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마다 다르긴 하지만, 인간만큼 그렇게 많이 관계를 하는 동물이 없습니다. 살아가는 데 지장이 있을 정도로 너무 많이 성적인 만남을 가집니다. 그건 인간답게 사는 방법이 아닙니다.
서구에는 다양한 유형의 부부관계를 볼 수 있습니다. 영국 같은 데는 십 년 전부터 벌써 ‘sexless couple’이 있었습니다. 결혼할 때 ‘우리는 섹스 없는 커플이다’ 이렇게 서약을 합니다.
유럽은 이삼십 년 전부터 모토가 ‘인간답게 살자. 자연으로 돌아가자’ 였습니다. 그런데 인간답게 사는 게 뭐냐? 너무 많이 관계를 가지는 것도 인간답지 않은 것입니다.
없다고 하면서 주어지는 건 너무나 즐거운 일인데 처음부터 너무나 당연하게 있는 것으로 시작을 하니까 불만이 많은 것입니다. 의무가 되니까 피곤합니다. 아예 결혼할 때 그렇게 하면 관계가 좋아집니다. 사실 그게 남녀 간에 꼭 필요한 사항은 아닙니다. 뭔가 부족하고 자꾸 확인해야 되니까 필요한 겁니다. 그 외에도 아기자기한 부부관계가 많이 있을 텐데 모든 걸 그걸로 해결해 버리려고 하는 무지막지한 관계가 됩니다.
어떻게 하면 동물답지 않고, 인간답게 사느냐? 부부관계에 정형은 없습니다. 얼마든지 다른 유형의 부부가 있을 수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면에서 아주 미개한 편입니다. 부부는 다 어때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불행해합니다.
부부간에 스트레스가 있을 때도 가볍게 탁구 치듯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옆에서 바가지 긁어대면 ‘새가 지저귀는구나’ 하세요. 그게 다 살아 있다는 소리잖아요. ‘내가 여기 살아 있으니까 나를 한번 쳐다봐 달라, 나를 사랑해 달라’ 이런 얘기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즐겁게 느껴집니다.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상대방이 다르게 보입니다.
사람들이 미련한 데가 있어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잘 모릅니다. 원하는 것을 파악하면 금방 대응을 할 텐데요. 다 관심 가져달라는 얘기입니다. 사랑해 달라, 내 옆에 있어 달라는 겁니다. 그런데 그걸 못 알아듣고는 자꾸 딴청을 부립니다.
길게 얘기할 것도 없습니다. 옆에서 어쩌고저쩌고 하면 ‘그래, 내가 사랑해 줄게’ 그러면 되는 겁니다. 그렇죠? 긴 말이 왜 필요한가요? 미련스러우니까 길게 얘기하고 치고 받고 계속 되풀이되는 겁니다.
말이 오고 갈 필요도 없습니다. 상대방이 원하는 게 뭔지를 알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걸 맞춰주면 되는데 정반대로 합니다. 그런 데다 자꾸 에너지 쓰지 마십시오. 쉽게 처리할 문제는 쉽게 처리 해야지, 힘들게 오래 기운 빼지 마시라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