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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2/2011. 15:42 NZ코리아포스트 (219.♡.51.194)
원예 칼럼
뉴질랜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잔디밭으로 일컬어지는 풀밭은 가지고 있다. 잔디는 아주 드물고 풀이 더 많으니 그리 불러야 옳겠으나 많은 사람들이 잔디밭이라 부른다. 아주 적은 수의 가정에서만 잔디를 열심히 가꾸고 있으리라. 물론 누구나 멋진 잔디밭을 가지는 게 소원이겠으나, 잔디밭을 관리하는 거 그리 간단하지 않으니. 필자의 경험과 생각으로는 집집마다 그리 정성들여 잔디밭을 가꾼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로 여겨진다.
뉴질랜드는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철에 비가 적다. 그래서 한 여름에는 잔디밭의 풀들도 모두 말라 시들기 마련이다. 심한경우는 말라서 죽기도 한다. 이른바 하고(夏枯)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자니 잔디밭에 많은 풀들이 대부분 말라 죽어서 빈 땅이 보이기 십상이다. 그러나 올해는 좀 사정이 다르다. 아마 기상이변 또는 기후변화로 받아들여야 하겠다. 예년과 달리 많은 비가 내리고 있어 잔디밭이 그래도 싱싱하다.
잔디밭에 정성을 드리는 가정에서는 잔디밭에 물을 주는 호스를 설치해 놓지만, 그런 가정은 영국의 경우에서도 2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이렇게 물을 주었다 하더라도 적절하게 물을 주기는 쉽지가 않다. 한 여름에는 일주일에 스퀘어 미터 당 20리터의 물이 필요하게 된다. 이 양은 무척 많은 양에 해당된다. 이 물의 양은 더운 날씨로 증발산 되는 양에 해당된다. 그래서 잔디밭에 물을 줄 경우에는 대부분의 물이 뿌리에 닿기도 전에 증발되고 만다. 그러니 물을 주어도 효과를 나타내기가 쉽지가 않다는 얘기다. 이렇게 혹독한 여름을 지나고 나면 잔디밭은 군데군데 빈 땅이 보이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잔디를 빨리 회복시키는 방법을 살펴보자.
가장 먼저 죽은 잔디는 걷어내고, 갈키로 겉흙을 긁어준다. 그래서 물 빠짐이 좋고 공기가 쉽게 유통하도록 해준다. 그 다음에 유기질 퇴비를 2cm 정도 덮어 주고 다시 긁어 준다. 장화로 잘 다지고, 다시 긁어주고 다져서 땅 표면 이 평평해 지도록 만든다. 그 위에 잔디 씨를 엷게 흩뿌린 다음 흙과 잔디 씨가 밀착되도록 다져준다. 그 다음에 물을 주고 잔디가 싹이 잘 트도록 돌본다. 이런 세심한 관리는 잔디 싹이 2cm 정도 자랄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
또한 여름 가뭄으로 연약해진 잔디에 비료를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여름 가뭄이 해소되고 많은 비가 내려, 다시 잔디가 자라기 시작하면 갑자기 비료기운을 받게 된다. 그러면 어린 잔디가 탈수현상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잔디는 유기물 퇴비와 모래를 반반 정도 섞은 것을 가볍게 덮어주는 것은 바람직하다.
여름철에는 잔디를 깎아주는 요령도 매우 중요하다. 가뭄이 심해서 잔디의 자람이 약할 때는 잔디를 길게 관리해야 한다. 잔디를 너무 짧게 깎아주게 되면 말라 죽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 그러므로 좀 귀찮더라도 잔디를 자주 길게 깎아주어야 가뭄에 이겨내는 힘이 강해지고, 가뭄 후에 단비가 내릴 경우 물을 머금을 수 있는 힘이 좋아진다. 그래서 보다 빨리 잔디가 원기를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잔디밭 관리는 쉽지가 않다. 그리고 멋진 잔디밭을 가지고 싶은 것은 집주인의 지나친 욕심으로 여겨진다. 어떤 집주인은 잔디밭에 풀은 뽑아주다가 손목을 상했다고 투덜댄다. 잡풀과 씨름하기를 좀 자재하고 잔디 깎아주는 길이로 조절하라고 권하고 싶다. 여러 가지 풀들이 함께 어우러져 자라는 우리 집 잔디밭이 더 아름답지 않은가? 그래도 골프장 그린 같은 잔디밭을 원한다면, 여름철이 지난다음 적절한 보양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누구나 탐스럽게 여기는 잔디밭을 가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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