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여러 세대가 믿고 자란 약속이었다. 그러나 Z세대는 더 이상 이 약속을 믿지 않는다. 이들이 게으르거나 특권의식에 사로잡혀서가 아니라, 이제는 그 약속이 자신들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널리스트 에미 니트펠트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10여 년 전 자신이 노동시장에 진입했을 때와 현재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젊은 세대의 상황을 비교했다.
니트펠트는 자신의 성장 과정과 기술업계에서 자리를 잡기까지의 어려움을 담은 회고록 『Acceptance』를 썼으며, 현재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다.
그는 RNZ의 ‘애프터눈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만난 학생 중 일하고 싶은 회사를 한 곳이라도 구체적으로 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니트펠트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저장강박으로 쥐가 들끓는 아파트에서 살았고, 한때 위탁가정에 맡겨졌으며 자동차에서 생활하며 노숙을 하기도 했다. 이후 하버드에서 컴퓨터과학 학위를 취득하고, 꿈꾸던 구글의 엔지니어로 취업했다.
그는 성장 과정에서 강한 노동윤리를 배웠다고 설명했다.
“일 자체를 위해 일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우월하다고 여기는 일종의 칼뱅주의적 노동윤리였죠.”
하지만 대학 학위를 따고 열심히 일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는 공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그는 지적했다.
니트펠트는 “젊은이들은 희생이 보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오늘날에는 부모 세대가 했던 만큼 노력해도 같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6년의 구직 상황을 “최근 수십 년 사이 최악으로 느껴질 만큼 사기를 꺾는 경험”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젊은 구직자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채용 시스템에 의해 이력서 단계에서부터 걸러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니트펠트에 따르면 학생들은 자신이 이미 해본 업무를 포함해 수백 개의 일자리에 지원하고 있다.
그는 대학 시절 내내 컴퓨터 관련 일을 해온 한 학생이 정규직을 구하기 위해 200곳이 넘는 회사에 지원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럼에도 Z세대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위해서는 매우 높은 연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Z세대가 경제적 성공의 기준으로 연간 약 60만 달러, 우리 돈 약 10억 원에 해당하는 소득을 꼽았다. 이는 미국인 소득 상위 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니트펠트는 이러한 인식의 배경으로 소셜미디어와 생활비 위기를 함께 지목했다.
“몇 년 전만 해도 풍족하게 살던 사람들이 이제는 식료품비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어려운 선택을 하는 모습을 봅니다. 제가 만난 젊은이들 중에는 고작 19세인데도 벌써 부모를 어떻게 부양할지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Z세대는 기업에 취업하는 것보다 직접 사업을 시작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약 3분의 2가 자신의 사업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트펠트는 토목공학이나 기계공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었지만, 특정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모두 언젠가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인터뷰와 조사를 통해 현재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에게서 무력감이 널리 나타난다는 점도 확인했다.
니트펠트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며 “2024년 한 교수가 발표한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감각을 1966년 당시 죄수들이 느꼈던 수준과 비슷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 세대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바꿀 수 없다고 느끼기 시작하면, 그 생각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니트펠트는 “그 점이 앞으로의 미래에 매우 큰 걱정거리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