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시간 30분, 미션 임파서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제한시간 30분, 미션 임파서블

0 개 1,810 안진희
빰.빰.빠밤. 빰.빰.빠밤. 빠라밤. 빠라밤. 빠밤.

제한 시간 30분.

오늘의 미션은 설거지를 완료하라!

아들이 교육용 DVD에 집중할 수 있는 최대 시간 30분. 일단 화면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은 내가 옆에 있어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얼른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을 처리해야 한다.

외동인 우리 아들은 뭘 해도 엄마가 옆에서 같이 해야 하고, 심지어는 화장실에 갈 때도 내게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졸졸졸졸 꽁무니를 따라와서는 갖은 훼방을 일삼으니 당최 볼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

그런 아들 덕에 설거지는 항상 밀린 채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쌓여가다 신랑이 퇴근하기 전 즈음이나 되서야 어떻게든 한 번 할 여유가 생긴다. 그나마도 아들에게 DVD를 틀어주고는 두 손이 안보일 정도로 번개같이 해치워야 설거지를 끝낼 수 있다.

행여나 잘 보고 있나 뒤를 돌아봤다가 아들과 눈이라도 마주치는 날에는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엄마와 떨어져 있다는 거리감을 인지하기라도 하는 것인지 아들은 쏜살같이 달려와 다리에 매달리며 안아달라고 떼를 써 설거지 미션은 실패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옆에 앉아 좀 놀아주다 혼자서도 잘 노는 것 같아 은근 슬쩍 엉덩이를 뗄라 치면 아들은 하던걸 팽개치고는 냅다 쫓아와 품에 안긴다. 그냥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었으면 몸이라도 편했을 것을.

아들이 혼자서 잘 놀고 있을 때는 그 패턴이 바뀌는 게 두려워서 화장실 가는 것 조차 참고 또 참는다.

이제는 양껏 무거워진 아들이 안아달라 업어달라 매달려 늘어지면 허리는 무너져 내리고 관절은 다 주저 앉는 것 같다. 이래서 엄마들이 맨날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고 했었나 보다.

옛날 엄마들은 다리가 O다리가 될 정도로 지극정성 우리를 업어주셨는데 난 어떻게든 아들을 떼놔 보려고 노력중이니.

밥이라도 할라치면 안겨있는 아들을 떼 놓기 위해 별별 방법이 다 동원된다.

같이 요리를 해보자 라는 명목으로 꼬셔서는 식재료를 던져주고 아들 전용 칼도 쥐어주면 그래도 한 십여 분은 혼자서 신나게 놀아준다. 흥미가 떨어지면 ‘다했다! 다했다!’를 연발하는 우리 아들이 ‘다했다’라고 소리 지르기 시작하면 냄비도 꺼내주고 국자며 뒤집개며 살림살이를 하나씩 하나씩 쥐어주다 보면 겨우 밥 한끼가 완성된다.

덕분에 집은 늘 쑥대밭이고 싱크대 장 속에 냄비들도 제대로 정리되어 있는 경우가 드물다.

바닥은 대충 걸어 다니는데 지장이 없으면 되고 서랍들은 문이 닫히기만 하면 오케이다.

시어머님이 보내주셨던 좋은 글귀 중에 ‘집은 항상 손님이 오실 것처럼 치워두라.’라는 구절을 읽으면서 어찌나 뜨끔했던지. 우리 집은 어째 항상 손님이 오실까 두려운 상태이니 우짤꼬.

설거지도 맨날 많은 양을 정신 없이 후다닥 해치우니 뭔가 제대로 안 닦인 것 같은 찝찝함이 남지만 그나마 고춧가루가 안 묻어 나는 것에 감사해야지.

다른 집들은 어찌 요령 좋게들 피해가는지 똑같이 애를 키우는데도 서랍이며 장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던데..

참여와 학습이라는 거창한 명목으로 대부분을 함께 하게 해주는 우리 아들은 빨래를 널고 개거나, 서랍 속에 가져다 넣기, 장본 것들 정리해 넣기, 청소기 돌리기, 방 닦기 등등 집안 살림에 언제나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선다. 빨래가 좀 대충 널려 있고, 아무렇게나 개어 져서 서랍 속에 쑤셔 박혀 있고, 장본 것들이 여기저기 장 속에 막 들어가 있어도 이게 다 경험이고 교육이겠거니 라며 위안 삼는다. 사실 무엇보다도 이렇게 해야 내 몸이 조금이라도 자유로울 수 있다.

아들아, 이유야 어찌되었건 네가 살림살이를 양껏 도와줘서 엄마는 고맙단다. 지금은 뒤죽박죽 엉망진창이지만 언젠가는 제대로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날을 꿈꿔보며 오늘도 파이팅하자~!

한땐 강남스타일

댓글 0 | 조회 2,564 | 2012.10.25
참 별일이네… 며칠 전 해먹은 쌈밥에서 신랑이 먹다 남긴 실파 한 줄기가 유난히 먹어보고 싶길래 한번 먹었었는데 그 맛이 자꾸만 생각난다. 뭔가 알싸… 더보기

내 청춘을 돌려다오

댓글 0 | 조회 2,538 | 2011.12.23
20대 적 소시적에 그래도나 먹어줬네미모몸매 중간은가 대한민국 표준이라 따라다닌 남자들이 많잖아도 적진않네 때됐구나 신랑만나 인연인가 결혼하고 꿀맛같은 신혼시절 … 더보기

완벽한 엄마 권하는 사회

댓글 0 | 조회 2,368 | 2012.08.28
쭉 뻗은 키에 늘씬한 다리를 자랑하며 돌쯤 되어 보이는 아들을 옆구리에 척하니 걸쳐 안은 모습이 화보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온 것 같다. 똑같이 쫄바지를 입고 어그… 더보기

살다보면 알게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52 | 2012.09.26
참으로 오랜만에 세 식구가 함께 제대로 된 레스토랑에 가서 근사한 브런치를 시켜먹는데, 딸려 나온 소스를 맛보던 신랑이 대뜸 묻는다. ‘이거.. 사우전… 더보기

엄마 미안해. 그땐 몰랐어

댓글 0 | 조회 2,352 | 2013.08.27
‘으아아~ 엄마 무서워! 파리 파리!’ ‘엄마가 파리는 무서운거 아니랬지? 파리는 그냥 드러운거야. 무서워하지 말고 얼른 잡아!&… 더보기

배은망덕도 유분수라지

댓글 1 | 조회 2,292 | 2013.01.31
이놈의 새들은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기껏 빵을 줘서 잘 얻어 먹었으면 감사하다 몇 번 지저귀고 가면 될 것을 그렇게들 생각 없이 똥들을 퍼질러 싸대고 가면… 더보기

살다보면 잊혀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2,191 | 2012.10.10
집에 들어와보니 식탁 위에 먹다 남은 요플레 하나가 놓여있다. 아들의 숟가락이 꽂혀 있는 걸로 봐서는 분명 아들이 먹다 남겨놓은 듯 한데.. 참 이상하다. 어제 … 더보기

곰 세마리에 대한 고찰

댓글 0 | 조회 2,176 | 2012.04.12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날씬해. 엄마 곰은… 날씬하다네… 어디서 관… 더보기

아들아 너는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댓글 0 | 조회 2,133 | 2011.11.23
동글동글 큰 눈에 갸름한 얼굴. 뽀얀 피부에 우월한 기럭지. 월령에 비해 말도 잘하는데다 개월 수도 비슷한 여자 아이를 만났다. 카시트에 나란히 앉혀 놓으니 우리… 더보기

못난 초보 엄마는 오늘도 운다

댓글 0 | 조회 2,118 | 2011.11.09
“우엉.. 엄마도 죽겠다고… 너만 힘든거 아니라고… 나도 힘들어 죽을거 가터.. 엉엉…” 짜증에 겨워서… 더보기

너도 한번 나아봐

댓글 0 | 조회 2,098 | 2013.03.13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사람 많은 마트에서 한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려서 울고 있는데 극적으로 엄마가 나타나 모자 상봉하는 모습을 보고는 여주인공이 “난… 더보기

엄마라는 이름으로 에너지 업!

댓글 0 | 조회 2,028 | 2011.12.14
좋은 재료만 골라 정성껏 만든 밥을 삼시 세끼 대령하고, 매일 같이 재미난 곳에 가서 신나게 놀아주니 신선 놀음이 따로 없을 것 같은데 왜 짜증이 나는 건지 참 … 더보기

정말 일부러 그러는걸까

댓글 0 | 조회 2,007 | 2012.04.24
‘엄마 일나! 엄마 일나!’ 밤새 코가 막혀서 뒤척였으면 좀 더 잘 법도 한데 어김없이 일어날 시간에 눈을 뜨고는 엄마도 일어나라고 재촉이다… 더보기

너랑 나랑은 그렇고 그런 사이니까

댓글 0 | 조회 1,983 | 2012.06.13
“크아~ 따뜨거워~” 뜨끈한 국물을 들이키면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 ‘따뜨거워’란 말이 아직 짧은 아들이 &lsqu… 더보기

남겨지는 것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982 | 2012.09.12
다른 아이들 틈에서 함께 신나게 운동하던 아들이 문득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 저 어린 것이 프로그램에 같이 오던 단짝 친구가 없어져서 빈자리를 느끼… 더보기

올해에는....

댓글 0 | 조회 1,980 | 2013.01.16
‘거기거기~ 왼쪽에 거 아이패드 선에 꼽고, 오른쪽에 가서, 거 오른쪽 옆에 보면 제일 위에 버튼 있재, 그거 한 번, 두 번, 세 번 누르면 피씨라고… 더보기

산 넘어 산이로구나

댓글 0 | 조회 1,967 | 2012.05.09
으아아아악! 아들놈이 달려오며 ‘똥, 똥’하고 외치길래 뭔가 싶어 돌아보니 헉… 왠 똥 덩어리 하나가 덩그러니 마루 위에 놓여져… 더보기

쿨하게~ 쿨하게~

댓글 0 | 조회 1,962 | 2011.11.09
“아~ 맛있는 밥이당. 냠냠 맛있게 먹자아~” 즐겁고 의욕 충만하게 시작되는 식사 시간이다. “야아~ 왜에~ 좀 먹어보자아~ 엄마… 더보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댓글 0 | 조회 1,959 | 2012.02.14
‘퍽! 퍽!!’ ‘아아아아악~~’ 헉. 또 맞았다. 아들의 친구는 얌전하고 조용하던 아이였다. 예쁘장하게 생긴데다 개월… 더보기

그 곳에 가고 싶다

댓글 0 | 조회 1,909 | 2012.11.28
찜 요리의 계절이 돌아 왔단다…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에 비법 양념과 정성을 더하니 손님들이 몰려드는 건 당연지사라나.. 매주 거의 빼놓지 않고 보는 … 더보기

인간은 진화한다

댓글 0 | 조회 1,892 | 2012.05.23
‘이거 봐 이거 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엄청 무겁다 했어~’ 쇼핑몰에 놀러 간 김에 마트에서 체중계를 하나 꺼내 들고 아들의 몸무게를 … 더보기

일상 탈출 프로젝트

댓글 0 | 조회 1,888 | 2012.01.18
드디어 오늘이다. 애들 없이 엄마들끼리만 만나서 송년회를 하기로 약속한 바로 그날이다. 한 엄마가 하루 저녁만이라도 아이들 떼놓고 만나서 우아하게 칵테일도 마시고… 더보기

내려놓음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880 | 2013.06.25
어머니!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이름, 엄마

댓글 1 | 조회 1,864 | 2012.11.14
쉬하러 화장실에 들어간 아들 녀석이 한참이 지나도 나오질 않는다. “아들~ 뭐해? 쉬 다했어?” “아~” 쏴아~ &he… 더보기

정말 다 듣고 있었던거니

댓글 0 | 조회 1,857 | 2011.11.09
아… 며칠째 잠 못 이루고 뒤척거리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밤중 수유를 끊어야지 라고 결심한 뒤부터 이런 저런 걱정에 잠까지 설칠 지경이라니&hell…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