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외교 2013년 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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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외교 2013년 7월 13일

0 개 1,898 오소영
잔치 전날과 소풍가는 전날엔 으례 설렘이 따른다. 우리에겐 공연 있는 전 날이 잔칫날을 앞둔 설렘으로 잠을 설치게 마련이다. 하지만 몽롱한 정신을 가다듬고 오늘 하루의 일들을 떠 올리며 마음이 분주 해 진다.   
 
이른 아침. 목적지는 전혀 생소한  곳. 서투른 출발이어서 가벼운 흥분과 함께 발길을 재촉했다.

‘와이타케레 카운실 챔버홀’에 도착해서 안내를 받아 들어간 기다림 방에선 먼저 와 계신 부지런한 분들이 공연 의상인 한복으로 갈아입느라 인사도 대충으로 부산스럽다. 홀에서는 오늘의 행사인 ‘다민족 단체장들의 쎄미나’가 한창 진행중인 모양이다. 그 중요한 자리에 막 간을 이용한 짧은 공연이지만 우리 ‘무지개 시니어 합창단’. 이 영광스럽게도 특별 초대되었다. 모처럼 외국인들 앞에서의 공연이기에 그 어느 때 보다 조심스럽고 긴장도 되었지만 색다른 흥분 또한 감출 수가 없었다. 천천히 가방을 열어 정성스레 다려넣어 간 한복을 꺼내입기 시작했다. 십수년이 지난 한복을 여기 가지고 와서 무슨무슨 행사 때마다 진력이 나도록 입어 이젠 그만 입어야 되겠다고 뒤로 미뤄두었던 그 옷을 오늘만은 고집으로 입고 싶었다. 그것은 진홍의 깃고름이 독특한 옷이기에 같은 컬러의 중복을 피하고. 다민족 외국인들에게 우리 한복 고유의 다양하고 조화로운 컬러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노래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전통미와 품위가 돋보이는 한복으로 민간외교의 한몫까지 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모두가 갈아입고나니 방 안은 금방   화사한 꽃밭이 되어버렸다. 알록이 달록이 무지개 이름처럼 색깔도 곱지만 그 우아함이라니...

조금이라도 더 예뻐보이려고 바른데 더 바르고 얼굴이 닳도록 매만져도 지금은 그 누구도 흉보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젊은듯 아름다워 노인이기를 감추고 잊었다. 삼삼오오 무슨 이야기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하하호호 웃음꽃이 만발하니 공연의 긴장감은 사라지고 이 순간의 엔돌핀으로 또 십년은 뒤로 물러난 나이. 꼬까옷 입혀놓고 손주들 재롱이나 지켜 볼 할머니들이 지금은 전부 그들 아이들이 되어있다. 때때옷 입고 재롱떠는...
 
잠시 수다판을 깨고 끼어든 귀빈이 있었으니 그 분은 ‘랜 부라운’ 오클랜드 시장님이었다. 우리를 대환영하면서 함께 기념촬영을 원해 꽃밭은 그 분을 에워싸고 금방 함박웃음 꽃을 피워냈다. 일일히 악수를 나눈뒤에 “감사합니다” 발음도 정확한 인사를 남기고 떠나는 그 분을 보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특별 보너스가 너무나 멋지구나 라고. 간지러운 행복감에 속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래서일까? 모두가 한마음으로 정성껏 노래도 잘 불렀다.   

아담한 홀. 작은 무대지만 우리들 앞에는 그 어느 공연 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분주한걸 보면서 더욱 신바람을 일으킨게 아닐까. 그들이 우리 코리안들이 아니고 모두 젊은 외국이들이었기에 더욱 더...

한인 컴뮤니티를 대표한 ‘김성혁’ 회장님과 여성회장님 두 분이 나란히 열열한 응원을 보내는데 갑자기 콧등이 찡 해 왔다. 찐한 동포애 때문인데 두분들도 어깨에 힘이 실렸을까? 단지 두 곡으로 간단히 끝난 공연이지만 너무도 값진 시간이라고 생각되어 오래오래 기억속에 담아두련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모두들 옷을 갈아입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죤 팰리노’씨의 간절한 촬영 부탁에 다시금 한복 쇼를 해야했다. 그 분은 10월에 있을 오클랜드시장 선거에 출마를 한 후보자로 우리를 많이 칭찬 해 주었다. 이런 때 내가 한국인이라는게 자랑스럽다. 작지만 조촐하게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삶에 무한한 희열을 느끼는 순간이 바로 이런 때가 아닌가.  

얼마 전. 중국에서의 ‘박 근혜’ 대통령 한복외교처럼 우리도 이 나라에서의 한복행사는 곧 대단한 외교라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갖게된다.  
 
매 공연 때마다 애태우시는 단장님을 비롯해 지휘자. 반주자님. 그리고 모든 단원들. 정말 수고 많으셨읍니다.

우리 공연을 한번도 놓지지 않고 관중석에서 응원을 보내주시는 ‘0 00’님 와이타케레 지역에 사는 무지개 센타 친구분들 그 분들의 응원도 기쁨으로 감사를 드리면서... 
 
우리 무지개 시니어 합창단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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