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희망의 메신저로 임명합니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당신을 희망의 메신저로 임명합니다

3 2,360 김영나
---- 코리아 포스트 창간 20주년에 부쳐

지구 밖 6천Km 상공에서 찍은 우주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지구는 진애(塵埃)에 불과했지요. 마치 햇살 좋은 날 커튼 사이로 비쳐들어오는 한줄기 빛 속에서 부유하는 먼지 중 하나라고나 할까요. 과학자가 동그라미 쳐주지 않았으면 알아채지도 못할 창백한 먼지, 그것이 지구였지요.

또 다른 이야기도 있어요. 그나마 눈이나 기기로 관측되는 별과 행성 먼지들은 전체의 4%에 불과하답니다. 우주는 최첨단 기기로도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23%, 암흑에너지는 73%라고 합니다. 우주의 96%는 미스터리입니다.
 
암흑 속에 티끌 같은 지구, 그 속에 살고 있는 나, 너, 그리고 우리들 --- 모든 것이 알 수 없는 기운이고 바람이고 먼지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생의 방정식은 답을 알 수가 없지요. 하지만, 우리와 삼라만상이 내뿜는 기운이 고운 미립자, 혹은 에너지가 되어 96% 속에서 유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지성이면 감천이고,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들이 오래전부터 내려온 것이 아닐른지요. 싸우고 절망하고, 영혼과 육체를 함부로 다룬다면 나쁜 기운이 떠돌겠죠. 하지만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고, 건강한 심신을 위해 노력한다면 아름다운 에너지가 무지개처럼 우리를 둘러싸겠죠.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다 어렵다고 말합니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구촌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출구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국이나 뉴질랜드나 쇼핑몰은 복잡하고 비싸고 유명한 음식점은 예약하지 않고는 자리잡기가 힘듭니다. 18세기, 찰스 디킨스는 ‘두 도시 이야기’를 썼는데, 요즘 상황과 딱 들어맞습니다.  
 
<최고의 시기였고, 최악의 시기였다. 지혜의 시기이기도 했고, 바보 같은 시기이기도 했다. 믿음의 시대였고, 불신임의 시대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갖고 있었고, 아무 것도 갖지 못했다. 우리는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고, 또 반대로 가고 있었다.>
 
18세기에도 그랬답니다! 그런데 우린 쫄딱 망하지 않고 장님처럼 더듬거리면서 주린 배를 졸라매기도 하면서, 피흘리는 상처를 감싸안고 21세기까지 왔네요. 희망은 ‘영원불멸’이니까요.
 
희망의 미립자가 가득 넘치는 세상을 만들려면?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왜 한국에서 80만부 이상이나 팔렸을까요? 정의롭지 못한 사회는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로운 사회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 등이 각 개인에게 합당한 몫으로 올바르게 분배되는 사회랍니다. 그는 지난 3일 서울 시청에서 박원순시장과 대담을 나눴는데요, 샌델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공동체의 선(善)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사회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지요. 그리고 그런 시민 사회의 고민과 의견을 미디어가 성실히, 그리고 정의롭게 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지요. 제대로 된 미디어가 존재하는 사회는 어둠의 에너지가 존재할 수 없겠죠. 하여, 20년 동안 오롯이 교민들의 입이 되어준 코리아 포스트의 성년식이 정말 기쁘답니다. 누가 알아주거나 말거나 20년 동안 한 우물을 파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지요. 강해서 버틴 것이 아니라 버티다 보니 강해졌다는, 그 말을 나는 좋아합니다. 잘 자라서 어른이 된 언론은 이민 사회의 정의와 공동체의 선을 얘기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해서 뉴질랜드 한인 사회의 희망입니다. 한 가지 더 의미 있는 사실은, 한인 이민자들이 본격적으로 밀려들어왔던 1990년 대 초 중반에 코리아 포스트는 그 자리에 있었고, 그 순간을 담아왔고, 덕분에 우리는 그 순간을 기억합니다. 어떤 교민은 코리아 포스트가 광고지라며 하찮게 여기곤 하는데요, 사실 광고는 훌륭한 역사이지요. 팝 아트의 스타 앤디 워홀의 ‘캠벨 스프 깡통’이나 ‘210개의 코카콜라 병’ 등은 수십 억을 호가하며 뉴욕 화랑에 걸려 있지요. 광고는 문화의 꽃이고 삶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이고 또 역사의 기름진 거름이기도 해요. 더구나 요즘의 코리아 포스트는 다양한 필진이 대거 포진해서 어느 나라 교민지에서도 볼 수 없는 다양한 읽을거리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요.  
 
온 누리에 생명의 소리가 가득찬 6월, 누리달에 태어난 코리아 포스트. 태생부터 희망의 메신저가 될 소지가 다분했나봅니다. 우리는 이제 막 성년이 된 ‘코리아 포스트’를 희망의 메신저로 임명하여 멋진 장년이 될 수 있도록 요모조모 궁리해봐야겠습니다. 불길한 어둠 에너지가 머리와 어깨에 가득 쌓이는 21세기를 견디기 위해서 말입니다.
 
은하수별
짦지 않은 세월 버티고 살아준 것이 참 다행이라면 이제 남은 세월은 센델씨가 전해 준 메세지처럼 '돈' 중심에서 '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존재하고' '살아가는' 신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소수자이고 이민자이지만 정의의 끈을 놓지않는다면 이 지면을 통해 이주자, 이민자들도 함께 성숙할 것입니다. 언론의 역할이 어느때 보다 중요한 시기에 살아가는 요즘, 좋은 글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지 않기를 간절히 함께 바래요. 여우골님과...
ygna7
은하수별님이 제 글의 요점 정리를 해주셨네요 ㅋㅋㅋ
제 글 어렵다고, 뭔 말이냐고 타박하는 지인들도 많은데---
언젠가 새벽 낚시터에서 은하수를 본 적이 있어요.강물처럼 흐르고 있는 별들---
그때서야 비로소 銀河水 라는 말을 실감했지요. 님의 아이디를 보면 그때 봤던 은하수가 떠올라요. 아름다운 은하수= 아름다운 정의
은하수별
하하, 제가 창조의 능력은 없어도 요약 실력은 조금 있엇지요. 어쨋든 글이 어렵다고 푸념을 털어놓는 지인들이 아마 님보다 책을 안보고 살아가시는 듯 합니다. 지식과 지혜는 책에서만 얻어짐이 결코 아니지만 책 보는 솔솔한 재미, 그것도 내 모국어로 읽는 재미늕 좋은 책을 만날 때 거의 감격 수준이지요. 아끼고 아끼고 싶은 새 골동품처럼..

나의 지음(知音)은 어디에?

댓글 2 | 조회 2,899 | 2012.10.24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은 가만히 있어도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는 재주들이 있다. 몇 마디 나누지 않아도, 표정만 봐도 이심전심이 가능하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 더보기

침묵의 봄

댓글 0 | 조회 1,889 | 2012.10.09
봄날 밤, 벚꽃놀이를 했었다. 동행자는 기억나지 않지만, 눈웃음치며 내게 왈칵 달려들던 정숙한 듯 요부 같던 벚꽃의 뜨거운 기운은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바람이라도… 더보기

좋은 일, 나쁜 일, 이상한 일

댓글 0 | 조회 2,311 | 2012.09.25
수십 년 영화를 만들었고, 거장이라 불렸지만 영화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고백했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김기덕 감독도 ‘아리랑’에서 &lsq… 더보기

강북스타일

댓글 3 | 조회 3,130 | 2012.09.11
이민 생활의 방향, 성패는 뉴질랜드에 도착해 누구를 만났는지, 최초 며칠에 따라 결정된다는 속설이 있다. 제법 신빙성이 크다. 내가 하버브리지 남쪽에서 13년째 … 더보기

죽기(훨씬) 전에 꼭 해야 할 일

댓글 2 | 조회 3,934 | 2012.08.29
옛날에는 사형수가 교수형을 당할 때 물통, 그러니까 bucket 위에 올라서면 목에 오랏줄을 걸었다고 합니다. 물통을 발로 차기만 하면 사형이 집행되는 것이지요.… 더보기

세상은 넓고 음식은 많다

댓글 5 | 조회 4,647 | 2012.08.14
지난 일요일, 3백여 개의 식탁이 차려진 곳에 초대받았습니다. 오클랜드 Food Show가 열리는 Greenlane ASB Showgrounds였지요. Food … 더보기

눈물 많은 남자

댓글 4 | 조회 2,214 | 2012.07.24
동시대에, 지구에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뿌듯한 이가 있다. 2년 전 퇴임한 브라질의 전 대통령‘룰라 다 실바’다. 그는 너무 … 더보기

화살보다는 손수건을---

댓글 5 | 조회 2,223 | 2012.07.11
모름지기 좋은 정치란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모르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노자(老子)가 요(堯) 임금의 ‘무위(無爲)의 다스림&… 더보기

그 저녁이 참 그리웠다

댓글 5 | 조회 3,697 | 2012.06.26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요즘, 뒤통수부터 등 허리까지 으스스하다. 이런 날은 순두부나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여 먹는 게 최곤데---. 만약 신김치가 있다면 기름을… 더보기

현재 당신을 희망의 메신저로 임명합니다

댓글 3 | 조회 2,361 | 2012.06.12
---- 코리아 포스트 창간 20주년에 부쳐 지구 밖 6천Km 상공에서 찍은 우주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지구는 진애(塵埃)에 불과했지요. 마치 햇살 좋은 날… 더보기

항아리 속 女子

댓글 4 | 조회 3,009 | 2012.05.22
#1. 한국의 전통 장(醬)들은 오래 묵으면 약이 된다. 위장병엔 묵은 간장이, 외상이나 화상에는 된장이, 감기나 어혈 푸는 데는 고추장이 특효라고 한다. 어느 … 더보기

지지고 볶고 끓여주세요!

댓글 1 | 조회 2,575 | 2012.05.09
그보다 더 시끄러울 수는 없었다. 한국에 머무는 두어 달 동안 나는 왁자지껄한 소음의 소용돌이 속에 내던져졌다. 3월, 핵안보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렸다. 몇날 … 더보기

Angry Birds

댓글 4 | 조회 2,506 | 2012.04.24
시인 타고르는 한국을 ‘동방의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칭송하였다. 한국이 정적으로 묘사돼 못마땅해 하는 이도 있지만, 떠오르는 해처럼 동방… 더보기

존 키의 선물

댓글 1 | 조회 2,579 | 2012.04.11
거대한 버섯 모양의 구름을 형성하며 폭발하는 핵폭탄의 위용은 실로 상상을 넘어선다. 사방 수십 킬로 면적이 수십 년에서 수만 년 죽음의 땅으로 변하는 것은 물론,… 더보기

살얼음판 위의 여자들

댓글 3 | 조회 2,720 | 2012.03.27
인간의 삶과 기후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래서일까? 빙하가 녹아내리고 북극곰들은 익사하고, 우리네 삶도 살얼음판을 걷는 듯 아슬아슬하다. 얼… 더보기

세종대왕과 사무라이

댓글 3 | 조회 4,647 | 2012.03.13
2년 전쯤 한국에 갔을 때, 가수 ‘비’ 주연의 ‘닌자 어쌔신’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닌자는 원래 암살이나 독살을 담당… 더보기

아파트

댓글 5 | 조회 2,891 | 2012.02.29
뉴질랜드는 서민들을 위한 주택이 부족하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렌트비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집… 더보기

채식주의자는 행복해!

댓글 3 | 조회 2,836 | 2012.02.15
내 아들이 채식주의자가 된 것은 5년 전 일이다. 완전 채식은 아니고 치즈와 달걀은 섭취하는 Lacto-ovo-vegetarian인데 그나마 치즈와 달걀도 줄여가… 더보기

Summer time

댓글 4 | 조회 3,124 | 2012.01.31
엊그제, 안개 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날, 공원에서 누가 부르는 듯 했다. 손을 허공에 내밀어보았다. 내리는 둥 마는 둥 간질간질하다. 나는 목에 스카프를 둘렀다.… 더보기

댁의 마음은 어디 계십니까?

댓글 2 | 조회 2,858 | 2012.01.17
내 영역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한정되어 있어요. 동네 슈퍼마켓에서 먹거리를 사고, 집 앞 공원을 산책하고, 가끔 산을 찾고, 한글을 가르치러 이웃 동네로 넘어… 더보기

화다닥씨의 편지-맛있게 잡수세요!

댓글 6 | 조회 3,689 | 2011.12.23
세월이여, 나는 당신을 ‘화다닥 씨’라고 부르겠어요. 화다닥화다닥 뛰어다니면서 홍안에는 구불구불한 고랑을, 칠흑 같은 머리에는 하얀 서리를,… 더보기

12월엔 퀸 스트리트에 가야 한다

댓글 5 | 조회 5,562 | 2011.12.13
산타와의 슬픈 추억 한 토막을 얘기하겠다. 해마다 12월이면 퀸 스트리트 W 건물 벽에 산타가 나타났다. 산타는 윙크도 하고 손가락도 까딱거리면서, 오가는 사람들… 더보기

개와 늑대의 시간

댓글 4 | 조회 3,229 | 2011.11.22
하루에 두 번, 하늘에는 더블 캐스팅 된 배우처럼 해와 달이 떠오른다. 달이 퇴장하는 새벽과 해가 퇴장하는 일몰의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위험하고 불길하다. 어슴푸… 더보기

소통해야 성공한다

댓글 2 | 조회 2,679 | 2011.11.09
10월 21일 발표된 ‘세계은행(IBRD)기업 환경 평가’에서 뉴질랜드가 3위(183개국 중)를 차지했다. 창업 소요기간, 인허가 관련 행정… 더보기

내 친구 Kitty와 Cyril

댓글 4 | 조회 3,197 | 2011.10.26
나는 가끔, 120살쯤 되는 Kitty와 Cyril을 만나러 간다. 티티랑기를 거쳐 후이아로 15분 정도 달리면 Karamatura Valley가 나온다. 그 곳…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