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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대가 도래한 이후 우리는 지면 시대에 비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연예인의 사진들에 둘러 쌓여 살고 있다. 인터넷 상으로만 존재하는 셀 수 없이 많은 연예 전문 매체, 각종 포털 사이트의 사용자 게시판이나 SNS를 통하여 소위 말하는 ‘직찍’ 사진들도 매일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모든 상황을 세심하게 조율하여 촬영하고 디지털 보정 작업을 거치는 화보 등의 촬영 이외에 기자들이 순간의 찰나에 찍어내는 스냅사진이나 일반인이 우연한 기회에 촬영하게 된 ‘직찍’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재미있는 현상이 하나 있다. 이 현상이란 같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사진에서는 다리 길이가 - 혹은 전체적인 신체 비율 - 길어 보이고 또 다른 사진에서는 상당히 짧아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어떤 인터넷 사용자들은 특정 연예인의 사진 중 유독 다리가 짧아 보이는 사진만을 모아 올리며 화보 따위에서는 비현실적으로 좋아 보이던 그 연예인의 신체 비율을 놓고 ‘실상은 이렇다’라며 깎아 내리기도 한다. 물론 화보를 촬영할 때에는 디지털 보정 작업의 한 부분으로 무릎 이하의 다리 길이를 임의로 늘리고는 한다. 그러나 디지털 보정이 거의 전무한 스냅 사진에서는 왜 특정 스타의 신체 비율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것일까?
위의 의문점에 대한 답은 의외로 아주 간단하다. 촬영자의 임의 촬영 높이, 즉 카메라의 상하 위치에 따라 사진에서 보이는 신체 비율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것이다. 사람의 전신 사진을 촬영 할 때 촬영자가 자신이 똑바로 선 자세에서 앞에 있는 사람의 전신을 사진에 담으려면 카메라가 - 촬영자와 피사체가 되는 인물의 키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 - 살짝 아래를 향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 살짝 High Angle 사진이 되지만 보통 자신이 정확하게 정면으로 촬영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는 High Angle에서 내려다보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사진에서는 상대적으로 하체에 비해 상체가 크게 나오고 이로 인하여 전체적인 신체 비율이 짧아지게 된다. 반대로 촬영자가 바닥에 붙어서 피사체가 되는 사람의 전신을 사진에 담으면 하체가 마치 늘어난 듯이 길어지고 상체, 그리고 특히 얼굴은 비율적으로 작아지게 된다. 그리고 앞서 얘기하는 두 가지 상황의 중간 정도의 높이에서 - 카메라가 피사체가 되는 사람의 허리에서 가슴 사이 정도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 촬영한다면 두드러지게 상체나 하체 어느 한 부분이 강조되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면서 실제 피사체가 되는 사람의 신체 비율을 살릴 수 있다. 또한 자연스럽게 다리를 길게 보이게 하려면 이보다 아주 약간 낮은 위치에서 촬영을 하면 된다고 볼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위에서 설명한 효과는 카메라 렌즈를 중심으로 먼 거리에 위치한 것이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것 보다 작게 나오는 아주 단순한 물리적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