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밤 줏으러 갔다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왕 밤 줏으러 갔다네

0 개 3,400 코리아포스트
무엇을 그리도 두려워해서일까? 그 누구도 침범 못하게 단란한 가시로 무장을 하고 의좋게 달라붙어 꼭꼭 숨은 삼형제일까 삼자매일까? 윤끼 자르르한 갈색으로 매끈하지만 딱딱한 껍질 속에 또 한겹 떫은 속옷으로 몸을 감싼 모습이야말로 굳건히 순결을 지키려는 옛 처녀들의 수줍음이 묻어나 그들은 형제가 아니라 자매임이 틀림없을것만 같다. 알을 깨고 방금 나온 햇병아리들처럼 세상 구경에 나선 알밤 삼자매 자매들.... 그들을 만나러 떠나 보련다.

부지런하고 수고하지 않으면 함부로 먹을 수 없는 햇밤.

도둑고양이 매 맞듯이 옛이나 지금이나 늦잠복 하나는 타고난 탓으로 모처럼의 이른 기상이 걱정이었다. 새벽밥을 짓는 "정옥"씨의 다섯시 반 기상 시간에 나도 깨워 달라고 부탁을 하는 수 밖에....

안심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영 잠이 오지 않는다. 소풍가기 전날 들떴던 어린애 마음으로 돌아간걸까?(늙으면 애 된다더니-) 깊은잠이 들지 않았던 탓일께다. 신호가 오기도전에 또 잠이 깨었다. 불을 켜고 시계를 보니 네시 반, 이제 다시 잠들면 어렵다는 걸 아니 아예 일어나 버리는데 문득 어젯밤 꿈이 생각났다. 나쁘게 생각하고 싶지 않은 꿈이었으니 주먹만한 왕밤이나 하나 줏으려나? 그러나 혼자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런 행운을 얻어 본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밖이 어렴풋이 밝아오자 미리 열어 놓은 현관문 밖에 무거운 발자욱소리, 보나마나 가시박힌 밤을 무자비하게 까뭉기려고 두툼한 등산화를 신고 나타났음을 짐작으로 알만한 동행할 친구였다.

"그런데 틀렸네요 비가 오네요" 그의 첫마디 말이었다.(웬 김빠지는 소리?) 밖을 내다보니 착 갈아 앉은 하늘에서 촉촉하게 봄비같은 실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깨에 힘이 빠지고 준비하는 마음이 시들해졌다. 작년에도 시티까지 나갔다가 헛걸음을 하고 되돌아와야만 했던 씁쓸한 기억이 있질 않은가. 비 때문에.... 이른 시간 직장에 나가는 "정옥"씨 자제분 차에 픽업을 약속한 터라 우선 친구의 집까지 뽀얀 빗속을 달리는데 오늘 틀렸다고 계속 군시렁대는 친구를 어찌해야 할지 자신이 없다.(비가 이 지경으로 계속 내릴것만 같은데, 혹시나 개어 줄 것인지? 가는데까지 가보자)

그러나 정옥씨 내외와 만난 우리 네 사람은 케쎄라쎄라를 부르면서 편안한 배짱으로 8시에 약속장소인 "스카이 시티"에 도착했다. 한 시간이나 이른 시간이어서 까페에 들어가 모닝커피 한잔씩을 즐기는 여유까지 한껏 맛을 냈으니 이만하면 밤 농장에 못 가도 그리 억울한 날은 아니잖은가.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비가 멈추어 주었다. 구름이 걷히고 하늘이 조금씩 파아랗게 열려 왔다.

언제 비 걱정을 했느냐는 듯 모여드는 얼굴, 얼굴들이 한결같이 화사하고 들떠 있었다. 버스가 꽉차는 동안 오랜만 에 만나는 얼굴들과 만나면서 반가운 분위기로 차안이 화끈하게 달아 올랐다.

노오랗게 물들어 가는 나무들과 깃털처럼 나부끼는 갈대들의 군무를 차창으로 내다보면서 여물어가는 뉴질랜드의 가을을 여과없이 받아 드린다. 감을 익히고 알밤을 떨구는 그런 골 깊은 가을을....

예정된 도착시간 훨씬 전에 목적지에 이르렀다. "재뉴 한국 여성회 왕밤 컨테스트" 우리말 플랜카드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먼저 와 계신 참전 용사 가족들과 인원이 넘쳐서 작은 차까지 동원되어 모셔진 분들로 벌써 와 있어 잔치집처럼 사람들로 넘쳐 나는 밤 밭 너른 마당. 큼직한 차일 밑에 봉사자들 일손들이 바쁘다.

현지 "와이카토" 한인 회장과 그곳 유지분들이 함께 오늘의 수고를 맡으셨나 보다. 푸른 들판에 고운 빛깔 한복이 돋보이는 "한국학교" 교장인 "고정미" 선생님의 사회로 대회는 시작되었고 성질 급한 몇몇 분들은 벌써 밤나무 밑에 흩어져 밤 줍기가 바쁘다. 자연이 내리신 선물. 알차게 여문 밤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꿈자리도 좋았으니 어디 왕밤이나 찾아나서 볼까?

이역의 땅. 외진 시골 농장. 나무들 사이로 흩어져 들려 오는 사물놀이의 징. 장구소리에 가슴을 울렁이며 밤을 줏어 담는다.(왕밤 나와라 오바) 외우는 주문을 들었을까? 와 얼마나 살이 쪘는지 껍질을 터뜨리고 살집을 드러낸 제법 큰 밤을 찾아냈다. 자신있게 본부석에 접수를 해 보았지만 일. 이등은 놓치고 "앗차"하고 떨어져서 앗차 상인가. 그래도 꿈 값은 되는 모양이다.

오늘 점심은 유난히 맛이 있었다. 많이 주었다고 투정을 하던 분들도 말끔히 그릇을 비웠다. 봉사하시는 분들의 성의가 값진 양념으로 더해진 까닭을 모를리 없어 고맙고 보람된 하루였다. 들바람에 치마자락 흣날리며 부채춤을 추는 여학생들, 따가운 햇살아래 정겹고 아름다운 이색적인 한폭의 풍경화였다. 느린 걸음걸이 구부정한 몸매, 얼굴 곱게 화장을 하고 여인이기를 고집했어도 어쩔 수 없는 우리. 그러기에 오늘같이 대우받는 날도 있는 모양이다.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재뉴 한국 여성회의 발전을 빌면서-----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KOTRA의 무역정보-외국인, 뉴질랜드를 식량자원기지로 활용 움직임

댓글 0 | 조회 2,069 | 2010.06.16
- 중국, 두바이 등 관심 높아, 우리기업도 적극 검토 필요 –□ 천혜의 자연환경, 식량공급 여건 수요 초과○ 뉴질랜드는 전체인구 430만 명에 불과한 인구 소국…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맞이하는 광복 66주년

댓글 0 | 조회 2,833 | 2011.08.08
역사적인 사실을 사실 그대로 기억만 하는 것은 가치가 없다. 사실을 현재의 눈으로 현재의 위치에서 해석을 내려 앞으로의 지침으로 삼아 행동으로 옮겨야 발전할 수 … 더보기

교민 교포라는 말 대신……

댓글 0 | 조회 4,568 | 2011.08.03
언어는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맺어진 일종의 계약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언어활동은 다양하고 잡다하여 여러 영역에 걸쳐있다. 언어는 늘 살아 움직이고 그래서… 더보기

건강 108세를 지향하는 다수(茶壽) 캠페인 시리즈 (1)

댓글 0 | 조회 3,342 | 2010.11.01
다수 캠페인을 시작하면서인생은 종착역을 향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을 달리는 기차 여행과 같다. 마치 일회용 축음기판이 마지막을 향해 빨리 돌다가 끝나버리는 것처… 더보기

쓰레기로 멍드는 지구

댓글 0 | 조회 2,957 | 2010.10.11
“인간은 지구에 세 들어 사는 존재이지 그 주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100년도 못되는 기간 동안에 온갖 형태로 지구를 더럽히… 더보기

가불만한 곳 - 물고기들의 낙원 Goat Island

댓글 0 | 조회 6,708 | 2011.01.10
크린커뮤니티를 만듭시다. 가불만한 곳 - 물고기들의 낙원 Goat Island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 더보기

가볼만한 곳 - 야외조각 전시회

댓글 0 | 조회 4,961 | 2010.11.08
크린커뮤니티를 만듭시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가볼만한 식당 - 화로

댓글 0 | 조회 6,837 | 2010.11.02
크린커뮤니티를 만듭시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tsTV] ‘앱 창작터‘ 14곳 추가 선정

댓글 0 | 조회 1,892 | 2011.01.18
크린커뮤니티를 만듭시다. 중소기업청은 최근 확대되고 있는 모바일 콘텐츠 시장과 교육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4개 ‘앱 창작터’를 추가로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지정대… 더보기

변비(Constipation)

댓글 0 | 조회 3,834 | 2011.05.25
수면시간과 마찬가지로 사람마다 변을 보는 횟수도 다르다. 하루에 한 번 변을 보는 것이 가장 흔한 양상이지만 그렇게 규칙적으로 변을 보는 사람은 50% 정도에 불… 더보기

불면증

댓글 0 | 조회 2,848 | 2011.05.10
사람에 따라 필요한 수면시간은 다르다. 어떤 사람은 4시간의 수면으로도 충분하고 어떤 사람은 10시간을 꼭 자야만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따라서 6-8시간의 … 더보기

인플루엔자예방 주사

댓글 0 | 조회 3,111 | 2011.04.28
겨울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인플루엔자(독감).매우 전염성이 강한 질병으로 매해 5명 중 한 명이 인플루엔자에 걸린다. 흔한 질병으로 쉽게 생각하… 더보기

감기 (Common Cold)

댓글 0 | 조회 2,678 | 2011.04.13
상부 호흡기 특히 코와 목의 바이러스성 감염을 의미한다. 보통 독감(인플루엔자 혹은 flu)이라고 하는 좀 더 강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과는 다르다.증세는?보통 … 더보기

좌골 신경통 (Sciatica)

댓글 0 | 조회 3,634 | 2011.03.23
좌골 신경통은 말 그대로 좌골 신경에 의한 통증이다. 좌골신경은 우리 몸에서 가장 긴 신경으로 어른의 손가락 크기로 다리와 발의 감각과 기능에 관여한다. 이것은 … 더보기

다리에 쥐가 나요!!!

댓글 0 | 조회 4,301 | 2011.03.09
영어로는 cramp이라고 하며 주로 종아리 근육에 강직이 일어나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간혹 발에도 생긴다. 강직된 근육이 딱딱해지고 아프며 어떻게 할 수가 없다.누… 더보기

척추증(Spondylosis)이란?

댓글 0 | 조회 14,940 | 2011.02.23
▶ 척추에 오는 퇴행성 관절염많은 한국분이 병원에서 진단을 받지만, 영어 소견서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에 이번 호부터 한국 질병명 옆에 영어 질병… 더보기

알레르기성 비염

댓글 0 | 조회 3,547 | 2011.02.09
코는 계속해서 간질거리고, 물처럼 줄줄 흐르는 콧물, 연달아 나오는 재채기 산처럼 쌓이는 휴지, 아주 티슈 박스를 끼고 산다.심한 경우 재채기를 하다가 차 사고를… 더보기

알레르기가 있으셔요?

댓글 2 | 조회 4,521 | 2011.01.27
알레르기질환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요인이 있는 사람에게서 여러 가지 환경인자가 작용하여 생긴다. 그러나 이런 질환이 최근 긴급히 증가하는 이유는 유전적인 … 더보기

[전망대] 뉴질랜드, 심해유전으로 대박이 터질 것인가

댓글 0 | 조회 8,848 | 2011.04.29
엑손모빌은 들어봤지만 페트로브라스는 별로일 게다. 브라질 석유기업인데 매출과 순익으로 본다면 세계 2위다. BP, 쉘 등보다 덩치가 크다. 페트로브라스는 브라질 … 더보기

[전망대] 우유 가격을 놓고 왜 말이 많은가?

댓글 0 | 조회 2,691 | 2011.04.13
우유는 소의 젖이다. 뉴질랜드는 대표적인 낙농국가다. 젖소가 2010년 기준으로 6백만 마리에 달한다. 이들이 생산하는 젖은 연간 160억 리터다. 전에는 양을 … 더보기

[전망대] 이젠 럭비 월드컵 이야기를 해보자

댓글 0 | 조회 5,726 | 2011.03.23
지진과 쓰나미의 충격이 한 달째 계속되고 있다. 언론은 물론이고 만나는 사람마다 꺼내는 화제는 단연 뉴질랜드 지진과 일본의 쓰나미다. 핵 공포까지 증폭되면서 더욱… 더보기

[전망대] 웰링턴 시민들은 불안에 떨 필요가 없다

댓글 0 | 조회 6,457 | 2011.03.11
지난달 6일 새벽, 와이탕이 조약을 기념하는 새벽 의식이 있었다. 와이탕이 조약을 기념하는 새벽의식은 해마다 열린다. 헬렌 클락 전 총리는 새벽 잠이 많아서 와이… 더보기

[전망대] 마타마타 할머니의 장수비결

댓글 0 | 조회 3,477 | 2011.03.09
해밀턴에서 동쪽으로 가다보면 마타마타라는 타운이 나온다. 타운센터를 중심으로 6천여명이 거주하는 평범한 마을이다. 마타마타가 유명해진 것은 ‘반지의 제왕’ 덕분이… 더보기

RBNZ과 국민당 정부 경제성적표

댓글 0 | 조회 5,175 | 2011.03.23
3월 10일 RBNZ (Reserve Bank of New Zealand) Governor Alan Bollard는 뉴질랜드 중앙은행 기준금리를 50bp (0.5… 더보기

[381] 행복한 남쪽나라

댓글 0 | 조회 3,920 | 2008.05.27
우리는 그렇게 '행복한 삶'을 꿈꾸며 '따뜻한 남쪽나라'를 찾아 왔다. 그런데 막상 와 보니 모든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제대로 된 잡(job)을 못 구해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