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와 그리스어 숫자에서 온 영어 단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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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라틴어와 그리스어 숫자에서 온 영어 단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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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유학을 오거나 이민을 온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다 만나게 되는 문제점 중 하나가 영어 어휘를 어떻게 바르게 공부해 나갈까 하는 문제이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나거나 아주 어려서 이곳으로 온 학생들은 듣고 말하는 점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독서량이 많지 않거나 따로 어휘 공부를 하지 않은 학생들은, 고등학교(college)에 들어가서 문학작품을 읽거나 작품을 분석해 놓은 비평서들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들을 만나게 되고, 습관적으로 건너 뛰며 읽어나가기 때문에 정확한 의미파악을 하지 못한 채 책을 마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 전공서적을 빠르게 읽어나가지 못해서 학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경우도 생긴다.

한국에서 어휘공부를 아주 많이 하고 온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문제점은 자신들이 암기하고 있는 어려운 단어들을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이런 학생들이 써 놓은 에세이들에서는, 한국말로 생각하면 그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맞지만 사실상 그 단어는 그 자리에는 사용해서는 안 되는 뉘앙스를 갖고 있는 단어이기 때문에 문장이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되어 버린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심지어 어떤 학생들은 학교에서 쓰고 있는 창의적 글쓰기(creative writing) 내용을 영어로 생각해서 영어로 쓰지 않고, 한국말로 생각해서 먼저 다 써놓고 그것을 영어로 옮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 한국말로 써놓은 글은 너무 좋은 글이지만, 이런 글을 영어로 옮길 수 있는 충분한 영어 실력이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영어로 옮겨놓은 글은 전혀 그 의미가 전달되지 않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제대로 된 영어 공부에 빨리 적응하고 좋은 에세이를 쓰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영어로 글을 생각해서 영어로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영어로 사고하고 영어로 글을 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문장구성 능력과 정확한 뉘앙스를 이해하고 있는 어휘 능력이다. 또한 자신의 영어 실력에 맞는 수준의 내용을 선택해서 쓰도록 연습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쉬운 문장부터 정확하게 글을 쓰는 연습을 하지 않고 욕심을 부려서,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도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문장으로 글을 쓰는 습관이 들어버리면 좋은 에세이를 쓰는 길과는 아주 다른 길로 깊이 들어가 버리게 된다.

한국 학생들이 자주 범하는 오류인 알맞지 않은 부분에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사용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단어의 어원(etymology)을 공부하는 방법이다. 주로 라틴어(Latin)와 그리스어(Greek)에서 유래된 어원들에 대한 공부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이 그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영어에 끼친 라틴어(Latin)와 그리스어(Greek)의 영향은 아주 커서 모든 분야에서 이 단어들에서 유래된 어휘들을 아주 자주 만나게 된다.

예를 들면 뉴질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영, 자전거, 마라톤 경기로 구성되는 triathlon(삼종경기)은 그리스어(Greek)의 3을 나타내는 ‘tri-’라는 말과 contest(경기, 경쟁)를 나타내는 ‘athlon’이란 말이 합쳐져서 만들어졌다. ‘athlon’이 10을 나타내는 ‘deca’라는 말과 합쳐지면 10종 경기를 나타내는 ‘decathlon’이라는 말이 만들어 진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영어에서 하나의 뜻을 나타내는 라틴어에서 온 ‘mono-’라는 접두어는 monopoly(판매권을 독점하다, 독점 판매권), monologue(독백-혼자 하는 말)등의 단어를 합성해 내었고, 라틴어의 ‘bi-’는 two, 즉 둘을 나타내는 접두어(prefix)로 ‘bi-’가 만들어낸 영어의 단어는 쉽게는 bicycle (자전거)에서부터 시작해서 bisect(이등분하다), biannual(일년에 두번 씩, 반년 마다의), biathlon(스키의 장거리 레이스와 사격을 겸한 복합 경기)등이 있다. 주의 할 것은 bi-가 weekly와 결합되어 biweekly가 되면 일 주일에 두 번씩이 아니라 ‘두 주에 한 번 또는 격주로’의 의미를 갖게 되고, bimonthly도 ‘두 달에 한 번’이란 의미를 갖게 된다.

숫자에서 온 단어들 중 착각하기 쉬운 단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score라는 단어다. 한국에서는 ‘경기에서 득점하다, 득점’ 등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 단어가 ‘a score of’로 결합되어 쓰이면 ‘20의, 20개의’라는 뜻으로 쓰이므로 유의해야 한다. 이렇게 숫자를 나타내는 라틴어와 그리스어는 영어에 아주 깊이 뿌리 박고 있으므로 숫자를 나타내는 어원을 중심으로 영어 어휘 공부를 한다면 잘 잊혀지지 않게 어휘의 정확한 사용법의 일부를 배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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