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 그 나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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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373] 그 나무님!

0 개 2,839 KoreaTimes
  티티랑이 언덕길 위에 우뚝 서 있는 기품있게 잘 생긴 한 그루의 고목. 아무리 나무가 잘 자라주는 이 나라라고 해도 백 년은 훌쩍 넘었음직한 위용을 갖추어 지체 높은 어르신을 대할 때처럼 믿음직스럽고 존경스럽다. 주변에 그 흔한 벤취하나 마련못한 쓸쓸한 홀대에도 아랑곳 않고 철따라 잎을 피우고 낙엽도 떨구며....

  내가 이 나라에 처음와서 제일 먼저 정 붙이고 친구한 그 나무를 쉽게 잊을 수가 없다. 민들레처럼 홀씨하나 바람타고 날아와 외롭기 그지없는 이방인을 다정하게 받아주고 감싸 준 너그럽고 편안한 어른 나무님. 길 옆에 쳐진 목책 위에 걸터앉아 답답한 가슴을 긴 한숨으로 토해내며 하늘 끝에 닿은 듯 키가 마냥 높은 가지들을 경이로움으로 바라보노라면 산들산들 잎새를 흔들어 땀도 식혀 주고 허허로운 마음을 잘도 다독여 주었다. 얼기설기 비늘 잎사이로 비추는 찬란한 금빛 태양을 내 쳐진 어깨에 힘을 실어주어 따뜻한 위로가 되기도 했다. 그 아무도 특별하게 돌아보지 않는 외로움에 그 쪽도 내가 반가웠을까? 밀림처럼 침침한 나무 숲속 길을 꽤나 가보고 싶은 호기심을 무던히도 참아 내던 어느 날이었다. "나무님 산책 같이할 친구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 모든 주문을 다 들어 줄 것 같아 응석처럼 아무말이나 잘도 지꺼린다. 호젓하게 묻혀 있는 외진 집에서 낯선 인기척에 뛰쳐나올 늑대처럼 큰 개도 무섭고 사방에서 지저귀는 거친 새들의 합창도 예사롭지가 않아 혼자서는 도저히 용기를 낼 수가 없어 기도하듯이 조용히 보채 보는 것이다. 못 견디게 그리움에 허기질 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길게 누운 뿌리에 올아 않아 그 믿음직한 몸체에 등을 기대고 가만히 눈을 감으면 그 누구의 품에 안긴 듯 착각에 빠져 지각없는 어린 아이가 되어 현실을 잠시 잊고 무아지경에 빠져 버린다. 그게 좋아서 그 위로가 달콤해서 산책길 발걸음이 늘 가벼웠는지도 모른다.

  "나무님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아요 바람도 산뜻하구요"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이네요). 모처럼 환한 내 모습이 그 쪽도 반가웠을까? 그런 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힌다.

  "오늘은 서울 친구들한테 편지를 써볼까 해요. 나무님과 이야기 나누며 살아가는 일들을 쓰려구요"(그거 좋겠네요 편지를 쓸 수 있으니 부럽군요). 분명 그런 말을 했을 나무님. "나무님 미안. 미안. 사람들은 욕심이 많지요" 부끄러움에 얼굴이 달아 올라도 그는 묵묵히 내려다 볼 뿐이다. 그 과묵함이 좋아서, 스스로 묻고 답을 얻을 때까지 들어주는 편안함이 좋아서 둘만의 비밀로 밀애를 하듯 교감하며 깊은 절망감 속에서 서서히 빠져 나올 수가 있었다. 온통 낯선 얼굴 서툰 말 속에서 입술은 무겁고 녹슬어 가던 언어가 돌파구를 찾아 얼어붙던 가슴이 조금씩 따뜻해져 갔다. "나무님 오늘은 시티를 나가 볼까해요. 혼자서 수영장에도 갈꺼구요"(그럼요 그래야지요. 그렇게 그렇게 살게 되는 거랍니다). 간사한 동물이 사람이라던가 그 때부터 나무와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언제나 혼자이고 영원히 그럴 것이니 걱정 말아요) 그를 배반한 것은 물론 나였지만 그 미안함조차 너그럽게 이해해 줄 것을 너무 잘 안다.

  이제 나는 그 나무를 아주 잊을 만큼 모든게 여유로워졌고 낯설음도 많이 멀어졌다. 지금은 오히려 말로써 다칠 상처가 두려워 조심스럽게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말보다 마음으로 통하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움을 알아가고 있다. 뿌리없는 나무처럼 잘려나온 사람들의 근거를 모르니 이민사회란 참(眞實)이 어떤 것인지 사실 가려 살기가 쉽지 않다. 요즈음 잊고 살던 그 나무가 다시 생각나는 것은 웬 일일까? 영원히 반 벙어리로 살아야 하는 서러움을 속 시원히 허튼 소리로 떠들어 보고 싶어서일까? 말 무서운 세상에 혼자 듣고 묻어 두는 그 보다 더 믿어운 친구가 어디 또 있을까? 어쩌다가 스치고 지나치는 길에 차창 밖으로 바라보면 여전히 변함없이 우뚝서서 품위를 지켜 가는 그 님 위용에 조용히 머리가 숙여진다.

  모진 풍상에도 드러내지 않고 안으로만 품으면서 내색없이 살아가는 그 님. 그 의연함이 존경스럽다. 나도 과묵하게 그 님을 닮아 살고 싶다. 자기 삶에 충실해 조금도 흔들림없이 굳건한 자신감. 누가 관심가져 주지 않아도 투정 않는 너그러움. 크게 커서 작은 것들을 감싸 안고 튼튼한 바람막이가 되어주는 대단한 희생. 멀리 보면서도 모르는 체 하는 겸손함. 위풍당당 너무 잘 생겨서 오만함이 있을 법도 한데 전혀 도도하지 않은 내면의 아름다움. 자연이란 이름으로 우리에게 베푸는 넉넉함 등등.....

   또 한해가 저물고 새 해가 열렸다. 금년에는 그 나무님을 많이 생각하며 아주 조금이라도 그를 흉내내며 살아 보련다.

nouveau riche

댓글 0 | 조회 3,470 | 2010.12.07
오늘은 재미있는 표현을 다뤄보려하는데요, 봐도 봐도, 뜻은 커녕 읽은 법도 모르겠고, 아니, 이게 영어인지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인지 조차 모르겠는 그런 말인 것 … 더보기

Like what?

댓글 0 | 조회 2,929 | 2010.11.23
오늘은 이디엄이랄껀 없지만, 한국 사람들이 그 사용에 있어서 많은 실수를 범하는 부분을 짚으려 합니다. 우선, 오늘의 like what은 귀에 많이 익었을 꺼예요… 더보기

I have done / I am done

댓글 0 | 조회 10,188 | 2010.11.10
오늘 다루게 될 표현은 have에 동사의 완료형을 붙인 현재완료입니다. 현재완료라는 문법은 일반 과거와 그 해석이나 쓰임이 매우 비슷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표현… 더보기

Couldn’t be better

댓글 0 | 조회 3,365 | 2010.10.27
우선 조동사에 대해 조금 살펴 보면, 助 (도와줄 조)가 나타내듯, 문장 속에서 동사를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으로 Will (할것이다), Can (할수 … 더보기

It could have been worse

댓글 0 | 조회 3,826 | 2010.10.12
조금 길어 보이긴 하지만 매우 많이 쓰이는, 입에 익히기만하면 하면 아주 유용하게 쓰일수 있는 표현입니다.조금 줄여서 It could’ve been worse 라… 더보기

Word of mouth

댓글 0 | 조회 3,130 | 201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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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scratch

댓글 0 | 조회 3,238 | 2010.09.15
이 말의 뜻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반응은 “음..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나쁜 뜻일 것 같아..” 하곤 합니다. 사실, 저도 그랬었구요. 아마 Scrat… 더보기

Gone for the day

댓글 0 | 조회 3,554 | 2010.09.02
오늘은, 그 뜻을 표현하려면 뭐 다른 방법도 많긴 하지만, 아주 “영어스러운” 느낌을 내는 그런 표현 하나를 배워 보려고 합니다. 먼저 문제 하나를 내볼께요. 자… 더보기

오늘의 이디엄 : Through

댓글 0 | 조회 3,260 | 2010.08.11
오늘은 간단하고 쉽지만 아주 많~이 쓰이는 말인데요, 단어의 뜻이 딱 떨어지는 명사나 동사 혹은 형용사가 아닌, “전치사” 하나입니다. 전치사는 한국말에 없는 문… 더보기

Bug me

댓글 0 | 조회 3,021 | 2010.07.27
오늘도 재미있는 표현 하나 배워볼께요. Bug는 아주 많이 알고 계시는 명사, 뜻은 “벌레”입니다. 그런데 오늘 쓰임을 보니, me와 함께 쓰여 있어서 “벌레”라… 더보기

bits and pieces

댓글 0 | 조회 2,709 | 201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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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4,120 | 201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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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3,035 | 201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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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2,663 | 2010.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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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2,940 | 201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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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2,973 | 201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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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조회 2,945 | 201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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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 it a shot

댓글 0 | 조회 3,530 | 2010.03.10
일단 오늘은 여러번 읽어 보는 것으로 시작하겠습니다.“기브읻어샷” “기브읻어샷” “기브읻어샷”.자 몇 번 읽으셨으면 조금 빨리 읽어 보시겠습니다. 어떤 발음으로 … 더보기

Pull over

댓글 0 | 조회 3,264 | 201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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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d

댓글 0 | 조회 2,915 | 2010.02.09
자, 오늘은, 조금 쉬워보이는 말을 골라 봤습니다. 일단 읽는 법부터 볼까요? 앞의 ok는 너무나 잘 아는 “오케이”, 그 뒤의 d는 그냥 “드”하시면 되서, 전… 더보기

She'll be right

댓글 0 | 조회 3,436 | 2010.01.26
오늘은 웬지 해석이 잘 될 것 같은 그런 문장인 것 같아요. “흠.. 이거 해석 못할까봐서?” 하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지 않을까..She: 그녀. ll: wil… 더보기

Go fifty-fifty

댓글 0 | 조회 2,609 | 2010.01.12
Go: 간다. Fifty: 50 (오십), 그리고 50이 한번 더. 있는 그대로 해석을 해보면, “50, 50에 간다”. 여기까지 읽으시고, “어~ 이상한데? G… 더보기

Up Against

댓글 0 | 조회 2,825 | 2009.12.22
“업어게인스트”라고 읽으면 될거 같은데, 해석은 도대체 영 모르겠네요. 우리 한국어에는 전치사의 개념이 없어서 안그래도 전치사의 사용에 자신이 없는데, 오늘은 전… 더보기

Take five / Take ten

댓글 0 | 조회 2,867 | 2009.12.09
Take는 그 뜻이 너무나 많아서 참 해석하기 힘든 단어중 하나인데요, 전체적인 뜻을 보기 이전에 그 쓰임을 조금 살펴보면, Take는, have나 get과 쓰임… 더보기

Your call

댓글 0 | 조회 2,778 | 2009.11.10
오늘 아주 아주 쉬워 보입니다. Your는 “너의”이고 Call은 뭔가 전화와 관련돼 있거나, 혹은 누군가를 부르거나 할 때 쓰이는, 아니, 아주 많이 쓰이는 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