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폭풍우 피해는 ‘자연재해’인가? ‘Natural Disaster’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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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폭풍우 피해는 ‘자연재해’인가? ‘Natural Disaster’인가?

0 개 1,806 정윤성
‘170 KM/Hour’ 지난주 폭풍의 스피드이다. 이젠 바람의 세기나 강우량은 우리의 상상보다 더 양과 세기가 예전 같지 않다. 게다가 킹타이드가 있을 때 마다 발생하는 미션베이 가는 길과 지역의 침수는 이미 다른 도시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라니뇨 현상으로 많아진 강우량 때문에 스키장 같은 경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뉴질랜드를 살면서 아직도 “보험에 자연재해가 보상되나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 필자는 뉴질랜드에서 아무리 오래 살아도 재해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을 하지 못한 교민이라면 한번쯤 가져보는 질문이기도 하다. 몇 년전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자면 필자의 고객이 아닌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이 뉴질랜드 진출을 앞두고 생긴 일이다. 빌딩을 구입하면서 대대적인 내부공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시청의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시청의 허가 조건 중 보험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 내용은 한국에 있는 최고 책임자에게 보고 되었고 받은 대답은 “일 하지 말라는 뜻인가? 차라리 그만 두라고 하지!”라는 대답을 듣고는 필자에게 전화가 왔다. 전화 속 시청의 허가 조건 중 보험 보장내용에 ‘results directly or indirectly from earthquake, natural landslip, volcanic eruption, hydrothermal activity, tsunami or fire caused by any of these and ….’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뉴질랜드에서 10년 이상 살아도 직접 닥치지 않으면 모를 이 조건을 본 한국에만 살았던 책임자는 얼마나 황당했을까..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뉴질랜드에 온 그 매니저의 질문은 “이런 보험이 있어요?”이었다. 위의 내용은 뉴질랜드 대부분의 보험의 기본 보장 요건이다.


먼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연재해’와 ‘Natural Disaster’의 의미를 설명하기에 이번에 발생한 강풍 피해가 설명하기에 좋은 예일 것 같다. 보험 가입자에게는 결과적으로는 비슷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나 차이는 Excess Fee에 있다. 일반 클레임은 Standard Excess Fee 가 적용되나 Natural Disaster는 현저히 높다. 지역에 따라서 Excess Fee 조건도 달라 질 수 있으나 Ch-Ch 지진 이후 많이 높아져서 주택인 경우 일반적으로 $5,000 정도에서 많이는 5%, 그러니까 상가 빌딩의 경우 건축비용이 $1M 이라면 $50,000 이 Excess Fee로 적용되니 가능하면 일반 클레임으로 처리하는 것이 당연히 경제적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폭풍우와 홍수 등은 실제적으로는 자연재해이지만 보험에서는 다행히도 일반 클레임으로 분류된다. 홍수와 폭풍우로 인한 피해는 보험사에서 모든 피해를 보상하게 되고 ‘Natural Disaster’는 주택인 경우 상가와는 달리 $100K+GST 까지 EQC에서 보상하고 그 초과 분의 피해 보상은 보험사 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보험사의 보상으로 진행된다. 

가끔 보험료를 비교해보려고 오시는 분들 중 가입 조건이 나열되어 있는 보험서류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10M 이상 가치를 가지고 있는 빌딩보험에 자연재해가 누락되어 있었던 것이다. 분명 증권에는 건물의 재건축 비용이 명시되어 있었지만 ‘Natural Disaster’는 분명 없었다. 그 이유를 물어 보니 보험료가 비싸서 제외시켰다는 것이다. 이 내용을 융자은행도 내용 확인 하지 않고 “OK!” 했다고 해서 난처한 적이 있었다. 다시 돌려 보내면서 은행과 문제 없는지 확인하고 오시라고 했던 일이 있었다. 일반 주택보험은 ‘Natural Disaster’ 보장을 제외할 수 없지만 상업용 빌딩은 옵션으로서 가능하다. 그러나 뉴질랜드는 자연재해 국가중 위험도가 높은 나라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사실 그 빌딩주는 오너 자신이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서도 세입자들의 경비 절감에 자신의 재산을 걸고 헌신하고 있는 셈이었다. 

Ch-Ch지진은 부자의 서열을 많이 바꾸어 버렸다. 융자없는 주택과 상가를 가지고 있었던 알짜 부자들은 보험가입의 요구를 받지도 않았고 그래서 차일 피일 미룬 보험은 백년 이상 오랫동안 지진의 안전지대라고 했던 도시를 강타했다. 그리고 그들은 가난해졌다. 지난 금융위기 때,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수익성을 보장받는 보험을 ‘단단히’ AIG에 가입해 두었고 그들은 금융위기에도 풍요로웠다. 보험은 비용이 아니라 ‘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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