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영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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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비 내리는 영문법

2 3,744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뉴질랜드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보니 한국에서와는 다른 '교육 문화적 충격'을 겪게 될 때가 많다. 고 1(Form 5) 이상의 학생들은 대부분 영어 에세이가 잘 안 써져서 우리를 찾게 된다. 우리는 학생들의 기본 영어 실력을 평가해 보기 위해서 문법과 구문, 어휘, 독해, 짧은 영작과 에세이 쓰기까지 기초 영어 능력시험을 보게한다. 지금은 꽤 익숙해져 있지만 충격적 체험은 대부분 이민이나 유학 온지 5년 이상된 학생들이 제공해 준다. 에세이의 기본적인 틀인 서론(introduction), 본론(body paragraphs), 결론(conclusion), 단락의 논리적 전개 이전에 문장 만드는 기본적인 훈련도 안된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그런 학생들에게 written English로 문장을 만드는 기본 문법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고 하면, 대부분 시큰둥 하지만, 기초부터 탄탄히 해 나가는 것이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NZ 5년차 Form 4(중 3) 학생의 경우

나: 영어 기초 문법 공부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겠다.
학생: 빨간 책(Essential Grammar in Use)끝내고 파란 책(English Grammar in Use)반 이상 공부 했는데요.
나: 그런데 기본적인 문법 원리도 모르네.
학생: ?
나: 그러면, 'I want go there.'라는 문장에서 틀린 부분이 뭐니?
학생: want와 go 사이에 'to'가 들어가야죠.
나: 왜?
학생: 응~, want와 go가 모두 verb(동사)니까, verb 끼리 부딪히지 않게 중간에 'to'를 끼어 넣어야죠.
나: (잠시 침묵한 후) 그러면 'I enjoyed play baseball.'에서 틀린 부분은 뭐니?
학생: 어~, play가 아니라 'playing' 해야죠.
나: 이번엔 왜, enjoyed와 play도 모두 동사인데 중간에 'to'를 안 끼어 넣니? 또 'It has been raining for three days.'에서는 동사가 세 개씩이나 겹쳐 왔는데 왜 'to'가 안 들어가니?
학생: 글쎄요?

NZ 6년차 Form 6(고 2) 학생의 경우

나: 미국 수능 SAT 영어 시험 문제에 많이 나오는 유형 문제인데, 'The goal of unemployment insurance are to support workers who have lost their jobs.' 라는 문장에서는 틀린 부분이 뭐니?
학생: 없는데요.
나: 'are'를 'is'로 고쳐 써야지.
학생: 왜요?
나: subject(주어)가 'The goal'이니까.
학생: 그런데, 왜요?
나: The simple present tense(현재시제)에서 subject (주어)자리에 'the third person, singular(3 인칭, 단수)'가 오면 verb의 infinitive(원형)에 '-s나 –es' 붙여야 하잖아.
학생: (침묵)
나: (창 밖에 끊임없이 내리는 겨울 비를 바라보며) 그러면, 뉴질랜드에는 겨울에 비가 많이 내리지? 영어로 'It rains a lot in winter.'라고 쓰는데, 왜 'rain'이 아니라 'rains'라고 쓰니?
학생: 비가 많이 오니까요.
나: (20초간 정신적 공황상태…)

많다, 의외로 비를 더 많이 오게 만드는 학생들이 많다. 에세이가 잘 안 써진다는 주변에 있는 학생들에게 물어 보시기 바란다. 영어를 들으면서 따라 말하며 배울 수 있는 환경이 한국에서 보다 월등한 뉴질랜드이지만, 문법과 구문 공부를 제대로 병행해 배우지 못한 위의 학생들처럼, spoken English에만 익숙해 있는 학생들은 에세이의 기본적인 단위인 문장을 written English로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한다. 제대로 된 문장을 못 만드는 데, 어찌 주제문(topic sentence)을 중심으로 주제문을 논리적으로 뒷받침 해 주는 문장들(supporting sentences) 로 이루어지는 단락(paragraph)을 제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주어진 주제(topic)에 관한 자신의 관점을 여러 개의 단락들로 서론, 본론, 결론으로 전개시켜 나가며 제대로 된 에세이를 써나갈 수 있단 말인가.

기초부터 탄탄히 하자. 그것이 실력 향상의 지름길이다. 명장 히딩크 감독이 왜 국가 대표 축구 선수들에게 달리기 훈련부터 다시 시켰는가? 모든 운동의 시작은 기초 체력 훈련부터이고, 축구의 기본은 전술이나 패스 연습이 아니라 달리기부터 이기 때문이다.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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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차라리  촘스키한테 가서 제자가 되는편이 낳겠습니다.
Powerizer
얘기는 재밌지만 많은 뉴질랜드 내의 한인 학생들이 영어 기초가 이정도면 걱정 되네요.
애들을 집에서 붙잡아 놓고 문법 공부 시켜야 하나...
뉴질랜드에서는 애들 영어 신경 안써도 된다고 생각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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