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의 뉴질랜드 토종 조류인 '카카포(kākāpo)'가 질병으로 인해 대량으로 폐사하면서 관계 기관에 비상이 걸렸다.
유지니 세이지(Eugenie Sage) 자연보존부(DOC) 장관은 지난 주말에 남섬 남부의 스튜어트(Stewart)섬 인근의 '훼누아 호우(Whenua Hou)'섬을 찾았다.
이곳은 카카포를 포함한 토종 조류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천적 지역(predator free Islands)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토종 희귀 앵무새인 카카포는 '부엉이 앵무(owl parrot)'라고도 하는 날지 못하는 새인데, 성체의 몸무게는 2~4kg 정도이며 수명이 95년이나 된다.
카카포는 이곳과 또 다른 보호구역인 피오르드랜드 지역의 앵커(Anchor)섬 등 2곳의 보호구역에서 현재 142마리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이후 7마리나 되는 카카포가 곰팡이(fungus) 감염으로 인한 질병인 '아스페르질루스(Aspergillosis)'로 인해 폐사했으며 현재 38마리가 추가로 감염된 상태이다.
특히 금년 시즌에는 기록적으로 많은 86마리나 되는 카카포 새끼가 부화했는데, 이는 많아야 30여마리 정도를 갓 넘겼던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아직까지 카카포가 이처럼 대량으로 아스페루질루스에 감염된 원인은 못 찾았는데, 자연보존부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곰팡이 증가와 함께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새끼가 크게 늘어난 것이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한편 보존부 관계자는, 마치 부모들이 자녀들을 돌보듯 현재 카카포들을 돌보고 있다면서 9마리가 감염에서 회복하는 등 희망이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스페루질루스는 대부분 조류에 발생하는 질병이지만 종종 인간에게도 발병해 기관지 염증처럼 호흡기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비둘기 조련사들의 직업병으로 알려져 있다.