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부터 간호사를 위한 6개월 과정으로 구성된 정신건강에 관한 교육을 시작했다. 사실 교육은 매달 한번씩 하루 종일 받고 중간 중간 소그룹 모임을 통해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정신건강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게된다.
이 과정에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권유를 여러번 받았으나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와 걱정으로 거절을 여러번 했다.
하지만 결국은 과정을 이수하기로 결정하고 벌써 시작한 지 한달을 보내고 또다시 하루 종일 교육을 받아야한다. 6개월이라는 기간동안 계속 해야하는 것이 배운 내용을 실제 상담 속에 사용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레포트를 써야한다.
이렇게 우리는 무언가를 계속적으로 선택하는 결정의 과정을 거치고 결정한 것을 이루기 위해 계속적인 행진을 한다. 이렇게 이어지는 행진이 바로 인생이며 삶일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 였든지, 어떤 상황에서 였든지 결정하고 선택한 일들을 하다가도 ‘내가 이것을 왜 해야해?’, ‘이것을 왜 시작해서 이런 고생을 할까?’. ‘다음 번엔 다시는 안해야지’, ‘힘들어도 이왕 시작했으니 계속 해야지’, ‘이제 와 그만두면 너무 억울하잖아’..... 하며 어쩔 수 없이 하지만 후회를 하기도 한다.
담배를 끊을 때도 비슷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건강을 위해서, 식구를 위해서 혹은 경제적인 이유로 주변 사람들의 압력에 의해서거나, 스스로의 결정에 의해서거나 금연을 시작한다.
일단 금연을 시작했으나 천갈래, 만갈래로 생각이 갈라지면서 ‘금연을 계속 해야하나’, ‘여기서 그만두어야하나’ 고민하며 스스로와 싸우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이럴때 금연을 하면 좋은 점과 담배를 피우면 좋은 점 그리고 반대로 금연을 하면 좋지 않은 점과 담배를 피우면 좋지 않은 점을 표로 만들어 본다.
다음에는 각각 나열한 것들을 하나씩 살펴보며 그것들이 사실과 얼마나 근접한 관계가 있는 지를 본다.
이런 아주 간단한 과정을 통해 생각의 범위를 넓혀가게 되고 실제로 담배를 피우며 얻는 좋은 점보다는 금연을 통해 얻는 좋은 점이 훨씬 많다는 것을 구체적인 나열을 통해 보게 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금연을 잘하다가 흔들리게 되는 상황을 말로써 설명하게 한다.
예를 들면 약속이 있어 나갈려 하는데 갑자기 부인이 무엇을 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데 갑자기 부탁하는 부인한테 화가 나 말이 좀 거칠게 나간다. 이런 행동에 부인은 ‘이것 좀 해주고 좀 늦게 가면 어떠냐’하며 계속 말하지만 약속 시간에 늦는다는 것을 좀처럼 받아들일 수 없기에 더더욱 화가 나기 시작한다. 결국은 화가 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부인의 부탁을 들어주고 급하게 약속 장소로 가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가시지를 않아 금연을 하고 있다는 것은 완전히 잊고 늘 그랬듯이 담배를 사 피운다.
이렇게 순간 순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그 때에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게 하고 그런 상황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찾아본다. 또한 그때에 생각과 느낌으로 행한 행동에 대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살펴보고 다음 번에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이렇게 잠시 잠깐 한 행동에 대한 분석을 통해 담배를 피우도록 하는 흡연 인자들을 하나씩 조절해 나가는 연습은 금연을 하는데 필요한 것이다.
이처럼 순간 순간 일어날 수 있는 예기치않은 상황을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가끔씩 뒤돌아보며 잘한 것은 무엇이고, 잘하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것은 비단 담배를 끊을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누구나 삶 속에서 해보면 좋을 것이다.
아마도 남녀노소를 따지지않고 하루에 한번은 거울을 보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거울을 들여다보며 스스로의 외모를 보듯 할 수 있다면 하루의 삶 속에서 일어난 일들 중 가슴에 남겨지는 일 하나를 잠시 잠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거울로 들여다 보는 또 하나의 현명한 선택을 해보는 것은 어떠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