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발 한기 유입으로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전국 곳곳에 눈이 내린 가운데 수도 웰링턴에도 몇 년만에 눈이 내렸다. 기상청은 화요일 밤에 웰링턴에 추가로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수요일 아침에는 강한 서리와 도로 결빙이 우려된다. 남섬 더니든에서는 한파로 인해 학교들이 휴교하기도 했다.
뉴질랜드 지질과학연구소(Earth Sciences NZ)와 기상청(MetService)의 기상학자 존 턴스터는 "이번 한랭기단은 남극에서 직접 유입된 매우 차가운 공기"라며 "여기에 강하게 발달한 소나기 구름이 더해지면서 매우 낮은 고도까지 눈이 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웰링턴의 눈, "드문 일이지만 전례 없는 현상은 아니다"
웰링턴에서는 1976년과 2011년에도 눈이 내린 바 있으며, 이후에도 일부 언덕 지역에서는 간헐적으로 눈이 관측됐다. 다만 이번처럼 도심과 낮은 고도까지 눈이 내리는 현상은 매우 드문 일로 꼽힌다.
존 턴스터 기상학자는 화요일 오후 웰링턴 일부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해수면까지 눈이 내렸을 가능성이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비와 눈이 섞여 내리는 진눈깨비(sleet)에 가까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웰링턴 공항의 기온은 3℃까지 떨어졌는데, 이런 기온에서는 순수한 눈보다는 진눈깨비가 내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다만 턴스터는 해발 100m 정도까지는 분명히 눈이 내렸다며 웰링턴의 상당수 지역이 이 고도 이상에 위치해 있어 많은 시민들이 실제로 눈을 목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현상이 매년 겨울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2011년 이후의 겨울을 포함해 전례가 전혀 없는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턴스터는 이번 강설이 2011년 8월 발생했던 역사적인 폭설과는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2011년에는 사흘 연속 해수면까지 눈이 내렸고, 켈번(Kelburn) 등 해발 약 100m의 언덕 지역에는 실제로 눈이 쌓였다"며 "당시에는 이번보다 훨씬 넓은 지역에서 더 오래, 더 강한 폭설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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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2도까지 하락, 향후 며칠은 눈보다 빙판길이 더 큰 위험
기상학자 브레이던 화이트는 웰링턴의 기온이 2℃까지 떨어지면서 일부 눈발이 도심 해수면 지역까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화이트는 이번 강설이 웰링턴에서는 매우 드문 현상이라며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그는 "웰링턴에서는 눈이 지면에 쌓이는 경우는 거의 없어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며칠 동안은 눈보다 밤사이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도로 결빙과 빙판이 더 큰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랙아이스 조심", 남섬 주요 도로 재개통에도 결빙 위험 지속
한편 교통청(Waka Kotahi)은 밤사이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운전자들에게 도로의 블랙아이스(투명 결빙)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남섬의 주요 국도들은 눈으로 인한 통행 제한이 대부분 해제됐지만, 앞으로 며칠 동안은 특히 내륙과 그늘진 지역을 중심으로 영하의 기온과 도로 결빙이 이어질 전망이다.
교통청은 블랙아이스는 투명해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현재 포터스 패스(Porters Pass), 루이스 패스(Lewis Pass), 레무타카 힐(Remutaka Hill), 데저트 로드(Desert Road), 네이피어-타우포 도로(Napier-Taupō Road)에는 도로 강설 경보가 발령돼 있다.
경찰은 화요일 밤 웰링턴 북쪽 트랜스미션 걸리(Transmission Gully)에서 미끄러운 노면으로 인해 여러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며 운전자들에게 감속 운행과 불필요한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기상당국은 가장 강한 눈구름과 한기가 수요일 오전 중반부터 점차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