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습으로 2014년이 장식되어질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 속에 새해를 맞이한 지 꼭 7시간만에 생각하지도 않았던 일이 벌어졌다.
뜨거운 후라이팬을 들다가 그만 왼손에 화상을 입었다.‘아, 뜨거워’하고 되내이는 순간 이미 손가락은 붉은 빛으로 바꾸어지면서 오그라들기 시작했다. 화끈거림과 함께 느껴지는 그 통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예기치않은 사고로 시작한 2014년은 순식간에 흘러가 벌써 초순이 다 지나가고 있다.
기대하지도, 예측하지도 못한 일들을 계속적으로 처리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우린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어쩜 이것들이 모여 삶의 발자취가 되는 것 같다.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 때 우리가 한 행동에 대해 ‘잘했어’라고 칭찬을 하기도 하고 ‘그렇게 하지 말 걸’하고 후회를 하기도 한다.
금연을 하는 과정에서도 칭찬과 후회는 반복되어지는데 한 예를 들어본다.
20년 넘게 담배를 피워오는 동안 단한번도 본인이 원해서 담배를 끊어본 적이 없었던 사람이 가족들의 잔소리도 듣기 싫고 몸도 전과 같지 않아 담배를 끊어볼 결심을 몇 년전에 했다.
금연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일단 금연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처음 몇 주는 니코틴 패치와 껌을 사용하면서 별 문제없이 금연을 잘 유지했다. 이렇게 생각보다 잘하는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며 ‘금연도 별 거 아니네’라고 생각하며 지내던 어느 날,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났다.
친구와 술 한잔을 마시며 무심결에 담배를 피웠다.
몇 주간 안피우다가 담배를 한모금 쭈욱 빨으니 갑자기 속도 미식거리는 것 같고 기분이 상당히 좋질 않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한 모금, 두 모금, 세 모금 이렇게 계속 담배를 쭈욱~~~ 빨아가니 아무런 느낌도 없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담배를 한 개비, 두 개비 친구와 함께 피우고 있는 것이었다.
처음에 담배를 한,두 모금 피울 때는 ‘아, 못난이 왜 담배를 피운거야’ 하면서 스스로를 나무라기도 하며 속상해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좋은 것을 왜 끊으며 스트레스를 받는거야’,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살겠다고’,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지 하며 흡연 욕구를 참느라 스트레스를 받느니 차라리 그냥 피우자’ 하며 자신을 위로한다.
그러나 잠을 자고 일어난 다음 날 가슴을 치며 후회한다. ‘내가 미쳤지, 담배를 왜 피운거야’, ‘어떻게 몇 주간 담배를 안피우며 견디었는데, 바보, 바보’하며 스스로를 나무라고 속상해한다.
다시 담배를 안피우려하나 생각만큼 되질 않아 자꾸 담배에 불을 부치며 ‘이게 마지막이야’, ‘딱 한개비만’, ‘이것만 피우자’, ‘더 이상 안피울거야’, 이러는 가운데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가고 시간은 흘러흘러 몇 달이 훌쩍 지나갔다.
그러던 중 ‘이러면 안되지, 다시 금연을 시작하자’하며 가지고 있던 담배도 다 버리고 가족들한테 ‘아빠가 담배를 다시 피우면 사람이 아니다’하며 좀 과격하게 식구들한테 말한다.
흡연 욕구를 억지로 참고 또 참는데 ‘저 친구는 왜 이렇게 날 화나게 하며’, ‘애들은 왜 자꾸 아빠 말을 안듣는거야’, 짜증이 너무 나 ‘딱 한대만 피울까’, ‘피우면 안돼’ 이렇게 마음이 왔다갔다 한다.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체면이 있는데 참아야지’하며 ‘잘하고 있는거야’, ‘지금 너무 잘하는거야’, ‘난 할 수 있어’를 계속 되내이며 스스로를 칭찬하고 또 칭찬한다.
이렇게 자신에 대한 칭찬과 후회와 실망을 거듭하면서 하루 하루 금연일이 늘어나 어느덧 2년이 되어가듯, 2014년을 걸어가는 우리 모두의 삶 속에서 칭찬과 후회가 수없이 반복되는 가운데 삶의 고리를 하나 하나 엮어갈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후회보다는 칭찬을 더 많이 하면서 2014년의 바구니를 넘치는 감사로 채워 행복이 가득한 해를 만들며 풍성한 기쁨의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갑오년을 신나고 힘차게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