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몇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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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몇 초

0 개 1,807 Ellie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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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다른 이 들과의 부딪힘과 접촉을 피해 잠시만의 휴식과 공간을 찾아. 나에게 주어지는 잠깐의 공허함과 없음의 고요함.  위험한 사물과 다른 생명체로부터 멀어짐으로써 나에게 주어지는 안전함과 안심. 그들에게도 필요했고 그들도 그것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목마름과 배고픔을 느낀 나에게 필요한 풍요로움. 때론 작지만 큰 기쁨을 주는 사치. 연말과 각종 명절이 나에게 주는 조그마한 의무와 소소한 재미. 오랜만에 만나 반가움과 안부를 묻는 사람들. 그 곳을 조금만 벗어나도 느낄 수 있는 어색함과 모름에 대한 두려움. 아는것과 편한것을 편애하며 나의 마음과 신체에 가까이 두려워하는 심리. 무엇에 대한 원함과 목마름을 항상 원하게 되는 나. 그들도 그다지 다르진 않을 것 입니다. 나와 조금은 차이나는 형체와, 나와 조금은 다른 생각과 나와 조금은 다른 생활력을 가진 그들. 그들이 나에게 가까이 다가온 이유와 내가 느낄 수 있는 그들의 특별함이 글로 표현 될 수만 있다면. 

몇 초
그들의 눈을 쳐다보는데 3초. 
그들의 체온을 느끼려 손을 뻗어 만지는 그 1분. 
그들의 흔들거리는 꼬리를 신기하게 쳐다보는 5 초. 
인형을 물어뜯는 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그 1분. 
마치 단추구멍이 닫힌것과 같은 그들의 잠든 눈을 보며 느끼는 사랑스러움 그 2 분.  
휙 지나가며 그들의 존재를 인식하고 알아보는 그 1 초.
이유없는 그들의 짖음에 느끼는 짜증 그 10 초.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을 혼내고 있는 나를 보는 그 3 초. 
먼 거리의 그들이 점으로 보일때 그들에 대해 생기는 호기심과 궁금함 그 5 초. 
그들의 가까워지는 발걸음에 그들을 반길수 있음에 느끼는 그 설렘 그 10 초.  
일을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며 집에 와 그들의 가까워지는 모습에 달래지는 내 피곤함 20초.
그들의 애교가 복잡한 내 마음을 달래는데 10 초.
그들의 터무니 없는 앙탈이 나에게 미소를 안겨주는 그 5 초.

나의 반김이 그들을 더 흥겹게 해주는데 3 초. 
그들의 건강한 걸음이 주는 그 소중함 그 가치. 
그들의 뛰어가는 모습이 어느 누군가에겐 기적처럼 그려지는 그 소중한 일상. 
음식을 먹는 그들의 모습이 어느 누군가에겐 기적처럼 그려지는 그 소중한 일상. 
그들의 평온한 잠이 어느 누군가에겐 그렇게 바라던 그 소중한 일상. 
그들의 탈없는 건강함이 어느 누군가에겐 그렇게 간절히 바라던  그 소중한 일상. 

그들의 있음 그 자체에 감사해야만 하는 하지만 너무 쉽게 잊고사는 그 지금.
그 일상의 그리움이 나에게 무섭도록 다가왔고 나의 온 몸 구석구석을 비집고 들어가 날 괴롭혔고, 나의 잘못함을 나의 이기적인 결정을 원망하게 하였고, 나의 무관심을 후회하게 하였고,  나의 일상을 중지시켰고, 그 그리움을 너무나도 크게 만들어 날 너무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 시간의 소중함이 너무나도 그리워 또 힘든 밤을 보냅니다      -Ellie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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