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는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 기…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스스로 통제불능인 그리고 인생가운데 가장 자신감이 충천한 다시 말하면 아무도 못 말리는, 세상의 중심은 자신이라 여겨지는 때이다. 자기 중심적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 닥치건 일단 남 탓, 세상 탓이고 그로 인해 화가 치밀어 올라도 이유가 정당하기 때문에 통제불능이 될 정도로 끝까지 가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청소년들이 다 이런 양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고 이성적이고 예의 바른 상태로 자기 통제에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그들도 많다.
그럼 청소년 시기에 보이는 행태들도 유전적인 것일까? 아님 환경이 문제인 것일까? 우리는 자녀들을 보면서 아주 자주 엄마를 닮아서 그렇다, 아빠가 하는 짓을 똑 빼 닮았다는 등 우리 스스로가 유전 탓을 많이 한다, 피는 못 속인다면서. 육체적인 것 뿐 아니라 성질들도 부모들을 많이 닮는 것은 사실인데 그것은 DNA의 영향도 있겠지만 대부분 학습된 것이다. 즉, 부모가 하는 대로 보고 부모가 가르치는 대로 간다는 것이다. 필자의 아들 반에 한국친구가 전학을 왔는데, 무척 좋은 아이라고 했고 인사성도 밝아 교육 잘 받은 아이구나 여겼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을 데리고 주차한 차로 돌아오는데 어디서 성질부리는 소리가 그것도 한국말로 들리는데 엄마한테 불 같이 짜증을 내는 소리였다. 차 안에서 들리기에 지나가며 쳐다봤더니 세상에… 그 예의 밝던 나이스 하다던 아이였다.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그러면서 문득 아이아빠가 엄마한테 그러는 구나 싶었다. 아들에게 화도 못 내고 그 짜증을 받고 있는 엄마를 보면서 그런 추측은 신빙성을 더 해주었다.
그런 아이들은 사춘기가 오면 더 심각한 수준으로 변하기 쉽다. 어려서 이미 화를 내는 데 통제를 받지 못한 경우, 그 화는 진화한다. 통제불능 구제불능이 되어가는 것인데, 사춘기 청소년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화라는 감정은 한 번 통제를 잃으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처받은 마음에 쌓아둔 분노들을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된다. 어설픈 상태에서 터트려 놓으면 댐에 구멍이 하나 나서 댐이 무너지듯이 분노가 한 사람을 잡아먹게 된다. 그래서 경험 있는 전문 상담가에게 가서 안전하게 터트리지 않으면 수술한다고 메스로 자르고 봉합 안 한 격이 되는 것이다. 화난 감정은 화를 내서 푸는 것이 아니라 다른 건강한 방법으로 그 화된 감정을 녹이고 산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춘기청소년들은 스포츠를 통해 악기나 그림 그리기 등 여러 가지 활동들을 통해 자기만의 스트레스와 화를 푸는 방법들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분노 시 행동지침들도 숙지하고 행해보면 도움이 된다.
가장 많이 권하는 방법이 WALK AWAY이다. 화가 나는 순간을 피해 벗어나라는 것인데, 그러면서 뿜어져 나오는 화를 다스려 가라 앉을 시간을 벌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기회를 갖는 것이다. 한 밤중이 아닌 이상 산책, 빨리 걷기, 아니면 뛰는 것으로 순간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으면 그것을 연습하고 습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깊은 숨쉬기(deep breath), 음악듣기, 글 써보기, 운동하기 등등 화를 잊을 수 있는 활동들을 해야 한다.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육은 선을 그어주고 그 밖은 벗어나지 않도록 일관성 있게 자녀들의 감정들을 조절해 주고 통제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통제를 배우면 그런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두 번 생각하고 참아보고 하는 연습이 되어 있어서 참을 수 있는 이성적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