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총선은 주택 가격보다 매매량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에는 오퍼튜니티당의 토지세 도입안과 노동당의 임대사업자 대출이자 공제 관련 입장이 부동산시장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총선에서 시장이 얼마나 위축될지는 이 두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 가능성이 얼마나 커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일리스의 크리스 파히 인사이트·데이터 부문 책임자는 뉴질랜드 총선이 부동산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왔다. 그는 2014년과 2017년 총선 당시 주택 매매활동이 해당 시기의 평년 수준 가운데 약 85%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주택 정책이 선거의 핵심 쟁점이었다. 주택 구입능력 문제가 크게 부각됐고, 양도소득세와 해외 구매자 규제, 단기 양도차익 과세 기준인 브라이트라인 테스트 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그러나 과거 주택 가격 자료를 보면 총선 때문에 실제 거래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은 아니었다.
2020년 총선은 예외적으로 주택 매매가 매우 활발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시기의 초저금리와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호황의 영향이 컸다.
2023년 총선 때는 이미 주택 가격이 하락했고, 최근 하락 국면에서 매매량도 최저 수준에 가까웠기 때문에 매매활동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시장이 이미 바닥을 지난 뒤였기 때문이다.
결국 총선의 영향은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가려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부동산 관련 정책이 선거 전 논쟁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정책 변화가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이 얼마나 높아 보이는지도 영향을 미친다.
통상적인 총선 전후 매매 둔화 시점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트레이드미 프로퍼티의 개빈 로이드 고객 담당 이사는 총선이 평소보다 늦은 11월 7일에 치러지는 만큼, 올해 봄철 매매 시즌이 한 달 정도 앞당겨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총선 전에 주택을 팔려는 사람들이 매물을 일찍 시장에 내놓으면서, 평소 9~10월에 나타나는 매매활동이 올해는 8~9월에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론마켓 애자일의 로드니 킹 모기지 자문가는 반대 의견을 내놨다.
그는 “총선이 평소보다 늦은 11월에 치러지기 때문에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이어지고, 1월은 사실상 거래가 중단되는 시기”라며 “통상적인 총선 후 매매활동 회복은 2월까지 나타나지 않아 시장이 상당 기간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가장 큰 변화 가능성을 제시한 정당 가운데 하나는 오퍼튜니티당이다.
택스페이어스 유니언·큐리아 여론조사에서 6.1%의 지지율을 얻어 의회 진출이 가능한 수준에 올라선 오퍼튜니티당은 토지가치의 1.75%를 매년 부과하는 토지세를 제안하고 있다.
이 정당은 해당 정책으로 주택 가격이 10~15%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토지세가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고밀도 주택 개발을 늘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다른 세제 개편안까지 종합하면 대부분의 국민은 여전히 경제적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영향은 개인별 상황에 따라 계산해봐야 한다.
오퍼튜니티당이 정부에 참여하더라도 이 정책이 그대로 시행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인포메트릭스의 개러스 키어넌 대표 겸 수석 예측가는 오퍼튜니티당이 정부 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작기 때문에 해당 정책이 그대로 법제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연립정부 협상 과정에서 정책의 최종 형태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시장에 가장 큰 불확실성을 안기는 문제는 노동당이 임대사업자의 대출이자 공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여부다.
현재 임대주택에 대출이 있는 집주인은 임대소득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할 때 대출이자를 비용으로 공제받을 수 있다. 그만큼 과세 대상 소득과 세금이 줄어든다.
이전 노동당 정부는 이 제도를 ‘집주인을 위한 감세’라고 부르며 폐지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이후 이자 공제를 다시 허용했다.
부동산투자자연맹의 매트 볼 대외협력 담당자는 노동당이 이번에는 절충안을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대사업자가 대출이자의 절반만 공제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이 발표되고 시행되면 임대사업자가 지속적으로 부담하는 세금이 늘어날 수 있다. 이는 투자주택을 매각할 때만 적용되는 노동당의 이미 발표된 양도소득세와는 다른 영향이다. 양도소득세는 가족이 거주하는 주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8월 3일 기준 각 정당의 주요 입장은 다음과 같다.
국민당과 뉴질랜드제일당은 양도소득세 도입, 소득세 변경, 이자 공제 폐지 및 기타 주요 세제 변경에 반대하고 있다.
ACT당은 최고세율과 신탁세율을 현재 39%에서 28%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노동당은 2027년 7월 1일부터 28%의 양도소득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임대사업자 이자 공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확정하지 않았다.
녹색당은 10년 기간의 브라이트라인 테스트를 통해 양도소득세 적용 기간을 현재 2년에서 확대하고, 새로운 45% 최고 소득세율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1,000만뉴질랜드달러 초과 자산에 2.5%의 부유세를 부과하고, 상속세를 도입하며, 임대사업자 이자 공제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오퍼튜니티당은 새로운 소득세율 구간인 28%, 34%, 39%를 도입하고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한편, 가족이 거주하는 주택을 포함한 토지가치에 최대 1.75%의 연간 토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테 파티 마오리의 일부 정책 입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밖에도 녹색당은 부유세와 상속세를 제안하고 있다. 다만 이들 정책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실제 시행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총선 자체가 주택시장 거래를 일시적으로 둔화시킬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선거 이후 어떤 정책이 시행되는지, 그리고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정당들의 정책이 어떻게 결합되는지가 시장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ource: Stu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