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와 과속, 그리고 휴대폰 사용 등 운전 중 피해야 할 행동을 한꺼번에 하다가 사망사고까지 낸 여성에게 4개월 반이라는 짧은 ‘가택구류형(home detention)’만 선고됐다.
12월 7일(화) 퀸스타운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툴리 이사벨 로빈슨(Tully Isabel Robinson, 22, 사진)에게 사망 및 상해를 일으킨 교통사고 혐의로 배상금 지급 명령과 함께 이와 같은 형이 선고됐다.
로빈슨은 작년 8월 22일 밤 9시 14분경, 애로운타운(Arrowtown) 인근의 말라간스(Malaghans) 로드의 커브에서 이중 노란색의 중앙선을 넘어 당시 와나카에서 당일치기 여행을 마치고 퀸스타운으로 돌아오던 애스틴 안소니 캘드웰(Astin Anthony Caldwell, 21)이 몰던 수바루(Subaru) 차량과 충돌했다.
당시 도요타 랜드크루저(Toyota Land Cruiser)를 몰던 로빈슨은 혈종 알코올 농도가 법정 허용치인 50mg을 넘은 56mg이었으며 충돌 직전에 권고속도가 75km/h인 구간에서 시속 108~112km로 과속했고, 또 사고 바로 직전까지 페이스 메신저를 사용했던 기록이 나중에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 사고로 상대편 차의 운전자이자 배관공 견습생인 캘드웰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옆에 타고 있던 알라나 메간 워커(Allanah Megan Walker, 당시 17세)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반면에 로빈슨은 다치지 않았는데 그는 뉴질랜드 올림픽 알파인 스키 대표 선수로 유명한 앨리스(Alice) 로빈슨의 언니이기도 하며 사고 이후 경찰이 수사를 마치고 기소 절차를 시작했을 때 시드니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중이었다.
로빈슨은 올해 초 뉴질랜드로 돌아와 기소됐으며 죽은 워커의 엄마가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이날 선고 재판에서 변호사는 피고인이 공개적인 사과를 원하고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며 변호했다.
한편 워커의 엄마는 8년 전에는 카이코우라(Kaikoura)의 한 농장에서 남편이 감전사하는 아픔도 겪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변을 안타깝게 했는데, 이날 법정에서도 딸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꼭 쥐고 눈물을 흘리면서 재판을 지켜봤다.
담당 판사는 로빈슨에게 당시 대형 차량을 몰고 개방된 도로에서 과속해 사망자와 심각한 부상자를 발생시켰다면서, 하지만 아직 젊은 나이라는 것을 감안해 선고한다고 말했다.
또한 로빈슨에게는 18개월 운전 금지와 함께 워커 유족에게 1만5000달러를, 그리고 더니든과 크라이스트처치 병원에서 수개월의 재활치료까지 필요했던 캘드웰에게는 2만달러를 각각 배상금으로 지급하도록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