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엄마 권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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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엄마 권하는 사회

0 개 2,372 안진희
쭉 뻗은 키에 늘씬한 다리를 자랑하며 돌쯤 되어 보이는 아들을 옆구리에 척하니 걸쳐 안은 모습이 화보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온 것 같다. 똑같이 쫄바지를 입고 어그 부츠를 신어도 영 짤막하고 통통한 내 다리로는 아무리 해도 그저 옆구리에 걸친 아들이 힘겨워 보일 뿐이다. 
 
요즘처럼 품절녀다 뭐다 해서 결혼해서 애를 놓고도 몸매가 좋고 오히려 더 예뻐졌다는 이들이 넘쳐나는 세상은 참으로 우울하다. 아들을 가졌을 때 막달까지 11kg 밖에 안 쪄서 비교적 성공적이라 생각했었건만 왠걸 애가 쏙 빠지고 난 만큼만 무게가 빠지고 더 이상은 빠지지 않더라. 몸무게도 몸무게지만 애를 들고 안고 설치느라 어깨는 점점 벌어지고 팔뚝도 더더욱 우람해지고. 처녀 때처럼 배가 쏙 들어가는 건 이제 바라지도 않는다. 그들은 어찌 그리 날씬한 걸까… 거울을 볼 때마다 우울하다.. 거울 볼 일이 많이 없는 뉴질랜드가 그나마 감사하다.
 
아는 집에서 미국 직구로 유산균을 주문한다 길래 아들 것도 함께 부탁했다. 유산균을 먹이면 배앓이도 덜하고 똥도 예쁘게 나온다나 뭐라나. 우리 아들은 두 돌 넘도록 단단하고 예쁜 똥을 한번도 싸는 일 없이 늘 질퍽한 똥만 싸대서 기저귀를 찰 때는 똥을 갈려면 항상 물티슈를 10장도 넘게 써야 제대로 뒷처리를 할 정도였다. 그런데 원래 다른 애들은 동글동글 실한 똥을 싼단다. 무식한 어미 덕에 여태 실한 똥 한번 못 싸본 아들이 불쌍해 울컥한다. 주변에서 다들 알고 있는 미국 직배송 사이트를 왜 나만 몰랐을꼬… 아… 끝없는 정보의 바다가 원망스럽다.
 
인터넷을 보면 엄마들 블로그에는 엄마표 놀이라는 게 유행처럼 쏟아진다. 집에서 엄마가 찢고 오리고 붙이면서 아이와 신나게 놀아준단다. 직접 준비해서 아이와 신나게 놀아주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 와중에 사진 찍을 정신이 있는 건 더 존경스럽다. 우리 모자는 매일같이 밖으로 나간다. 밖에 나가면 여기저기 볼 것도 많고 돌아다니면서 기운을 빼니까 먹을 것도 잘 먹고 낮잠 자는 시간에 맞춰서 돌아오면 차에서 잠드니 비교적 편하고 시간도 잘 간다. 집에 아들과 하루 종일 둘이서 있는 건.. 정말이지 두려운 일이다. 나름 갖가지 이유를 들어 엄마표 놀이 대신 엄마표 외출로 때우지만.. 부럽다.. 그 엄마들의 열정이.. 그 엄마들의 체력이.. 
 
애 키우는 집이 더 깨끗해야 하는데 어째 우리 집은 애를 키우면서 점점 더 더러워지고 있다. 애가 더럽힌다는 이유로. 체력이 딸린다는 이유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구석에는 곰팡이와 먼지가 쌓여가고 정리도 늘 대충대충. 빨래를 갠다는 것의 의미가 무색해진지도 오래다. 이건 뭐 개서 넣어 놓기 무섭게 갈아입고 또 갈아입으니 차곡차곡 개서 넣어놓는 시간이 아까울 따름이다. 인터넷에 나오는 정리와 청소의 달인들을 보면 참으로 대단한 인물들이 아닐 수 없다. 그들도 아이를 키우는 주부일텐데 어찌 그리들 부지런한지.. 남은 다 먹은 패트병 제때 가져다 버리기도 힘든 판에 패트병을 곱게 잘라서 뭘 수납하지를 않나 옷장에 칼같이 옷들을 개어놓지를 않나. 우리 집 옷장은… 심히 한숨이 나온다. 문 열기 무섭다. 아무렇게나 걸쳐 놓은 옷들이 쏟아져 나올 까봐.
 
인터넷에는 완벽한 엄마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서 이상적인 엄마와 다른 내 모습을 발견할 때면 정말이지 우울하다. 엄마가 나름대로 중심을 잡고 나름의 가치관으로 아이를 이끌어야 한다는데.. 이 못난 엄마는 항상 이리 흔들렸다 저리 흔들렸다. 제대로 못 키우고 있다는 불안감은 스트레스로 짜증으로 폭발해 괜시리 애꿎은 애한테 화살이 돌아간다. 
 
아들. 못난 엄마를 용서해. 든든하게 기댈 수 있는 엄마가, 한 걸음 앞서가서 잘 따라올 수 있게 조바심 내지 않고 응원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게. 약소옥~!

엄마 미안해. 그땐 몰랐어

댓글 0 | 조회 2,355 | 2013.08.27
‘으아아~ 엄마 무서워! 파리 파리!’ ‘엄마가 파리는 무서운거 아니랬지? 파리는 그냥 드러운거야. 무서워하지 말고 얼른 잡아!&… 더보기

오늘도 나는 반성합니다

댓글 0 | 조회 1,679 | 201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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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디가

댓글 0 | 조회 1,644 | 2013.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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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1,693 | 2013.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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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1,885 | 201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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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1,772 | 201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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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1,677 | 2013.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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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1,682 | 2013.05.15
‘엄마, 제이임스가 막 이러케 때리더라.’ 잉? 이건 또 뭔 소리래..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으로 ‘오늘은 뭐하고 놀았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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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1,727 | 201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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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1,543 | 2013.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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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1,627 | 201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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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2,102 | 201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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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1,701 | 201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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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만만세

댓글 0 | 조회 1,669 | 201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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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망덕도 유분수라지

댓글 1 | 조회 2,297 | 2013.01.31
이놈의 새들은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기껏 빵을 줘서 잘 얻어 먹었으면 감사하다 몇 번 지저귀고 가면 될 것을 그렇게들 생각 없이 똥들을 퍼질러 싸대고 가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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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1,986 | 2013.01.16
‘거기거기~ 왼쪽에 거 아이패드 선에 꼽고, 오른쪽에 가서, 거 오른쪽 옆에 보면 제일 위에 버튼 있재, 그거 한 번, 두 번, 세 번 누르면 피씨라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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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1,745 | 2012.12.21
“위험해. 하지마. 하지 말랬지. 안 들려! 하지 말라구!!!!” 요즘 내가 입에 달고 사는 말들이다. 겁이 많은, 아니, 좋게 말해서 조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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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1,742 | 201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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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1,912 | 2012.11.28
찜 요리의 계절이 돌아 왔단다…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에 비법 양념과 정성을 더하니 손님들이 몰려드는 건 당연지사라나.. 매주 거의 빼놓지 않고 보는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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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조회 1,868 | 2012.11.14
쉬하러 화장실에 들어간 아들 녀석이 한참이 지나도 나오질 않는다. “아들~ 뭐해? 쉬 다했어?” “아~” 쏴아~ &he…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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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2,569 | 2012.10.25
참 별일이네… 며칠 전 해먹은 쌈밥에서 신랑이 먹다 남긴 실파 한 줄기가 유난히 먹어보고 싶길래 한번 먹었었는데 그 맛이 자꾸만 생각난다. 뭔가 알싸… 더보기

살다보면 잊혀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2,195 | 2012.10.10
집에 들어와보니 식탁 위에 먹다 남은 요플레 하나가 놓여있다. 아들의 숟가락이 꽂혀 있는 걸로 봐서는 분명 아들이 먹다 남겨놓은 듯 한데.. 참 이상하다. 어제 … 더보기

살다보면 알게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55 | 2012.09.26
참으로 오랜만에 세 식구가 함께 제대로 된 레스토랑에 가서 근사한 브런치를 시켜먹는데, 딸려 나온 소스를 맛보던 신랑이 대뜸 묻는다. ‘이거.. 사우전… 더보기

남겨지는 것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986 | 2012.09.12
다른 아이들 틈에서 함께 신나게 운동하던 아들이 문득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 저 어린 것이 프로그램에 같이 오던 단짝 친구가 없어져서 빈자리를 느끼… 더보기

현재 완벽한 엄마 권하는 사회

댓글 0 | 조회 2,373 | 2012.08.28
쭉 뻗은 키에 늘씬한 다리를 자랑하며 돌쯤 되어 보이는 아들을 옆구리에 척하니 걸쳐 안은 모습이 화보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온 것 같다. 똑같이 쫄바지를 입고 어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