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 제로 톨레랑스(Zero Tolerance) -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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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 제로 톨레랑스(Zero Tolerance) - Ⅱ

0 개 2,208 KoreaTimes
  어떤 여자가 먹을 것을 훔치다가 걸렸다. 경찰이 여자 차의 트렁크를 열었다. 바나나, 빵, 야채 등이 박스 가득 담겨 있었다. 돈으로 따지면 3, 40불어치나 될까? 콧물이 질질 흐르는 아이를 안고 있는 여자는 삶의 고단함이 잔뜩 묻어 있었다. 좀도둑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진 주인은 여자를 고양이 쥐 잡 듯 했지만 여자는 무덤덤했다.

  슈퍼마켓에서 맥주와 스테이크용 소고기 한 팩을 아무렇지도 않게 들고 나오던 남자는 CCTV로 감시하던 직원에게 포착, 사무실로 끌려갔다. 스테이크를 구워서 술 한잔 하려던 것 뿐인데---?

  휘발유 값이 리터당 2달러를 넘어섰고, 식료품 값이 급등하는 등 불황의 파고가 높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거리를 나눠 주던 푸드 뱅크의 식품들도 동이 났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좀 훔쳤기로서니 그게 뭐 그렇게 큰 죄인가? 훔친자들은 그런 표정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고 나약한 존재이며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죄를 지을 수도 있다고. 때문에 남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관용(寬容,tolerance)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 백 번 맞는 말이다. 그러나 관용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본인이나 가족이 소중한 물건을 도둑맞고, 흉악하고 끔찍한 범죄의 피해자가 된다면 쉽게 관용을 베풀 수 있을까?은 그릇을 훔친 쟝발잔을 용서해 준 신부님도, 성당에 하루가 멀다 하고 도둑이 들어 물건을 훔쳐내고 사람들을 위협했다면 '하염없이 용서'했을까? 뉴질랜드에서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지인들은 '도둑 땜에 못해 먹겠다' 하소연한다. 어떤 지인은 순식간에 들고 튀는 도둑들 때문에 아예 상품들을 진열대에 꽁꽁 묶어 놓았다. 온 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는 가게에 좀도둑이 들끓는다면 그 가게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그럴 때의 도둑들은 사소한 잡범이 아니다. 가정을 파괴하는 테러범이다.

  아이들의 성장과정이 담긴 캠코더, 학교 과제물이 담긴 컴퓨터, 중요한 서류,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 등, 돈으로 계산 될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는 것들을 도둑 맞았을 때 피해자의 심정은 정말 암담, 끔찍하다. 오랜 세월, 범죄의 손길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불안감은 영혼을 갉아 먹는다.

  7월 5일 보타니에서 Asian Anti-Crime Group(AAG)의 시위가 있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1만 명 이상이 참가, 불합리한 판결에 대한 항의, 시민들의 안전 보장, 정부와 경찰의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AAG의 피터 로우 단장은 자체 경비단을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을 뿐'이라며 각계의 질타를 받고 있다. 정부 경찰 등 관련 기관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보고만 있다가 맞불을 놓겠다니까 호들갑 떨며 꺼 버린다. 오죽 답답했으면 시민들이 주먹 쥐고 일어나려 하는가.

  지난 주, 5세 된 중국 여아가 알바니의 집 앞에서 납치되었다. 도둑, 강도, 성폭행, 살인에 이어 '유괴'라는 막장 범죄까지 자행되고 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소한 범죄'란 있을 수 없다! 그런데도 뉴질랜드는 좀도둑들에게 너무 관대해서, 바늘도둑이 소도둑, 강도, 유괴범이 되고 있다. 범죄가 양상되는 또 다른 이유는 '용서와 관용'이 '생색내기 정책'에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무슨 슬로건인가? 나라마다 범죄자들의 '인권옹호'를 경쟁하듯 내걸고 있다. 물론 범죄자의 인권은 중요하다. 그런데 피해자들의 인권은 헌신짝처럼 어디로 내버렸는가? 엽기적이고 진절머리 나는 범죄의 피해자들은 위안 받지도 못하고 권리도 없고 금세 잊혀진다. '이보다 더 엽기적일 수 없는' 범죄자는 신의 가호 같은 '관용'과 '인권'의 보호아래 국민의 세금으로 안락하게 생활하고 있다. 좀도둑을 견디다 못한 호주의 가게 주인이 CCTV에 찍힌 도둑들의 얼굴을 상점에 붙이자 사방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심지어 청소년 보호법 위반으로 구속될 수도 있다는 말에 주인은 사진을 떼어야 했다. 뉴질랜드의 어떤 이는 강도가 침입하자, 그 놀랍고 긴박한 순간에 아무 것이나 손에 잡히는 대로 무기 삼아 강도를 물리쳤다가 과잉방어로 구속되었다. 위기일발의 순간에도 과잉 방어인지 아닌지 계산하면서, 칼든 강도에게 신문지나 말아 쥐고 대항하라는 것인가? 무고한 시민들에게 '인권국가'를 표방하는 나라들의 현실은 참혹하다.

  교도소 봉사자 숫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2위인 캐나다를 가볍게 누른 뉴질랜드이다. 총 수감자수는 현재 7천 5백 여명, 봉사자는 3천 여명으로 총 수감자수의 40%가 봉사자다.과연 범죄 피해자와, 범죄에 노출되어 있는 무고한 시민들을 위한 봉사자는 몇 명이나 될까?

  '용서와 관용'은 '진정한 참회'가 우선 되어야 한다. '참회'보다 우선 되어야 할 것은 '범죄 예방'이다. 무엇보다 우위를 점해야 할 것은 '다수의 무고한 시민들의 인권'이다. 그렇지 않으면 제2, 제3의 범죄가 '용서받은 자'들에 의해 자행된다. 급기야 시민들은 주먹 쥔 손을 펴서 총을 잡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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