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도서국가인 사모아(Samoa)에서 홍역(measles)이 창궐하는 데는 뉴질랜드에게 책임이 있다고 한 보건 전문가가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 사모아에서는 홍역 환자가 새로 314명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뉴질랜드가 이 나라에 홍역을 수출한 셈이라고 오클랜드 대학의 헬렌 페토우시스-해리스(Helen Petousis-Harris) 박사가 주장했다.
현재 사모아에서는 환자들이 병원이나 진료소로 몰려들고 있으며 홍역으로 최소한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박사는 지난 1918년에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도 당시 뉴질랜드로부터 사모아로 퍼지면서 이 나라 인구의 22%나 되는 사람들을 사망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박사는 이는 믿기 힘들 정도로 화가 나는 일이라면서 뉴질랜드 정부는 사모아의 홍역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일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남태평양 도서국들과 뉴질랜드는 상호 인적 교류가 많아 질병도 쉽게 전파되는데, 그러나 해당 국가들의 공중보건 시설이나 의료 인력도 열악해 제대로 대처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사모아 정부는 뉴질랜드에 자격을 갖춘 간호사들을 포함한 의료 인력과 백신 등의 의약품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해리스 박사는 홍역은 환자 한 사람이 12~18명에게 전염시키는 등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라면서, 확산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인구의 95%가량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부의 줄리 앤 젠터(Julie Anne Genter) 협력장관은 첫 번째 백신 공급분이 11월 2일(토) 현지에 도착할 것이라면서, 정책 조언과 인력 제공 등 사모아에 대한 지원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면적 2831km2로 제주도의 1.5배 크기인 사모아에서는 2018년 현재 20만명이 조금 안 되는 사람들이 사는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은 사모아 현지의 진료소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