의 작은 도시다. 이 작은 도시가 세계에서 몰려든 골퍼와 관광객들로 1년 내내 북적인다. 43㎜의 흰 공이 죽어가는 도시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이 뿌리고 가는 한 해 관광수입이 시 예산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고 한다. 이 대회를 주관하는 R&A는 관광수입 외에도 순전히 행사로만 약 5000만 달러(약 543억 원)의 수입을 올려 도시를 먹여 살리는데 크게 기여한다. 비바람 잦은 황량한 들판에서 양 떼를 몰던 목동들이 골프장 하나로 후손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명성에 질려 일반 골퍼들은 이곳에서의 라운드를 아예 엄두도 못 내지만 사실 올드코스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공원 같은 곳이다. 1번 홀 티잉 그라운드 부근엔 관광객이 끊임없이 지나다닌다. 그 때문에 1번 홀에선 자주 촌극이 벌어진다. 갤러리를 의식한 나머지 잔뜩 힘이 들어가 어이없는 미스샷이 발생하기 일쑤다.  

 

세계의 골프장들은 명칭을 대개 GC(golf club) 또는 CC(country club)로 표기한다. 그러나 스코틀랜드나 아일랜드 등에서는 링크스(Links)로 부른다. 원래의 링크스는 골프의 태생지 스코틀랜드의 지명이다.  

 

필자는 골퍼로서는 참 행운아다. 남들은 한 번도 밟기 어려운 올드 코스를 두 번이나 경험했다. 2003년 제주 나인브리지 대표 시절이 처음이었고, 2012년 캐슬 스튜어트에서 개최된 세계 100대 코스 선정위원 모임에 참가할 때가 두 번째였다.  

 

사랑도 첫사랑이란 말이 있듯이 2003년 첫 방문 때 동반한 아내가 첫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게 아직도 진한 감동으로 남아있다.  

 

이곳의 1번 홀과 18번 홀은 그린만 다를 뿐 페어웨이를 같이 쓴다. 그리고 2번 홀과 16번 홀, 3번 홀과 15번 홀, 4번 홀과 14번 홀은 그린을 공유하는 실용적인 코스 설계란 느낌을 받았다. 2번 홀은 그 유명한 스윌컨 다리 너머에 있다. 스윌컨은 중세 때부터 있던 다리로 올드코스의 상징이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스코어에 집착하는 골퍼라면 올드코스를 잘못 찾았다. 길고 거친 러프, 군데군데 끊어지고 좁은 페어웨이, 112개나 되는 벙커가 있다. 그래서 올드코스는 프로에게도 유쾌한 코스가 아니다. 올드코스의 진짜 맛은 13번 홀부터다. 13번 홀에는 사자의 입, 고양이 덫, 관 등 이름만으로도 무시무시한 벙커들이 11개나 있다. 동반했던 한 인사는 마의 13번 홀에서 벙커 탈출을 몇 번 시도하다가 결국 볼을 손에 쥐고 걸어 나왔다. 그는 아마 지금도 벙커 악몽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올드코스에서 가장 유명하고 어려운 홀은 17번 홀이다. 그린 주변에 악마의 입처럼 쩍 벌린 벙커들이 자석처럼 볼을 빨아들인다. 1984년 디 오픈에서 선두를 달리다 그린 앞 ‘로드 벙커’ 에서 무려 9타를 쳐 우승을 놓친 일본인 토미 나카지마의 이름을 따 일명 ‘나카지마 벙커’로 불린다. 18번 홀 그린 앞에 있는 울퉁불퉁한 둔덕 때문에 볼이 어디로 튈지 몰라 골프 순례자들을 울고 가게 하는 이른바 ‘죄악의 계곡’도 올드코스의 명물이다. 원래 공동묘지가 있던 곳인데 코스를 재설계한 톰 모리스는 죽은 자의 뼈 위에 만든 곳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보비 존스는 올드코스를 이렇게 평가했다. “알면 알수록 매력 있는 코스다. 바람과 핀의 위치에 따라 항상 다른 샷으로 핀을 공략해야 하는 수천 개의 얼굴을 가진 자연이 만든 코스다.” 플레이 내내 올드코스의 신비감과 매력에 푹 빠졌던 필자는 18홀을 마치며 보비 존스의 말을 떠올렸다. 

 

김운용: 호서대 골프학과 교수 겸 세계 100대골프장 선정위원

■ 제공 문화일보 

미국 밴던 듄스 골프리조트

댓글 0 | 조회 5,212 | 2016.02.25
미식가는 골목 구석구석 숨어있는 맛집을 찾아다니고, 오지 여행가는 아무리 험난한 지역이라도 발길이 닿지 않았다면 기를 쓰고 찾아간다. 가는 길이 쉽지 않고, 시간… 더보기

스코틀랜드 로열 도녹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4,590 | 2016.01.28
지난 2012년 7월 스코틀랜드 성지 순례를 하면서 로열 도녹(Dornoch) 골프클럽을 방문했다. 1000년 전 바이킹이 배를 약탈하던 스코틀랜드 북단의 조그만… 더보기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4,431 | 2015.12.10
필자는 지난 2012년 7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북아일랜드를 처음 방문했다. 2003년 아일랜드 여행 때 북아일랜드를 가지 못해 아쉬웠던 필자는 특히 로열 포트러… 더보기

중국 타이거 비치 골프 링크스

댓글 0 | 조회 4,249 | 2016.01.14
필자가 골프를 통해 만난 좋은 여러 친구 중 대만 출신의 쑹쾅만(宋鑛滿) 쉬바오(旭寶)그룹 회장이 있다. 필자가 지난 2007년 나인브릿지 대표로 재직할 때였다.… 더보기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4,247 | 2016.04.28
마스터스의 고향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속물주의’란 의미의 ‘스노비 클럽’으로 유명하다. 이는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등 상류사회의 회원들로 … 더보기

호주 킹스턴 히스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4,016 | 2015.11.26
벙커 160개 ‘위협적’…10번홀, 오거스타 ‘아멘 코너’ 방불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킹스턴 히스 골프클럽을 방문한 것은 2005년 12월이었다. 2004년 월드… 더보기

멕시코 디아만테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3,599 | 2015.10.14
필자는 1980년과 2012년 두 차례 멕시코로 여행을 갔다. 처음은 삼성농구단 매니저 시절 한국과 멕시코의 친선농구대회를 추진하면서, 32년 뒤엔 세계 100대… 더보기
Now

현재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댓글 0 | 조회 3,559 | 2016.08.10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전장 6145m)는 600년 골프 역사가 잔디 밑에서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이곳에서 5년(0… 더보기

카우리 클리프스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3,267 | 2016.05.12
뉴질랜드 최북단에 위치한 카우리 클리프스 골프클럽은 ‘7성급’으로 평가받는다. 180m 해안가 절벽에 우뚝 솟아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항에서 카우리 클리프스 … 더보기

스코틀랜드 뮤어필드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3,150 | 2016.06.08
스코틀랜드 뮤어필드 골프클럽을 찾은 것은 2003년이었다. 골프의 발상지 세인트앤드루스를 방문하면서 여러 링크스 코스를 돌아보는 여행이었다. ‘순례’에는 우리 부… 더보기

채플린·헵번도 “굿샷”... 리비에라 골프장

댓글 0 | 조회 3,023 | 2015.10.29
필자가 1978년 창단한 삼성 농구단의 매니저로 근무하던 시절이다. 동계전지 훈련 겸 선진농구를 배우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날아갔다. 난생 처음… 더보기

로열 트룬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2,948 | 2016.04.13
스코틀랜드 남서부지역의 프레스트윅 공항에서 9㎞ 떨어져 있는 로열 트룬 골프클럽은 설립 100주년이 되던 1978년 영국 왕실로부터 ‘로열’ 칭호를 받았다. 로열… 더보기

호주 로열 멜버른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2,865 | 2016.07.27
호주의 로열 멜버른을 처음 방문한 것은 지난 2005년 겨울이었다. 인도골프협회장이 인도에 골프가 들어온 지 50주년을 기념하는 ‘골든 주빌리’ 행사에 필자를 초… 더보기

LA 컨트리클럽

댓글 0 | 조회 2,838 | 2016.03.10
가깝지만 먼 이웃이 일본이라면, 멀지만 가까운 이웃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다. 지난 2004년 6월 명코스 탐방 순례지 마지막 10번째 코스로 세계 100대 … 더보기

일본 히로노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2,737 | 2016.11.09
필자는 나인브릿지 대표 시절이던 2002년 히로노 골프클럽을 처음 찾았다. 세계 100대 클럽 챔피언십 참가 권유를 위해 방문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당… 더보기

일본 도쿄 골프 클럽

댓글 0 | 조회 2,731 | 2015.12.22
지난 2013년 100주년을 맞은 도쿄 골프클럽은 도쿄 시내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일본의 대표적인 사교 공간이다. 긴 역사만큼이나 숱한 사연을 지니고… 더보기

제주 나인브릿지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2,698 | 2016.02.10
제주도 해발 600m 한라산 자락에 펼쳐진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천의 얼굴’로 변신한다. 아름다운 한 폭의 동양화를 떠올리게 한다… 더보기

영국 로열 세인트 조지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2,675 | 2016.11.22
▲ 로열 세인트 조지 골프클럽 4번 홀 ‘몬스터 벙커’ 에서 한 번에 빠져 나오려면 용기와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높이 15m에 폭 8m 크기이며 턱 주변을 침… 더보기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

댓글 0 | 조회 2,635 | 2016.09.14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는 지난 2… 더보기

중국 하이난다오 샨킨베이 골프장

댓글 0 | 조회 2,562 | 2016.08.24
중국에 처음 골프장이 들어선 것은 31년 전인 1984년이다. 중국 광둥(廣東)성 중산(中山)시에 자리한 18홀 규모의 중산 온천 골프장이 1호다. 그로부터 불과… 더보기

영국 서닝데일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2,550 | 2016.05.26
2003년 6월, 12시간의 비행 끝에 런던 공항에 내렸다. 필자에게는 태어나서 첫 유럽여행이었다. 필자의 세계 100대 명코스 순례가 시작된 곳이 바로 서닝데일… 더보기

라힌치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2,409 | 2016.09.29
▲ 라힌치 골프클럽 올드코스 16번 홀(파3·192야드) 그린 뒤로는 페어웨이 빌라가 늘어서 있고, 멀리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홀은 그린의 언듈레이션이 심… 더보기

뉴질랜드 케이프키드내퍼스

댓글 0 | 조회 2,409 | 2016.06.23
케이프키드내퍼스 골프클럽은 뉴질랜드의 ‘페블비치’로 불린다. 헬기를 타고 호크스만 상공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치 거인이 남서태평양에 손을 쑥 넣은 것 같은 … 더보기

밸리부니언 골프장 & 리비에라 골프장

댓글 0 | 조회 2,352 | 2016.03.24
■ 밸리부니언 골프장1번 홀 티잉 그라운드 옆에 있는 16번 홀에는 특이하게도 가족 공동묘지가 있다. 골프 코스에 공동묘지가 있는 것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국토… 더보기

美 메리언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2,340 | 2016.10.11
▲ 메리언 골프클럽 동 코스 9번 홀(파3 홀)은 난공불락과도 같은 요새다. 236야드로 긴 데다, 그린 앞에 개울이 흐르고, 그린 좌우와 뒤 편에 벙커를 배치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