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만이 살 길이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사랑만이 살 길이다

0 개 1,779 김지향
어제, 동생과 함께 대학로에 크로스오버 앙상블인 새바밴드의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새바밴드와 인연이 된 지는 8년째인데, 밴드 구성한지 10년을 넘긴 여력이 그대로 느껴지는 밴드입니다. 

6월에 동생과 함께 공연을 보았는데, 그 공연을 통한 감동이 동생에게 남아 여고시절 친구들에게 전달이 되었네요. 어제 공연은 주말이 아니라서 공연 시작 시각이 저녁 8시더라고요. 그 덕에 나까지 동생 친구들과 합세를 하게 되었습니다.

공연을 보러 가기 전에 식사를 하면서 우리들은 자신들이 키우는 반려 견 이야기를 하면서 각자 자신이 키우는 반려 견의 사진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천안 대학가에서 커피숍을 하고 있는 친구도 활짝 웃으면서 자신의 반려 견 사진을 보여주더군요. 

하얀 쌀강아지인데, 코믹하게 생긴 것이 얼굴에 “나 순둥이”라고 쓰여 있더군요. 아파트에서 키울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덩치가 큰 데, 생후 9개월 된 강아지라고 하더라고요. 이름은 ‘별이’네요. 그때부터 별이가 그 친구 가족의 반려 견이 된 사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아들이 집에 들어가려 할 때, 길 잃은 강아지처럼 보이는 쌀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면서 다가왔답니다. 누군가 개를 잃어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 녀석과 눈을 맞추고 잠시 놀다가 집으로 들어왔답니다.

그 다음날 아침에 남편과 아들이 집을 나서는데, 트럭 밑에서 그 녀석이 쏙 튀어나오더랍니다. 아들은 아빠한테 어제 이야기를 하면서 주인을 찾아보라고 하였답니다. 워낙 동물을 좋아하는 그녀의 남편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소시지를 하나 샀다네요. 그 녀석을 만나면 주려고요. 

그 마음을 알았는지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던 그 녀석이 소시지를 비닐 째로 냉큼 먹어 버리더니 쫄래쫄래 따라오더랍니다. 배가 많이 고파 보여서 생선 통조림에 밥을 비벼서 주었는데, 며칠은 굶은 듯 허겁지겁 먹더니, 집에서 나갈 생각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누워서 잠이 들어버리더랍니다.

개 주인을 찾기 위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연락하여 방송 좀 해달라고 하니, 그 개는 주인을 잃은 개가 아니라 주인이 버린 개라고 하면서 동물 보호소에 보내라고 했다더군요. 그런데 동물 보호소에 간다고 안전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답니다. 동물 보호소에서 주인을 못 찾던지 새로운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안락사를 시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집에 온 첫날밤에 컹컹 거리고 울더랍니다. 덩치가 크니 울음소리가 컸겠지요. 목에는 진드기가 까맣게 모여 있는데 그냥 둘 수가 없어서 동물병원도 다녀오고 목욕도 시키면서 이틀 밤을 동물 호텔에 보냈다가 데려오고 하면서 절대로 그냥 죽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밖에 그냥 두게 되면 집 앞 공사판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잡아먹힐 게 뻔해서 밖으로 내몰 수도 없었고, 그 녀석이 온 며칠 동안 온 집안 식구에게 커다란 숙제가 생긴 것이었지요.

결국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로 하고 앞으로 별처럼 아름답고 밝게 반짝이라고 ‘별이’라고 이름을 지었답니다. 마침 남편이 전원생활을 위해 강화도에 정착할 꿈을 갖고 허름한 집 한 채를 사두었고, 그 집을 개조하여 자신의 꿈대로 살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별이가 합세를 하게 된 것이지요. 

마을 이장님과 상의를 하였답니다. 집 공사가 마무리 되어 이사를 하기 전까지 별이를 맡아 달라고요. 자주 별이를 보러 갈 것이며, 매일 별이 산책도 좀 시켜 주고 잘 돌봐달라면서 수고료를 주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지금 별이가 이장님 댁에 있는데, 내일 별이를 보러 가는 날이라고 하더군요. 

대학가에 방학만 되면 유기 견들이 늘어난답니다. 대학생들이 반려 견으로 키우다가 오랫동안 집을 비우게 될 때 그냥 버려 버린다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사랑을 아주 쉽게 유기해 버리는 것이지요. 빠르게 사랑에 빠지는 속도만큼 사랑을 유기해 버리는 속도도 그만큼 빠른 가 봅니다. 그러나 별이 가족의  따스한 사랑을 보면서 그래도 아직은 사랑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월동 준비

댓글 0 | 조회 1,385 | 2015.06.10
퇴근길의 차량들이 줄지어 달려가는 해질녘에 단풍이 든 거리의 나무들은 촉촉한 비를 맞으면서 차분하면서도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우수수 떨어진 노란 낙엽들이 … 더보기

깨끗한 유리창

댓글 0 | 조회 2,162 | 2015.05.27
승용차가 없어서 온 가족이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그 덕분에 나 역시 버스 시간표를 늘 확인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 갔었을 때, 동생 집 냉장고에 붙여 있었… 더보기

이 또한 지나가리라

댓글 0 | 조회 1,743 | 2015.05.13
다윗 왕이 궁중의 세공인에게 전쟁에 크게 이겨도 교만함에 빠지지 않고, 절망으로부터도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글귀를 새긴 반지 하나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합니… 더보기

시간의 세계

댓글 0 | 조회 1,332 | 2015.04.29
친구가 요즘 틱낫한 스님의 저서 ‘마음 한 가운데 서서’를 읽고 있다고 하면서 그 안에 들어 있는 우화 한 편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었습니다. 노스승으로부터 수련을 … 더보기

인생지사 새옹지마

댓글 0 | 조회 3,549 | 2015.04.15
인생지사 새옹지마란 말들을 자주 하지요. 복이 화가 되기도 하고 화가 복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새옹지마에 많이 비유를 합니다. 참으로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인생살이… 더보기

생각과 행동

댓글 0 | 조회 1,702 | 2015.03.24
신중함이 지나친 남편과 달리 나는 행동을 먼저 해버리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 직감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태반이지요. 때로는 착각을 직감으로 오인하여 일… 더보기

100세 시대의 대중의식

댓글 0 | 조회 1,531 | 2015.03.11
우연히 인터넷을 통하여 서유석의 ‘넌 늙어 봤냐? 나는 젊어 봤단다.’란 노래를 들었습니다. 서유석의 나이가 70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 … 더보기

메시지

댓글 0 | 조회 1,613 | 2015.02.25
한국에서 손님이 일주일 동안 지내다가 갔습니다. 8년 전에 영어 공부를 위해 파미에 와서 1년 동안 학교에 다녔던 학생인데 어느덧 청년이 되어 사회에 첫발을 내밀… 더보기

잔인한 와이탕이 데이

댓글 0 | 조회 2,382 | 2015.02.11
와이탕이 데이 때, 파미 테마나와 박물관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를 했었습니다. 내가 만든 모자들과 우리 가족이 만든 꽈배기 도넛을 판매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난… 더보기

풍요와 사랑이 넘치는 나날들

댓글 0 | 조회 1,785 | 2015.01.29
여름이 오기만 하면 마음이 붕붕 하늘을 나는 듯합니다. 가벼운 옷차림에 챙 넓은 모자를 눌러 쓰고 바람을 가르면서 운전을 하는 즐거움이 크기도 하고요. 한국에서 … 더보기

풍요로운 2015년을 기원하면서

댓글 0 | 조회 1,645 | 2015.01.13
밝은 새해를 예견하듯 요즘의 날씨는 화창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렇듯 화창한 오늘 아침에 둘째가 갓 구워 놓은 빵을 먹었습니다. 사흘 전부터 이스트를 배양하기 시작하… 더보기

소박한 행복

댓글 0 | 조회 1,569 | 2014.12.23
오늘 아침에 집에 소포 하나가 도착하였습니다. 고급스럽고도 예쁜 병들이 6개나 되었는데, 레몬 오일이 첨가 되어 있는 아보카도 오일이었습니다. 샐러드에 뿌려 먹으… 더보기

자연법칙의 이해가 필요한 지금

댓글 0 | 조회 1,505 | 2014.12.09
하늘이 심술을 부리면서 변덕스럽게 비바람을 몰아치게 하지만, 정원의 하얀 장미들이 활짝 웃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12월의 선물이군요. 나는 꽃이 참 좋습니다. 꽃… 더보기

착각의 의무

댓글 0 | 조회 1,612 | 2014.11.26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여 현미밥을 먹고 있는데, 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가족들을 위해 항상 콩을 섞어 밥을 짓습니다. 고기를 즐기지 않는 가족의 식성을 위한 … 더보기

우리 모두 다 함께 잘 살아가는 방법

댓글 0 | 조회 1,620 | 2014.11.11
일요일이면 늘 그렇듯 우리 집은 오픈 홈(Open Home)을 합니다. 오늘도 오픈 홈을 하였는데, 집을 사려는 임자가 아직까지 나타나지를 않았네요. 오픈 홈을 … 더보기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댓글 0 | 조회 2,364 | 2014.10.29
우리 집 정원에서는 바람이 집 주위를 뱅글뱅글 돌때가 잦습니다. 바람이 유난히 불었던 그 어느 날 재활용 빈이 바람을 못 이겨 쓰러지면서 뚜껑이 열렸던 적이 있었… 더보기

삶과 죽음

댓글 0 | 조회 2,149 | 2014.10.14
내가 사랑하는 여동생의 시어머니께서 며칠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를 치룬 이후로 제부는 매일 어머니께 다녀온답니다. 그러면서 엊그제 혼자 밖에 나가서 강아지 한… 더보기

영혼의 집

댓글 0 | 조회 2,050 | 2014.09.24
오늘은 한국에 살고 있는 큰언니의 생일입니다. 육십갑자의 ‘갑’으로 되돌아오는 환갑날입니다. 옛날 같으면 최상의 수명을 산 기념으로 환갑잔치를 했었겠지만, 100… 더보기

인생이 계단이라면?

댓글 0 | 조회 1,319 | 2014.09.09
봄 처녀도 아니건 만, 난 봄을 제일 좋아합니다. 한국에서나 뉴질랜드에서나 추운 겨울 내내 봄을 기다리면서 살았던 거 같습니다. 남들보다 추위를 덜 타는 편인데도… 더보기

시련과 고난이 주는 기회

댓글 0 | 조회 1,892 | 2014.08.27
어느덧 거리는 봄의 꽃망울들이 노랗게 웃고 있습니다. 봄의 문이 살며시 열리고 있네요. 잔뜩 움츠리고 있었던 몸과 마음이 화사한 수선화의 노란색으로 물들어갑니다.… 더보기

삶의 조각보

댓글 0 | 조회 1,743 | 2014.08.12
오일히터를 의자 옆에 놓고 그 위에 담요를 올려서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무릎 위를 덮고 있습니다. 이렇게 담요를 덮고 있으면서 시린 손을 가끔 담요 안에 넣어 녹… 더보기

지금 이 순간만이....

댓글 0 | 조회 2,051 | 2014.07.24
뉴질랜드에 오기 하루 전날, 인사동에 나갔었습니다. 마침 일요일이라서 사람들이 북적거리더군요. 평일에 한 번 인사동을 갔었는데, 그날의 분위기와 달리 축제의 느낌… 더보기

현재 사랑만이 살 길이다

댓글 0 | 조회 1,780 | 2014.07.09
어제, 동생과 함께 대학로에 크로스오버 앙상블인 새바밴드의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새바밴드와 인연이 된 지는 8년째인데, 밴드 구성한지 10년을 넘긴 여력이 그대… 더보기

외모지상주의의 초상

댓글 0 | 조회 1,839 | 2014.06.24
한국에 와서 이상한 광경을 자주 봅니다. 얼굴에 가면을 쓰고 챙 넓은 모자를 쓰고 다니는 여자들이 그 중 제일 이상하게 보이더라고요. 가면이라고 말하기엔 좀 섬뜩… 더보기

선택 놀이

댓글 0 | 조회 1,476 | 2014.06.11
한국을 떠나서 산 지 14년입니다. 2년 전에 한국 방문을 하고 올 4월에도 잠시 방문을 하였었는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만 급격한 변화에 넋을 놓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