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기준금리(OCR)를 2.5%로 깜짝 인상한 것은 대다수 경제학자의 예상보다 길고 강력한 통화 긴축 주기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부동산 데이터 분석 기업 코탤리티(Cotality)의 켈빈 데이비드슨(Kelvin Davidson) 수석 경제학자는 원루프(OneRoof) 기고를 통해 금융 자문가들이 고객들에게 "올해 최소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음을 대비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 6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결정된 이번 인사는 3년여 만에 이루어진 첫 금리 인상이다. 데이비드슨 수석 경제학자는 이란 전쟁이 에스컬레이트(격화)되기 전부터 중앙은행이 이미 인상 신호를 보냈던 만큼 아주 뜻밖의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두 가지 요인을 꼽았다. 첫째는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 금리' 수준을 밑돌고 있어 위원회가 움직일 여력이 충분했다는 점이며, 둘째는 최근 환율 하락과 도매 금리 하락 등 금융 여건이 완화되는 흐름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다만, 장기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에는 이미 향후 인상분이 어느 정도 선반영되어 있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고정 금리에 곧바로 직결되지는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변동 금리는 상황이 다르다. BNZ 은행은 오는 7월 29일부터 변동 금리를 최고 6.19%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며, ASB 은행 역시 단기 시장 가격이 기준금리 변동에 가장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만큼 변동 금리 대출자들이 추가 인상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기준금리의 최종 도달 정점을 두고 시중 은행들의 예측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웨스트팩(Westpac)은 올해 두 차례 더 인상이 단행되어 2027년 9월 통화정책 성명 시점에는 최고 4%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ASB 은행은 오는 9월부터 차근차근 0.25%p씩 인상해 연말까지 약 3.2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완만한 경로를 예상했다. 반면 키위뱅크(Kiwibank)는 추가 긴축을 정당화할 만큼의 국내 경기 회복세가 "아직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라며 가장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통화정책위원회가 지난 5월 인상 여부를 두고 3 대 3으로 팽팽히 맞섰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만장일치 결정은 큰 입장 선회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당초 동결을 예상했던 키위뱅크, ASB, 웨스트팩 등 주요 은행 경제학자들은 허를 찔린 모양새가 되었다.
실제 대출 데이터에 따르면 차입자들은 이미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신규 대출의 약 50% 이상이 6개월 연속으로 1년 이상의 고정 금리를 선택했으며, 이 중 2년 고정 금리가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18개월 및 3년 고정 금리도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통상 선호되던 1년 고정 금리 비중은 역사적 기준에서도 매우 낮은 수준인 약 20%에 그쳤다.
데이비드슨 수석 경제학자는 이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수 있고 금리가 서서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대출자들이 지극히 합리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는 금요일 발표 예정인 6월 인플레이션 데이터와 미-이란 갈등으로 인한 금융 시장 변동성이 지속됨에 따라, 금융 자문가들과 고객들의 대화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향후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Source: N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