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우리와 가장 비슷한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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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고양이-우리와 가장 비슷한 동물

0 개 2,531 한얼
출근한 어느 주말이었다. 이 무더운 날씨, 나와 마찬가지로 좋던 싫던 이런 날에조차 직장에 나와야 하는 모든 이들을 애도하며 편의점에 들렀다. 열심히 음료수를 고르고 있는데 뒤에서 외마디 환성이 들렸다. 화들짝 놀라 돌아보는 순간 내 위의 상사가 나를 불렀다.

“한얼 씨! 이거 봐! 고양이야 고양이!”

뭐? 고양이? 나는 냉큼 달려갔다. (그리고 사진을 찍었다. 보다시피.)

cat.jpg

전에도 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고, 실제로도 동물은 구별 없이 다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동물을, 또는 가장 키우고 싶은 동물을 하나 꼽으라 한다면 단연코 고양이다. 나는 고양이가 제일 좋다.

굳이 현대인에게 가장 알맞은 반려동물이라던가 하는 그런 실용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고양이는 그 성격이 매력적이다. 독립성 강하고 고고하면서도 한편으론 개 못지 않게, 또는 개 이상으로 주인에게 의존하고 주인의 사랑을 갈구한다. 그러면서도 사람 없인 도저히 못 사는 개체가 있는가 하면 - 소위 ‘개냥이’라고 하는 녀석들 - 인간에게 외면 받고서도 처음부터 별로 신경 안 썼다는 것처럼 편안해 하는 녀석들이 있다. 사람과 똑같이. 멋지고 안타까운 이중성이다.

한국에도 고양이들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 내심 기쁘기도 하다. 아직도 고양이를 요물 취급하며 미워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만큼 고양이 애호가들도 늘어났다는 뜻이기에. 특히 내 주변의 친구들은 절반 이상이 고양이를 키운다. 많게는 다섯 마리까지도! 대단하다.

문제의 고양이 다섯 마리를 키우는 친구의 집은 온통 고양이 털투성이였다. 집이 넓은 덕분에 아예 고양이들의 공간과 사람이 사는 공간을 분리해 놓았는데, 그 사이엔 옷을 갈아입고 털을 털 수 있도록 따로 방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정말이지 대단했다.

더 대단한 건 그런 고생과 수고를 감내하면서까지 고양이들을 몹시 애지중지하는 친구였다. 하긴, 방 하나를 고양이들에게 내주고 대신 매일매일 침대 위에서 새하얀 고양이들에게 둘러싸여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면 나라도 그럴 것이다. 비록 그 고양이들이 낯을 많이 가려 손님인 나는 그다지 환영 받지 못했지만.

고양이들은 사실 뉴질랜드로 오면서 많이 보게 되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내가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가정들은 개를 키우고 있었으니까. 우리 집도 그랬고, 그래서 고양이는 별로 본 적도 없었다. 그러다가 이민을 왔고, 우리 집을 제외한 동네의 가정집들은 모두 고양이들을 한두 마리씩 키우고 있었다. 게다가 집에서 키우는 동물들을 ‘집’에 넣어두지 않고 바깥을 자유로이 돌아다니도록 내버려둔다는 것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다친다거나 잃어버린다는 걱정은 하지 않는 걸까? 물론, 그런 나의 염려는 기우였다. 고양이들은 사람들과 같은 공간을 이미 완벽하게 공유하고 있었다. 제일 똑똑한 두발 동물의 배려를, 마치 그것이 마땅하고도 당연하다는 것처럼 받아들인 채.

고양이를 키울 사정이 안 되는 나는 그나마 한국에 와서 캣 카페(cat cafe)라는 곳을 드나들며 아쉬움을 풀고 있다. 카페에서 고양이들과 놀 수 있는, 한 마디로 고양이들이 접대하는 카페라고 보면 쉬울 것이다. 아쉬운 대체물이지만 그런대로 괜찮다. 음료 한 잔과 고양이들과 함께 보내는 몇 시간이라면 돈을 지불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하물며 그것이 나처럼 동물만이 줄 수 있는 조용한 위로에 목마른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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