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칼럼에서도 수없이 말했던 어찌보면 사진의 존재 이유 중 가장 노골적인 이유인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사진은 그 역할을 충실히 지켜내왔다. 디지털 시대가 오면서 합성이라는 기술이 사진과 접목하면서 하나의 놀이가 탄생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Now and Then’이라는 사진 놀이이다.
‘Now and Then’ 사진 놀이는 같은 장소의 사진을 옛 사진과 현재의 사진을 합쳐서 하나의 사진으로 만드는 사진 놀이로 세월이 흐르고 사람은 변해도 장소는 항상 그 자리에 있고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어찌보면 가슴 뭉클한 놀이이기도 하다.
사진 A 와 같이 자식들에게 부모가 자신들의 추억의 장소에서 함께 하며 같이 공유하고 새로운 사진을 또 하나 남기면서 또 다른 추억을 남기는 것 처럼, 그리고 사진 B 와 같이 자신의 어렸을 때의 모습을 같은 장소에서 다른 시간에 보고 느껴보는 것처럼 어찌보면 이 불가능한 놀이가 ‘사진’이기에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진을 업으로 살고 있는 우리가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Now and Then’ 사진 놀이는 단지 추억 놀이에 국한되지 않고 사건, 사고,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역사학자이자 사진작가인 Marc A. Hermann은 자신의 선배들의 포토저널리즘에 존경을 표하는 마음에서 ‘Now and Then’을 역설적으로 뒤집어 ‘Then and Now’라는 주제로 옛 사건, 사고 현장을 담은 사진과 현재의 사진을 합성하여 사진 C 와 사진 D 같은 사진들을 만들기도 하였다.
Now and Then, Then and Now 이 두 주제가 사진과 접목했을 때 항상 그 때 그 당시 ‘현재’만 담긴 사진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담긴 제 3의 사진이 나온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