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골프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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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골프 클럽

0 개 2,744 김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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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100주년을 맞은 도쿄 골프클럽은 도쿄 시내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일본의 대표적인 사교 공간이다. 긴 역사만큼이나 숱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도쿄 골프클럽은 일본 골프산업계의 자존심이며 메카다. 필자는 2007년 6월 일본의 세계 100대 골프장을 방문했다. 그런데 숨은 사연이 있다. 일본인들은 일본을 아시아골프의 종주국으로 여긴다. 자기들만이 세계 100대 골프장을 보유하고 싶다는 속셈이었던지, 이웃 나라 한국의 나인브릿지가 세계적인 코스가 되는 것을 내심 반가워하지 않는 눈치였다. 100대 코스가 되려면 최소 10명의 선정위원(패널) 평가를 받아야 했다. 3명의 패널을 보유한 일본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나인브릿지에 오지 않았다. 필자에게 ‘패널이 돼야겠다’는 오기가 생긴 계기다. 

필자는 패널이 되기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2007년 일본을 방문했다. 패널이 되려면 세계 100대 코스 중 50곳 방문의 조건을 채워야 한다. 그리고 2008년 필자는 한국 유일의 패널로 위촉됐다. 

도쿄 골프클럽은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아픔을 지닌 곳이다.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에 의해 만들어진 골프장과는 달리 일본인에 의한, 일본인을 위한 최초의 골프장이었다. 하지만 오늘의 도쿄 골프클럽 면모를 갖추기까지는 순탄치 않았다. 

미국 유학 중 골프를 접한 주노스케 이노우에는 일본인을 위한 골프장을 만들어 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투자를 받아 1914년 6홀의 고마자와 코스를 만들었고 1925년 18홀로 완성했다. 부지를 임차해 조성한 탓에 1932년 사이타마의 아사카 지역으로 이전했지만, 전쟁 중에 골프장 기능을 상실했다. ‘앨리슨 벙커’라고 불리는 크고 깊은 벙커는 유산으로 남아있다.

golf 2.jpg

1940년 현재의 도쿄 골프클럽 부지에 있던 사야마의 치치부 컨트리클럽과 합병하면서 새롭게 출발했다. 영국 유학 시절 골프를 배운 ‘일본 골프의 아버지’ 고노 오타니가 설계를 맡았다. 그렇지만 도쿄 골프클럽은 1941년 2차 대전과 함께 사실상 폐쇄됐고, 패전 후 미군 전용 골프장이 되는 치욕도 겪었다. 일본인에게는 주말 라운드 기회만 주어지다 1952년에야 일본인의 품으로 돌아갔다.

코스는 평지인 데다, 페어웨이가 넓어 밋밋한 편이다. 궁여지책으로 난도를 높이기 위해 ‘포대 그린’를 조성했고, 그린 주변에 벙커를 다양하게 배치했다. 코스만 놓고 보면 한국의 안양 골프장과 비슷한 느낌이다. 적송으로 둘러싸인 고목, 숲 속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한 라운드는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줬다. 도쿄 골프클럽은 ‘펜 크로스’와 ‘아트’라는 각기 다른 잔디를 심은 투 그린이다. 동절기에 강한 벤트 그라스를 식재하고, 봄부터 가을까지 고려 잔디를 사용했지만 2009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벤트 그라스로 통일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골프장 설계자인 미국의 건축가 길 핸스에게 리모델링을 맡겼다. 파72이지만 그린에 따라 6904야드, 또는 6807야드로 운영된다. 

후반 3개 홀이 인상적이다. 12번 홀(파3·181야드)엔 ‘베아레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두 개의 티잉 그라운드가 좌우 대칭을 이룬다. 그린 주변을 둘러싼 벙커는 위협적이다. 14번 홀(파4·351야드)은 ‘알프스 홀’로 불리는데 왼쪽으로 휘었다. 페어웨이가 좁고, 우측 IP지점에 벙커가 있어 정교한 티샷이 요구된다. 그린 또한 보이지 않는다. 스코틀랜드 브리티시오픈이 열린 포레스트 윅의 17번 홀을 벤치마킹한 곳이다. 17번 홀(파3·161야드)은 그린까지 나무가 빽빽이 늘어서 있어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코스는 인상적이지만, 그린 주변에 6개의 벙커가 있기에 굴려서는 온그린할 수 없다. 

1934년 메이저리그 ‘전설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일본 프로야구계의 초청으로 이곳에서 라운드했다. 필자 일행을 초대한 도쿄 골프클럽 회원은 80대 후반 스코어를 남겼고, 동반한 나인브릿지 챔피언과 필자는 모두 70대 스코어를 작성했다.
 
통나무 형태의 클럽하우스는 고풍스러우면서도 단순하고 소박하다. 친목과 휴식을 제공하는 아늑한 가정집 같다. 미국의 건축가인 앤터니 레이먼드가 설계한 명작으로 일본 국가유형문화자산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세월을 거치면서 수난을 겪은 도쿄 골프클럽의 설립회원은 왕족과 사무라이, 저명인사 등 30여 명이었으며 현재 회원은 600명에 이른다. 주주 회원으로 운영되며 필자는 방문 당시 회원의 평균연령이 70세라는 설명을 들었다. 회원들은 보수적인 일본 귀족 출신의 특권층들이었다. 그래서인지 나인브릿지와의 제휴를 제안했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는지 평균 연령도 60세로 낮춰지고, 점차 친목을 도모하는 사교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신규회원은 선발위원회의 엄격한 심사규정을 통과해야 한다. 입회비는 1200만 엔(약 1억1000만 원), 연회비는 240만 엔(약 2250만 원)이다. 캐디 시스템은 회원의 요청에 따라 다양하며 그린피는 2만∼2만5000엔(약 19만∼23만 원)이다. 휴대전화를 코스 내에 소지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이곳에서는 2014년부터 코스 내 흡연을 금하는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의 골프 코스로 가세미 가세 키 골프장(36홀)이 선정됐고, 맞은 편의 도쿄 골프 클럽은 18홀이기에 보조 경기장으로 쓰일 예정이다. 일본 아마골프의 중흥을 이끌어온 도쿄 골프클럽이 또 어떤 변신을 시도할지 자못 궁금하다.

김운용: 호서대 골프학과 교수 겸 세계 100대골프장 선정위원
■ 제공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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