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것이 세포의 생물학적 노화 과정을 늦춰 건강한 노화와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번 연구의 근거 대부분은 인간이 아닌 동물실험에서 나온 것이어서, 단백질을 줄이는 것이 사람의 수명 연장이나 건강한 노화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단백질 파우더와 단백질 요거트, 단백질 스낵바 등 단백질을 강조한 식품이 슈퍼마켓 진열대와 소셜미디어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러나 350건이 넘는 연구를 종합한 새로운 문헌 검토 결과는 단백질을 적게 섭취하는 것이 노화와 관련된 생물학적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영양소로, 근육 유지와 조직 회복, 전반적인 건강에 필수적이다. 호주의 식이 지침은 하루 섭취 에너지의 약 15~25%를 단백질로 구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단백질은 콩류, 견과류, 생선, 달걀, 유제품, 살코기 등 다양한 식품에서 얻을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호주인은 이미 이 권고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사람들이 단백질 섭취량을 바꿔야 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백질과 특정 아미노산의 섭취 제한이 노화의 생물학적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진이 동물 및 일부 인간 대상 연구를 종합한 결과, 단백질 섭취를 줄이면 신체의 에너지 사용 방식이 달라지고, 세포가 손상된 구성 요소를 제거하는 과정이 촉진되며, 노화 세포가 축적되는 현상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동물실험에서 더 건강한 노화와 수명 연장과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는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단백질 총량이 줄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동물성 단백질이나 특정 아미노산의 섭취가 감소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단순히 전반적으로 더 건강한 식단을 섭취한 결과일 가능성도 있다.
가장 설득력 있는 결과는 생쥐, 쥐, 초파리, 효모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나왔다. 단백질 함량이 낮은 식단을 먹은 동물은 더 오래 살고 건강한 노화의 징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실험동물은 연구진이 평생 동안 식단을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는 환경에서 생활한다. 사람을 대상으로는 이처럼 철저한 통제가 불가능하며, 인간의 생물학적 구조도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생쥐나 쥐의 연구 결과가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검토 결과는 단백질 전체 섭취량만이 중요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가운데 메티오닌, 아이소류신, 발린 등 특정 아미노산의 섭취를 제한했을 때도 동물실험에서는 단백질 총량을 줄였을 때와 비슷한 효과가 나타났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다. 이번 검토에는 저단백 식단과 평소 식단을 비교한 실험 연구도 포함됐지만, 대부분 연구 기간이 수주에 불과했다. 따라서 단백질 섭취 제한이 사람의 수명이나 건강한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
인간의 경우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식단이 특히 노년층의 근육량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저항운동을 병행하면 노쇠와 근감소증, 즉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는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단백질 섭취를 늘리면 포만감이 오래 지속돼 비만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단백질만 따로 섭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백질은 특정 식품을 통해 섭취된다.
예를 들어 콩류와 견과류를 많이 먹으면 단백질과 함께 식이섬유, 건강한 지방, 기타 영양소도 섭취하게 된다. 반면 붉은 고기와 가공육을 중심으로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포화지방과 소금도 많이 먹게 될 수 있다.
대규모 연구에서는 동물성 단백질, 특히 붉은 고기와 가공육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이 건강 악화와 조기 사망에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연구만으로 단백질 자체가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단백질 자체의 영향과 단백질을 제공하는 식품의 영향, 그리고 개인의 전체적인 식단 효과를 분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백질에 관한 연구 결과가 서로 다르게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수 있다.
장수하는 사람들의 식습관을 연구한 결과 역시 특정 영양소 하나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건강한 노화와 관련해 가장 강력한 근거가 있는 지중해식 식단은 단백질이 적은 식단이 아니다. 콩류와 생선, 견과류를 통해 적당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채소와 과일, 통곡물, 올리브유를 풍부하게 먹는다. 대신 붉은 고기와 가공육 섭취는 제한한다.
건강한 노화와 관련된 또 다른 식단인 일본의 전통 오키나와식 식단은 상대적으로 단백질 함량이 낮다. 그러나 고구마와 두부 같은 식물성 식품을 중심으로 하며, 전체 열량도 낮은 편이다.
두 식단 모두 장수와 관련이 있지만, 서로 다른 식단 구성이 이를 보여준다. 단백질만 따로 떼어내 살펴보면 더 큰 그림을 놓칠 수 있다는 의미다.
수명과 건강은 식단 외에도 규칙적인 신체활동, 충분한 수면, 탄탄한 사회적 관계, 스트레스 관리, 금연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식단은 중요한 요소지만, 장수는 개인의 특성, 생애 단계, 전체적인 식습관, 단백질의 공급원,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이번 연구만을 근거로 단백질 섭취를 줄일 필요는 없다.
이번 문헌 검토는 단백질 제한이 실험동물의 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설명한 연구다. 동시에 이러한 결과를 인간을 위한 식이 지침으로 적용하기에는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점도 강조한다.
단백질과 장수의 관계는 단순히 “적게 먹을수록 좋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 않다. 현재로서는 특히 나이가 들수록 권장되는 단백질 섭취량을 충족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근거에 부합한다.
최신 영양 관련 주장만 따라가기보다, 전반적으로 건강한 식단 안에서 가공이 적은 단백질 식품을 주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샤라야 카터는 호주 RMIT대학교 인간생명과학과 영양·식이요법 강사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