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남편과 우리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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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나의 남편과 우리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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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사람들은 오랫동안 한 곳에 뿌리를 내리며 살아가는 농경 문화를 기반으로 살아왔던 탓인지 끈끈한 연대감으로 뭉쳐진 ‘우리’라는 의식이 남달리 강하다. ‘우리나라, 우리 선수, 우리 남편.’ 서양인들은 ‘my country’라고 하는데, ‘우리’는 ‘우리나라(our country)’라고 하지 ‘나의 나라’라고 하면 아무래도 틀린 말처럼 느껴진다. 서양인들은 ‘my husband(나의 남편)’라고 하는 데, ‘우리’ 나라 여성들은 ‘우리 남편(our husband)’이라고 한다. 남편을 누구와 공동 소유하기에 ‘우리 남편’이라고 하는 것인지 논리적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우리’라는 집단 의식이 지나칠 정도로 강조되는 문화 속에서는 그 ‘우리’ 안에 한 명이 있는지 두 명이 있는지, 5천만 명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정’이라는 독특한 정서와 함께 모든 문화 속에 퍼져있게 된다. 그래서 인지 한국 사람들이 영어를 공부하고 사용할 때 가장 많이 틀리는 것이 단수와 복수의 구분이다. 물론 영어 이외의 언어에는 단수와 복수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언어도 많기 때문에, 영어를 꽤 잘하는 외국인이라고 하더라도, 단수 복수 구분을 잘 못한다고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교수와 선생들은 말하기도 한다.

영어에서 단수 복수의 구분의 혼돈은 verb(동사)나 pronoun(대명사)에서도 일어나지만 특히 noun(명사)에서 많이 일어난다. Latin(라틴어)의 name(이름)을 뜻하는 ‘nomen’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noun(명사)은 ‘a person(사람), an animal(동물), a plant(식물), a place(장소), a thing(사물), 또는 an idea(생각)’ 등의 name(이름)을 가리키는 말이다. 따라서 ‘naming words(이름을 가리키는 말)’라고도 한다. 영어의 단어 집단 가운데서, 가장 많은 수의 단어들이 nouns(명사)에 속한다.

영어에서 noun(명사)은 크게 countable noun(셀 수 있는 명사)과 uncountable noun(셀 수 없는 명사)으로 나눈다. countable noun(셀 수 있는 명사)은 반드시 앞에 article(관사)인 ‘a/ an/ the’가 붙거나 plural form(복수형)으로 써야 한다. 따라서 ‘I have book.’이라는 문장은 틀린 문장이 된다. ‘I bought a book yesterday. (나는 어제 책 한 권을 샀다.) I have the book that I bought yesterday. (나는 어제 산 그 책을 갖고 있다.) I have the books that Susan bought me last Sunday. (나는 지난 일요일 수잔이 나에게 사준 그 책들을 갖고 있다.) I have a lot of books. (나는 많은 책들을 갖고 있다.)’ 이라고 마땅히 써야 하는데, 어떤 학생은 ‘I have book.’이 왜 틀렸냐고 한다. 한국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도 countable noun(셀 수 있는 명사)을 관사도 덧붙이지 않고, 복수형으로 만들지도 않고 영어 문장 속에 버젓이 써서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상반되게 uncountable noun(셀 수 없는 명사)은 앞에 indefinite article (부정 관사) ‘a, an’이 올 수 없고, 원칙적으로 plural form(복수형)으로 쓸 수도 없다. 따라서 ‘I like a milk.’나 ‘I like milks.’는 틀린 문장이고 ‘I like milk.’라고 써야 한다.

그런데, 영문법이 이처럼 간단 명료하기만 하다면 영어를 배우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규칙에 대한 예외가 있고 또 그 예외의 예외까지 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도 영문법을 이야기하면 주눅들고 골머리가 아프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영문법은 복잡하다.

기본적인 예 몇 가지만 들어보자. family(가족), class(학급), committee(위원회), crowd(군중), people(사람들), the police(경찰)는 ‘a group of individual animals, people or things(개개의 동물, 사람, 또는 사물이 모여서 이루어진 집단)’를 가리키는 말이다. 영문법 용어로 collective nouns(집합 명사) 또는 ‘group noun’이라고도 한다. ‘My family is very large. (나의 가족은 가족 수가 아주 많다.)’에서 family는 한 덩어리로 묶어 생각하는 collective noun(집합 명사)의 singlural form(단수형)이다. 따라서 뒤에는 singular verb(단수 동사)가 온다.

그러나 ‘Her family are all early risers.(그녀의 가족은 모두 일찍 일어난다.)’에서 ‘family’는 singular collective noun(단수 집합 명사) 형태이지만, ‘the members of the group(그 집단 구성원들)’을 가리키므로 plural(복수) 취급해서 뒤에 plural verb(복수 동사)가 온다.

또, ‘Every summer people like to enjoy the sun. (매년 여름 사람들은 일광욕을 즐긴다.)’와 ‘People spend their money in different ways, while seeking different pleasures.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들의 돈을 쓰면서, 서로 다른 기쁨을 추구한다.)’에서 처럼 ‘people’이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앞에 ‘a(an)’도 안 붙고 plural form(복수형)으로 쓰지 않는다. 그러나 ‘The Korean are a diligent people. (한국인은 부지런한 국민이다.)’에서 처럼 ‘people’이 문화나 사회적으로 본 ‘국민, 민족, 종족’이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a people/peoples’로 singular form(단수형)과 plural form(복수형)으로 구분해 준다.

영어 공부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반복해서 연습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갖게 된다. Practice makes perfect. (연습이 완벽함을 만든다.)

* 이 내용은 필자의 신간 ‘㈜ 지학사’의 ‘English Grammar Alive’를 바탕으로 한 것이므로, 이 내용에 대한 저작권은 ‘김재석’과 ‘㈜ 지학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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